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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에서 모가 나오기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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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즈음 가족들이 모여 윷놀이며, 연날리기, 팽이치기를 즐기는 모습이 흔하다. 그런데 우리의 전통놀이 속에 흥미진진한 과학이 숨어있다. 원리를 알고 놀이에 빠져들면 즐거움이 한층 더할 것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다양한 놀이문화를 통해 힘든 일에서 벗어나 즐거운 여가시간을 보냈다. 온통 텔레비전과 컴퓨터 모니터에만 빠져 있는 현대인에 비해 옛사람들은 야외와 실내에서, 그리고 절기와 지역마다 서로 다른 놀이를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누렸다. 설날 무렵에 주로 행해진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를 찾아 그 속에 숨겨진 과학을 찾아보자. ●액(厄) 떨치고 복(福) 구하는 연날리기 연날리기는 정월 대보름 며칠 전에 큰 성황을 이루지만 대보름이 지나면 날리지 않는 것이 본래의 풍속이었다. 대보름이 되면 ‘액연(厄鳶) 띄운다’고 해서 액을 멀리 보내고 복을 구한다는 의미로 연에 ‘액’자 하나 또는 ‘송액’(送厄), ‘송액영복’(送厄迎福)이라고 쓴다. 이 연을 얼레에 감긴 실을 모두 풀어 멀리 날려보낸다. 요즘은 굳이 대보름이 아니어도 찬바람이 씽씽 부는 겨울날이면 언덕 위에 올라 연을 날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연을 한번이라도 날려본 사람은 알 수 있듯이 연을 하늘에 띄우는 일은 쉽지 않다. 연날리기 속에 숨어있는 과학 원리를 알아야 제대로 연을 띄울 수 있다. 바로 ‘베르누이의 정리’다. 베르누이는 액체나 기체와 같은 유체가 독특한 운동 형태를 보인다는 점을 알아내고 이를 기본법칙으로 정리했다. 간단히 말해 ‘단위 시간당 그리고 단위 면적당 지나가는 유체의 양은 일정하다’ 그리고 ‘유체의 속력이 증가하면 압력은 감소한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흐르는 물에 직사각형의 판자를 띄우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물 속에서 판자의 뒤쪽을 약간 올린 채 손을 놓으면 판자는 물 위로 떠오른다. 판자의 윗면과 아랫면은 면적이 동일하다. 그런데 판자의 뒤쪽이 비스듬하게 올라가 있으면 물이 판자의 윗면을 지나가는데 다소 ‘어려움’이 생긴다. 일단 올라갔다가 미끄러져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베르누이의 정리에 따라 동일한 양의 물(유체)이 같은 시간에 윗면과 아랫면을 지나려면 윗면을 흐르는 물의 속력이 빨라져야 한다. 또 속력이 빨라진 탓에 판자의 윗면에서 압력이 줄어든다. 그 결과 판자가 떠오르는 것이다. 연이 뜨는 원리 역시 베르누이의 정리로 설명할 수 있다. 연의 평평한 면을 바람이 부는 방향에 수직으로 세우면 연은 바람을 타고 뒤로 날아간다(그림1). 하지만 연에 연실이 연결돼 있으므로 어느 순간 연실이 팽팽해지고 연의 위쪽이 앞으로 살짝 기울어진다. 이때 마치 물속의 판자가 떠오른 것처럼 연의 윗면과 아랫면의 공기 속도차에 의해 압력의 차이가 발생함으로써 연이 떠오르게 된다. 연이 떠오르려는 힘을 양력,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뒤로 진행하려는 힘을 항력이라 한다. 연실을 풀면 연은 항력에 의해 뒤로 끌려간다. 반대로 줄을 감으면 다시 양력이 발생해 위로 뜬다. 이렇게 감고 푸는 일을 기본으로 다양하게 연을 조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명 ‘스턴트 연’(stunt kite)이라고 불리는 스포츠 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의 전통 연과 달리 연실이 두개로 구성돼 있어 조종이 훨씬 손쉽다. 