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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꽃을 액체질소에 담그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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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꽃을 액체질소에 담그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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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과학기술은 교육이나 경제성장의 도구를 넘어 즐겁고 신나는 문화 활동이다. 과학 선진국에서는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자발적으로 나서 대중이 과학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신나는 과학문화 활동이 부쩍 늘었다. ‘사이언스 FUN’ 기획을 통해 사회 각계에서 펼쳐지는 풀뿌리 과학문화 확산 활동과 효과를 살펴본다. “분홍색 꽃을 차가운 액체질소에 담그면 어떻게 될까요?” 5일 낮 12시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인근 오크데일에 있는 스카이뷰초등학교. 1학년 학생 27명이 눈동자를 반짝이며 하얀 수증기를 내뿜는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 속으로 꽃이 빠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 수업은 ‘찾아가는 마법사(Visiting Wizard)’로 알려진 특별 실험 시간. 세인트폴에 본사를 둔 3M 연구원들이 직접 과학교사로 나섰다. ●액체질소의 마술? 아니, 이건 과학! 3M의 척 스탠리 연구원이 학생 한 명을 앞으로 불러내 액체질소에서 꺼낸 꽃을 들려줬다. 그녀가 손으로 꽃을 움켜쥐자 꽃은 그대로 바스러졌다. “앗, 꽃잎이 얼어버렸어. 우와, 신기하다!” 여기저기서 학생들의 탄성이 이어졌다. 이번엔 스탠리 연구원이 풍선을 액체질소에 담갔다. 차가운 액체질소 때문에 풍선 속 공기 분자의 운동이 느려지면서 분자 사이의 간격이 좁아져 풍선이 찌그러졌다. 그러나 쭈글쭈글해진 풍선을 액체질소에서 꺼내는 순간 풍선은 다시 처음처럼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학생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내가 마술을 부린 걸까요?” 스탠리 연구원이 묻자 이내 “아니요. 그건 과학이에요”라는 학생들의 대답이 이구동성으로 돌아왔다. 고체, 액체, 기체라는 물질의 세 가지 상태를 알려주겠다는 마법사의 작전이 성공한 모양이다. 환하게 웃는 학생들은 마법 같은 과학실험을 즐기고 있었다. 스탠리 연구원의 티셔츠에 새겨진 ‘과학은 재밌다(Science is Fun)’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과학의 재미, 나누면 2배 3M의 ‘찾아가는 마법사’는 기업의 대표적인 과학문화 확산 활동으로 꼽힌다. 1985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3M 연구원이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가 다양한 과학실험을 펼친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밥 바튼 씨(전 3M 연구원)는 “어린이 실험 쇼인 ‘미스터 위저드 월드’라는 유명한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여기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3M에서 마법사로 훈련받은 연구원은 1500여명. 이중 150여명이 매년 마법사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실험 주제는 마법사들이 직접 개발한다. 전기, 자석, 소리, 광학 등 25개 주제 안에 1000여 개의 아이템이 있다. 마법사들이 오랫동안 아이디어를 덧붙인 덕에 실험의 완성도는 매우 높다. 찾아가는 마법사 회장인 제프리 패인 수석연구원은 “액체질소를 이용한 저온학 실험은 시각 효과가 뛰어나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면서 “실험으로 과학을 배우는 것은 책으로 배우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교육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3M 연구원들이 자발적으로 마법사 활동을 하는 이유도 이런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바튼 씨는 “과학의 재미를 학생들과 나누면 배가 된다”면서 “어릴 때 과학의 즐거움을 맛본 사람은 과학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탠리 연구원은 “학생들에게서 ‘이제는 일상생활에 과학을 사용한다’는 감사 편지를 받을 때면 뿌듯하다”고 전했다. ●실험과 토론으로 호기심 키우기 국내 기업도 과학의 재미를 대중과 나누고 있다. 한국3M은 찾아가는 마법사 프로그램을 한국형으로 바꾼 사이언스캠프를 매년 여름 연다. 2002년 중학생을 대상으로 처음 개최한 뒤 2006년부터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사이언스캠프를 열고 있다. 사이언스캠프는 연구원 대신 과학에 열정을 가진 과학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소 눈을 해부하는 ‘엽기적인’ 실험도, 휴대용 학습기에 대한 기발한 아이디어도, 대학 졸업논문에 버금가는 수준 높은 연구도 캠프에서 즐길 수 있다. 한국3M 최혜정 홍보실장은 “과학은 어린시절의 호기심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어린이 사이언스캠프에 마법사 자격으로 방한한 스탠리 연구원은 “한국의 사이언스캠프는 깊이가 상당한 수준이어서 매우 인상적”이라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에서 과학에 대한 깊은 열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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