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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누에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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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누에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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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생물입니다.” 뽕나무 잎을 먹고 사는 누에는 실을 뽑아 고치를 만든다. 이 누에고치에서 다시 실을 뽑아 직물을 만들면 비단이 된다. 그런데 앞으로는 누에에서 의약품이나 인공생체재료도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능성 식품의 과학적 우수성 및 신기능성 소재개발 주요성과'에서 누에의 다양한 응용 분야를 소개했다. 누에고치는 소리를 듣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막을 인공적으로 만드는데 쓰일 수 있다. 누에고치로 만든 비단(실크)막은 단백질로 이뤄져 구조가 치밀하며 강도가 높다. 또 표면이 매끈하고 투명해 실제 고막과 큰 차이가 없다. 이 막에 고막세포를 부착시켜 성장시키면 ‘실크인공고막’이 만들어진다. 현재 고막의 기능을 복구할 때는 고막을 성형해 삽입하거나 종이로 만든 패치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거나 고막이 재생되는 효율이 낮아 인공고막을 만들 수 있는 소재 개발이 필요했다. 농진청의 연구에 따르면 실크인공고막이 완전히 재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주 정도다. 재생 효율은 종이패치에 비해 37%가 높고 기간은 3~4주 정도가 소요되는 고막성형에 비해 50~60%에 불과하다. 농진청은 누에고치로 만든 비단막을 인공고막은 물론 인공뇌막 같은 생체막을 만드는 데도 응용할 계획이다. 누에가 사는 농장은 바이오신약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누에는 1년 내내 사육이 가능하고 인간과 공유하는 공통병원균이 없다. 누에의 조직에 바이오신약을 배양한다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양잠기술이 발달한 일본과 중국에서도 바이오신약을 생산할 수 있는 형질전환누에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신약을 생산하는 형질전환누에를 양잠농가에 보급해 대량으로 증식시킨 뒤 이를 다시 사들여 필요한 물질만 분리하면 손쉽게 바이오의약품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농진청에서 개발하고 있는 형질전환누에 3종은 프랑스에서 개발한 ‘액틴(A3)’라는 바이오신약 대량생산용 물질보다 신약이 활성화되는 정도가 33~264배 높다. 액틴 대신 누에를 사용해 바이오신약을 만들면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누에는 당뇨를 앓는 환자에게 약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농진청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누에분말을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했다. 뽕잎에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물질이 들어있는데 뽕잎을 먹는 누에에는 이 물질이 축적된다. 농진청의 연구에 따르면 같은 양의 뽕잎과 누에분말을 비교했을 때 누에분말에 함유된 물질이 3배 정도 높다. 게다가 혈당을 낮추는 일부 약품의 부작용인 나른함이나 공복감도 없다. 이날 김재수 청장은 “농업 분야의 과학기술도 비농업 분야와 융합해 연구해야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좋은 연구성과를 낼 수 있다”며 “대학이나 민간 기업은 물론 비농업분야의 정부출연연구원과도 기술제휴를 하는 등 앞으로도 융복합 연구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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