게다가 가볍고 튼튼한 탄소 소재의 살대를 사용하는 등 첨단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얼레에 감긴 연실을 풀고 감는데 따라 전통 연이 부리는 묘기에 비해 아무래도 매력이 뒤지는 듯하다. ●윷놀이에 숨겨진 확률 산촌에서 해마다 음력 정월대보름이 되면 아침 일찍부터 높은 지대와 낮은 지대에 사는 사람으로 갈려 윷판이 벌어졌다. 이긴 쪽에 그해 풍년이 든다고 믿었기 때문에 윷놀이의 결과는 마을 사람들의 큰 관심사였다. 기록에 따르면 윷놀이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전해오는 한국 고유의 민속놀이로 대개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 행해진다. 한 설명에 따르면 윳놀이는 부여족(夫餘族) 시대에 다섯 종류의 가축을 다섯 부락에 나누어주어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키는 일에 비유해서 만들어진 놀이라고 한다. 그래서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에 비유된다. 윷판에서 한번에 움직이는 거리도 이 동물들의 특성에 따라 정했다. 몸 크기의 차이를 보면 개보다 양, 양보다 소, 소보다 말이 더 크다. 돼지는 개보다 몸집이 크지만, 걸음의 속력이 제일 느리기 때문에 ‘도’에 해당한다. 돼지가 한발자국의 거리를 뛰는 사이에 말은 돼지의 다섯배 정도 거리를 가는 셈이다. 한편 윷놀이는 확률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학습놀이이기도 하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 확률(p)은 ‘어떤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로 정의된다. 그러면 4개의 윷짝을 던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총 경우의 수는 (그림3)과 같다. 그러므로 도가 나올 확률은 4/16=1/4, 개는 6/16=3/8, 걸은 4/16=1/4, 윷과 모는 1/16이다. 즉 ‘개·도(걸)·윷(모)’ 순으로 나타난다. 확률로도 개가 가장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개가 제일 빨리 달리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확률값은 사실 문제점이 있다. 윷짝 하나의 앞과 뒤가 나타날 확률을 똑같이 1/2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윷짝의 모양은 곡면과 평면으로 구성된다. 그나마 윷짝은 정확한 반원 형태가 아니라 반원을 넘어 아래가 약간 잘려진 불룩한 모양이다. 그렇다면 곡면이 나올 확률과 평면이 나올 확률이 다를 수밖에 없다.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허명회 교수는 1995년 논문에서 윷짝의 독특한 모양을 고려해 새로운 확률값을 제시했다. 그는 ‘윷이 바닥에 닿은 순간 어느 면이 나올지 정해지고 더 이상 구르거나 튀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윷짝의 독특한 역학적 운동을 파악했다. 윷 단면인 반원의 무게중심을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반원의 회전운동을 계산했다. 윷짝이 완전한 반원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했다. 그 결과 평면이 위로 나올 확률과 곡면이 위로 나올 확률의 비율은 6 : 4 정도였다. 평면이 위로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다. 허교수는 이 값을 토대로 ‘걸-개-윷-도-모’의 순으로 확률이 작아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보다 정확한 확률값을 얻으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더 있다. 