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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털] 한국 e스포츠 성장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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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털] 한국 e스포츠 성장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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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케이블TV에서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 프로리그 재방송을 봤다. 4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르까프와 1승 3패로 11위인 eSTRO의 대결. 5경기 중 3경기를 먼저 이기는 팀이 승리하는 프로리그에서 eSTRO가 2경기를 먼저 이겼다. 하지만 나머지 3경기를 르까프가 모두 가져가 2:3으로 eSTRO의 패배로 끝났다. 이처럼 12개 스타 프로게임단(팀)의 실력이 비슷비슷하다보니 스타 프로리그는 항상 박진감이 넘친다. 스타는 우리나라 e스포츠의 핵심 게임이다. 중고생 상당수가 스포츠보다 e스포츠를 더 좋아하고, 2개 게임전문 케이블방송이 프로그램의 절반 가량을 스타로 채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야구 같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필자도 야구보다 재미있게 보고 즐기는 게임이다. 스타 프로리그 경기는 탁구와 진행이 비슷하다. 탁구 단체전은 단식 4경기와 2명이 함께 하는 복식 1경기를 통해 승부를 겨루듯 스타 프로리그도 개인전 4경기와 2명이 함께 하는 팀플 1경기로 승부를 겨룬다. 2008-2009 시즌부터 팀플이 사려져 개인전 5경기로 승부를 겨루는데, 과거의 탁구가 개인전으로만 단체전을 하던 것과 유사하다. 2000년 2월 필자는 프로게이머에 대한 전망을 알고자 관련 전문가를 열심히 찾아다녔다. 이를 통해 과학동아 3월호에 ‘프로게이머 24시’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필자가 만난 전문가들은 정부와 관련 단체가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한 산업기반 위에서 학생들의 관심만으로 커질 경우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기가 한순간의 거품으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 한 종목에 대한 편중성, 20대에 은퇴할 경우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특성 등은 아주 큰 문제였다. 필자도 당시 상황으로 볼 때 3년 뒤에는 프로게이머 수가 줄어들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필자의 예측은 빗나갔다. 2008년 10월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프로게이머 수는 438명이다. 준프로게이머까지 포함하면 1000명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게이머가 활동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에 등록된 프로야구선수가 487명인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쉬울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2000년에 전문가들이 제기했던 많은 문제점들이 다 해소된 것일까. 그렇진 않다. 다만 여러 이해당사자 사이에서 시간만 보낸 IPTV 등 다른 IT부문과 달리 e스포츠는 프로게이머, 관람객, 업계종사자가 한마음으로 달렸다. 멈추면 자전거가 쓰러진다는 마음가짐이었는지 우선 달리는 흐름 속에서 문제를 풀려고 했다. 많은 전문가가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그들은 현장에서 발로 뛰며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현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e스포츠는 앞에서 제시한 문제점이 여전할 정도로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 예로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23개 e스포츠 종목이 있는데 이 중 스타에 65%가 넘는 선수가 활동할 정도로 치우쳐 있다. 성장은 했으나 사상누각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을 여전히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e스포츠가 종주국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세계에 e스포츠 문화를 확산시키려면 내실을 더 다져야 한다. 다양한 변수에도 끄떡없게끔 산재한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기반이 탄탄해야 내풍과 외풍에도 견딜 수 있다. 11월에는 양대 스타 개인리그 결승전이 열릴 예정이다. 스타 마니아에겐 즐거운 한 달이 될 듯싶다. 이런 즐거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e스포츠가 더 단단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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