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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덩어리’ 혈전… 어느날 갑자기 혈류가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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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덩어리’ 혈전… 어느날 갑자기 혈류가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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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20세기 멕시코 미술계를 대표하는 프리다 칼로, 미국 NBC 특파원인 데이비드 블룸. 모두 세상을 떠난 이들이 공통적으로 앓았던 질환은? 바로 정맥에서 혈전이 떨어져 나와 폐혈관을 막는 폐색전증이다. 폐색전증은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병이다. 그러나 사전에 미리 적절한 예방만 한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다. 이는 폐색전증의 원인이 정맥혈전색전증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정맥혈전색전증은 정맥에 생성된 혈전(피떡)이 혈관을 막아 혈류 의 흐름을 차단해 생기는 질병이다. 폐색전증이나 정맥혈전색전증 모두 일반인에게 흔히 알려진 질환은 아니지만 유럽에서는 암이나 교통사고 혈전을 예방하는 생활 요법 보다도 흔한 질병이다.》 ○ 인공관절수술 후 생기기 쉬워

정맥 혈전이 폐로 들어가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최근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정형외과 수술 급증, 식생활 서구화, 고혈압, 복부비만, 고지혈증 증가로 정맥혈전색전증의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정맥혈전색전증은 혈류의 속도가 떨어지고 외상이나 골절로 인해 혈관 내피가 손상되며 혈액이 응고될 가능성이 높을 때 발생한다. 고령, 비만, 지병으로 인해 오랜 침상 생활을 할 경우에도 잘 생긴다. 정맥혈전색전증의 가장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엉덩관절이나 무릎관절 부위의 인공관절수술이다. 이러한 수술이 정맥혈전색전증의 원인이 되는 것은 수술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혈관이 손상되면 피의 흐름이 느려지고 이로 인해 혈액이 뭉치면서 혈전이 생길 수 있다. 물도 흐르지 않으면 썩듯이 혈액도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정체되면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수술로 인해 장기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도 혈전 생성의 주요 원인이다. 정맥혈전색전증은 병원 내 사망의 10%를 차지하며 주요 정형외과 수술 후에 적절한 예방 조치를 받지 못하면 2명 중 1명 꼴로 발생한다. ○ 다리 부위에 많이 생겨 정맥혈전색전증이 가장 많이 생기는 곳은 허벅지나 종아리 같은 다리 부위다. 이곳을 흐르는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성되는 심부정맥혈전이 대표적이다. 다리에서 생성된 혈전이 혈류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폐에 이동되면 폐색전증이 된다. 심부정맥혈전증이 생기면 다리 통증과 부종이 온다. 그러나 이러한 증세는 환자가 아닌 사람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하므로 보통 심부정맥혈전증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심부정맥혈전증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경우 통증과 다리의 궤양을 일으키는 ‘혈전 후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재발한 궤양 때문에 다리가 썩는 경우도 있다. 폐색전증이 생기면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에서부터 피를 토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프고, 어지러움과 쇼크로 인해 실신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폐색전증의 10∼25%는 급속히 악화돼 증세를 보인 지 2시간 내에 돌연사를 초래할 만큼 치명적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에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폐동맥을 막은 혈전으로 인해 폐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심장 건강까지 악화돼 오랫동안 질병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정남식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경우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다가 폐색전증을 비교적 초기에 발견해 다행히 치료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 걷기 운동으로 종아리 근육 단련 정맥혈전색전증은 증상이 특이하거나 뚜렷하게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예방 조치가 중요하다. 정맥혈전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영양식 프로그램과 함께 이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의사의 권고에 따라 고혈압을 조절하고 걷기, 수영을 해야 한다. 특히 걷기 운동은 발끝에서 심장까지 혈액 순환을 도와줘 종아리 근육을 단련시켜 준다. 또 가끔씩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들어 주는 것이 좋다. 1시간 이상 앉거나 서있지 않고 다리를 꼬아 앉지 않도록 한다. 혈전 생성의 위험이 높은 사람은 비행기 여행에서 자세를 자주 바꿀 수 없는 경우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음식은 염분 섭취를 줄이고 혈액이 농축되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동물성 지방은 줄이고 등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된 오메가3, 올리브유 콩기름과 같은 식물성 기름에 함유된 오메가-6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등푸른 생선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EPA는 혈전을 예방한다. 정맥혈전색전증은 정형외과 수술 후 가장 많이 생기기 때문에 수술 후 관리가 필수적이다. 수술 후 정맥혈전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혈전 생성을 예방하는 혈액응고억제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혈액응고억제제로는 주사제인 헤파린과 경구용인 와파린이 있다. 그러나 헤파린은 주사제이기 때문에 퇴원 이후에 계속 투여 받기가 어렵고, 와파린은 혈액응고 피검사를 자주 해야 돼 번거롭다. 최근 하루에 한 번 경구용으로 복용하면서도 별도의 모니터링이 필요 없는 혈액응고억제제 ‘자렐토(바이엘)’가 출시됐다. 자렐토는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에 사용되는 기존 약제보다 우수한 임상적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도움말=박윤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혈전을 예방하는 생활 요법

·꽉 끼는 옷이나, 양말, 스타킹을 피한다. ·가끔씩 다리를 심장보다 15cm(약 한 뼘) 정도 위로 둔다. ·필요한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압박 스타킹을 착용한다. ·의사의 처방에 따른 적절한 운동을 한다. ·자세를 자주 바꾼다. 특히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 자주 자세를 바꿔준다. ·1시간 이상 앉거나 서있지 않는다. ·염분 섭취를 줄인다. ·다리에 충격이나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하고 다리를 꼬지 않는다. ·무릎 밑에 베개를 두지 않는다. ·벽돌이나 책을 이용해 침대 바닥을 땅에서 10∼16cm 정도 높인다. ·의사에게 처방 받은 모든 약물을 빠뜨리지 않고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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