윷의 실제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 예를 들어 바닥면과의 마찰과 충격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정확하게 윷의 운동을 계산한다면 과연 돼지가 소보다 느리다는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장작과 밤알 모양의 윷가락 윷은 박달나무나 붉은 통싸리나무로 만드는데 모양에 따라 주로 ‘장작윷(가락윷)’과 ‘밤윷’의 2가지로 구분된다. 중국의 관서·관북 지방에는 ‘콩윷(팥윷)’이라고 해서 검정콩이나 팥알 2개를 쪼개 4개로 만들어 노는 것도 있다. 장작윷은 지름 3cm 정도의 나무를 길이 15cm로 잘라 이를 둘로 쪼개 4개로 만든 것이다. 장작윷은 부녀자들의 경우 주로 안방에서 요나 담요를 깔고 놀며, 남자들은 사랑방이나 마당 또는 큰길가에서 가마니나 멍석을 깔고 높이 1m 정도로 던지면서 즐겼다. 이에 비해 밤윷은 작은 밤알 크기로(길이 1.8cm, 두께 1cm) 만들어졌다. 밤윷은 주로 경상도 지방에서 사용하는데, 통상 간장종지 같은 것에 넣어 손바닥으로 덮어 쥐고 흔든 다음 속에 든 밤윷만 땅바닥에 뿌려 던진다. ●얼음판 위의 힘겨루기 팽이치기 팽이치기는 얼음판이나 땅에서 팽이를 채로 쳐서 돌리며 노는 어린이들의 겨울철 전통 민속놀이의 하나다. 팽이라는 말은 18-19세기에 생겼는데, 그 이전에는 ‘핑이’라고 불렀다. 물체가 ‘핑핑 돈다’는 말에서 따온 것이다. 팽이치기는 중국 당나라 때에 성행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언제 우리나라에 유입됐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최소한 통일신라 시대에 팽이치기가 성행했다고 알려졌다. 옛날 시골에서는 아이들이 나무로 팽이를 직접 깎아 만들어 추운 겨울 강가·연못·논바닥 등의 얼음 위에서 팽이치기를 즐겼다. 팽이채는 길이 50cm 정도 되는 새끼손가락 만한 굵기의 곧은 나무 끝에 명주실로 꼬은 노끈을 매서 만들었다. 노끈의 끝은 팽이를 칠 때 팽이의 몸에 감기면서 세게 돌려주는 목적으로 느슨하게 풀어놓는다. 팽이치기에는 5-10m의 목표 지점을 설정해놓고 팽이채로 정확하게 팽이 허리를 치면서 빨리 돌아오기를 겨루는 놀이, 돌고 있는 팽이를 맞부딪쳐 상대편 팽이를 쓰러뜨리는 팽이싸움놀이, 팽이에 줄을 감은 후 다른 팽이의 머리 위로 찍어내리거나, 팔을 옆으로 비켜서 마치 야구 투수가 던지는 식으로 팽이를 던져 서로 맞부딪치게 하는 팽이찍기, 그리고 팽이 공중회전 놀이 등의 놀이 방법이 있다. 그런데 팽이가 계속해서 돌 수 있는 원리는 무엇일까? 물체가 힘을 받지 않으면, 정지하고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하려 하고 운동하고 있는 물체는 그 운동을 계속하려고 한다. 물체의 이러한 성질을 관성이라고 한다. 일단 돌기 시작한 팽이는 계속 돌려고 하는 관성 때문에 빙글빙글 돌다가 공기저항과 바닥과의 마찰에 의해 멈추고 만다. 그래서 팽이의 표면을 잘 다듬은 것일수록 공기 저항을 덜 받게 돼 오래 돈다. 또 얼음판 위에서 팽이가 더 오래 도는 이유는 얼음과 축의 마찰이 작기 때문이다. 재질도 관련이 있다. 팽이는 흔히 박달나무, 대추나무, 소나무의 관솔 등 무게 있고 굳은 재질로 만드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무겁고 단단한 것일수록 관성력이 더 크므로 오래 돌 수 있다. 팽이의 원리를 좀더 쉽게 느끼려면 자전거 타기를 생각하면 된다. 자전거를 타다가 잠시 페달을 계속 돌리지 않아도 자전거는 어느 정도 계속 나간다. 하지만 자전거 바퀴와 바닥 사이에 작용하는 마찰력에 의해 자전거는 좌우로 흔들리다가 쓰러지고 만다. 만일 우리 주변에 마찰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물체는 끊임없이 움직일 것이다. 팽이는 고려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는 팽이를 고마[高麗]라고 부른다. 이 외에도 팽이는 여러 나라에서 발견되는데, 종류가 나무·대나무·금속·유리 등으로 다양하다. ●도형 교과서 칠교놀이 도시 미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대형 건축물의 큰 벽면이나 지하철역 벽면 등에서 벽화나 타일조각 그림을 쉽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 5호선 김포 공항역 벽면은 7개의 조각을 가지고 여러가지 모양을 구성해 꾸몄다. 