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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교수 4명 한꺼번에 이직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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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교수 4명 한꺼번에 이직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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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AIST 교수 네 명이 한꺼번에 성균관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KAIST가 특허권에 대한 규정을 바꾸면서 기업과 협력 연구가 어려워진 것이 주된 이유였다고 밝혀 대학과 기업의 특허권 이전 문제를 놓고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올해 9월 성균관대는 정보통신공학부에 4명의 신임교수를 임용했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KAIST 전자전산학부교수 출신이라는 점이다. 디지털 기기의 임베디드(내장형) 시스템에 대한 공동 연구그룹을 형성해 온 이준원(50), 김진수(40), 한환수(39), 염익준(36) 교수가 그들이다. 이준원 교수는 “올해 3월부터 KAIST의 학칙이 바뀌면서 특허의 권리를 모두 대학이 갖고 이에 대한 실시권만 기업이 갖게 돼, 기업이 KAIST와의 연구계약 체결을 꺼려하고 있다”며 “자유로운 연구 활동을 위해 그룹이 한꺼번에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교수에게는 피해가 없겠지만 기술의 상용화를 추구하는 교수에게는 개정된 학칙이 악법이 되고 있다”며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과 손잡기 위해 성균관대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들은 기업과 연구 계약을 체결하면 연구 성과인 특허권의 대부분을 기업에게 줬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대학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선행 연구에 대한 특허까지 권리를 쓸 수 있도록 요구했다. 또 계약이 끝난 뒤에도 대학이 다른 기업과 관련 연구를 할 수 없도록 권리 행사를 주장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그러나 KAIST는 최근 기업이 일방적으로 특허권의 권리를 가져가는 관행을 깨기 위해 ‘지식재산권 단독소유’를 주장하며 연구 성과의 권리는 KAIST가 갖고 기업은 라이센싱에 대한 옵션권을 갖도록 학칙을 바꿨다. 가령 KAIST에 연구계약을 맺는 기업은 특허출원, 등록, 유지비용을 부담하고 대신 전용실시권을 선택하면 유상으로 독점적 권한을, 통상실시권을 고르면 무상으로 비독점적 권한을 얻는 것이다. 이때문에 기업들이 협력 연구를 꺼려 하자 교수 네 명이 한꺼번에 대학을 옮긴 것이다. 그러나 KAIST 전자전산학부 이경철 교수는 “기업이 연구성과에 대한 특허권을 소유하면 선행연구에 대한 권리가 침해당할 뿐 아니라 대학이 기업에 종속될 우려까지 있다”며 “개정된 학칙은 미국 MIT대와 스탠포드대 수준의 바람직한 제도”라고 말했다. 또 그는 “특허의 권리를 어느 쪽이 갖든 교수가 기술료 수입의 80%를 받는 것은 예전과 같다”며 “개정된 학칙이 당장은 기업과의 연구계약에 차질을 주고 있지만 먼 미래를 위해서는 학교 본부의 방침이 올바르다”고 주장했다. 한편 성균관대로 소속을 옮긴 교수 4명은 이번학기에 KAIST에서 개설한 강의가 남아있어 당분간은 대우교수의 자격으로 KAIST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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