그런데 이 벽면꾸미기는 우리나라 전통놀이인 칠교(7개 조각)를 판 위에 늘어놓아 모양을 만드는 칠교놀이를 응용한 것이다. 칠교(七巧)놀이는 나뭇조각 7개를 이용해 여러가지 재미있는 형태를 만들면서 즐기는 놀이다. 손님이 왔을 때 음식을 준비하거나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에 벌이기도 하므로 ‘유객판’(留客板)이라고도 부르고, 또 지혜를 짜내 여러 형태를 만들기 때문에 ‘지혜판’이라는 별칭도 있다. 설날에 모인 가족끼리, 또는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손님과 함께 지혜를 짜내며 즐길 수 있는 놀이다. 칠교 조각판 7개가 정사각형, 이등변삼각형, 평행사변형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도형에 대한 개념을 배울 수 있으며 창의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최근 학습교재로도 인기가 높다. 게다가 전통적 놀이방법 외에도 다양한 도형 공부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잊혀진 전통 민속놀이 중에서 최근 들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사례다. 수학교사들의 모임인 ‘수학사랑’에서는 칠교판을 이용해 피타고라스 정리와 무리수 개념, 그리고 그 계산법을 익힐 수 있는 놀이방법을 개발했다. 여기서 그 일부를 소개한다. 1. (그림5)에 주어진 개수만큼의 조각들을 이용하여 가능한 모든 사각형을 만든 후, 그 그림을 그리고 한변의 길이와 넓이를 구하라. 단 오른쪽 그림의 정사각형에서 가장 짧은 선분의 길이는 1이다. 1조각, 2조각, 3조각, 4조각, 5조각, 7조각. 2. 7조각으로 만든 정사각형의 둘레와 내부에 그어진 모든 선분 길이의 합을 구하시오. 3. 6조각의 정사각형이 없는 이유를 생각하여 쓰시오.(Hint : 각각의 조각의 넓이를 구하여라.) 정답 1. 정사각형 중 가장 짧은 선분이 1이므로 ⑤의 넓이는 1이다. ④⑥의 이등변은 정사각형의 한 변과 같으므로 1이다. 그러므로 빗변의 길이는 √2이다. 넓이는 1/2이다. ③의 짧은 변은 1, 긴 변은 √2이다. 넓이는 1. ⑦의 이등변은 ⑥의 빗변이므로 √2, 빗변은 2이다. 넓이는 1이다. ①과②의 이등변은 2이며 빗변은 2√2 이다. 넓이는 2이다. 2. 가장 짧은 변의 길이가 1일 때, 10+9√2 3. 예를 들어 가장 짧은 변의 길이가 2일 때, 각 조각의 넓이는 ①, ② : 8 ③, ⑤, ⑦ : 4 ④, ⑥ :2 이므로 6조각으로 정사각형을 만들 때, 나올 수 있는 넓이는 전체 넓이 32에서 하나씩 뺀 수, 24, 28, 30이다. 이 때, 한 변의 길이는 2√6, 2√7, √30 인데, 조각들의 변의 길이 2, 2√2, 4√2, 4를 더하여 이 길이를 만들 수 없다. 6조각으로는 정사각형을 만들 수 없다. 칠교놀이는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청나라 시기인 1803년에 처음으로 이 놀이 내용에 대한 책이 출간됐다. 책에는 “주나라(기원전 740-330) 때부터 칠교라는 글자가 있었음을 보아 칠교놀이가 이미 오래 전에 발명된 것”이라고 적혀있다. 한편 유럽으로 건너간 이 놀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돼 비슷한 종류의 많은 놀이를 발생시켰다. 19세기초부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탠그램(Tangram)이란 이름으로 크게 유행했는데, 미국의 추리소설가 에드가 알랜 포는 광적으로 이 놀이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암호연 연은 언제부터 하늘을 날게 됐을까?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200년경 진(秦)나라와 항우의 초(楚)나라를 무너뜨리고 전한(前漢)을 세운 유방의 장수 한신이 적의 성을 공략할 때 연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유는 확실치 않다. 성을 관통하는 굴을 파기 위해 거리를 재는데 이용했다는 설명도 있고, 한신이 직접 연을 타고 올라가 적병에게 투항을 권유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중국에는 연의 재료인 대나무와 비단실이 풍부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연이 등장한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진덕여왕 원년(647년) 비담과 염종이 반란을 일으킬 때 이를 진압하기 위해 김유신 장군이 연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고려 말엽(1374년) 최영 장군이 탐라국을 평정할 때 군사를 연에 매달아 병선(兵船)에서 띄워 절벽 위에 상륙시켰으며, 불덩이를 매단 연을 적의 성안으로 날려보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 조선조에는 세종대왕(1455년) 때 남이 장군이 강화도에서 연을 즐겨 날렸다는 기록과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통신수단으로 색과 문양을 달리한 다양한 암호용 연을 이용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그림2). 특히 영조대왕은 연날리기를 즐겨 구경하고 장려해 1725-76년 무렵에는 우리나라에 연날리기가 널리 보급됐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통해 연을 전해받은 일본에서는 정월에 부, 행운, 다산 등을 의미하는 학, 용, 물고기, 거북 모양의 연을 날리며,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설날에 어린이들에게 연을 선물한다. 이처럼 동양에서는 연을 군사적·주술적 목적으로 많이 활용했다. 이에 비해 서구에서는 연이 좀더 실용적으로 사용됐다. 15세기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계곡이나 강의 거리를 측정하는데 연을 이용했는데, 이 방법은 1850년대 나이아가라 폭포에 세계 최대의 현수교를 세우는데도 쓰였다. 또 1749년 스코틀랜드의 윌슨은 여러개의 연을 한 줄에 매달아 ‘고도에 따른 온도차’를 측정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연을 이용한 과학 실험으로는 미국 대통령을 지낸 프랭클린의 번개 실험이 가장 유명하다. 프랭클린은 연실에 비단 손수건을 매달고 여기에 열쇠를 장치한 다음 번개가 치는 날 연을 띄워 열쇠에 불꽃이 생기는 것을 관찰했다. 그 결과 대기 중의 전기가 실험실에서 발생시킨 전기와 성질이 같다는 점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서구에서 연을 이용해 하늘을 날려는 시도는 다 빈치로부터 시작됐다. 1903년 11월 7일 코디는 연에 매단 통을 타고 영국해협을 건넜다. 이런 노력이 글라이더를 거쳐 오늘날의 비행기를 탄생시킨 것이다. ●연날리기 요령 1. 적당한 바람을 타거나 바람이 없을 때는 뛰면서 연을 살짝 띄운다. 이때 실을 감으면 연은 점점 하늘로 올라간다. 2. 연의 위아래 위치를 바꾸는 방법이 있다. 연실을 감다가 얼레의 머리 방향을 앞으로 내밀어 짧은 시간에 많은 줄을 풀어주면 된다(튀김). 갑자기 줄을 풀면 양력이 순간적으로 사라져 중력에 의해 연의 윗부분이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연실을 감으면 연은 아래로 곤두박질한다. 3. 거꾸로 된 연을 바로 세우려면 연실을 천천히 풀어주면 된다. 이때 연의 머리 부위는 서서히 양력을 회복해 다시 위를 향하게 된다. 4. 연실을 간헐적으로 감았다 풀었다 하면 연이 마치 절하듯이 꾸벅거리는데 이것을 ‘절시키기’라고 한다. 5. 연이 기우뚱거리면서 머리가 좌우로 움직일 때 연실을 재빨리 감으면 기울어진 방향으로 양력을 더 받게 된다. 그래서 연 머리가 오른쪽으로 기울 때 연실을 감으면 연이 오른쪽 방향으로 간다. 왼쪽도 마찬가지다. 6. 다른 사람의 연이 공중에 정지해 있을 때 자신의 연실을 그 위에 올려 건다. 이때 실을 빨리 풀어주면 상대편의 연실을 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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