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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불빛공해' 생태계 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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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불빛공해' 생태계 교란

2002.03.06 09:33
지난 수십 년 동안 빛 공해는 천문학자만이 외롭게 떠들던 환경문제였다. 그러나 최근 빛 공해가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빛공해방지법'을 제정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미국의 환경단체인 '도시 와일드랜드'는 22∼2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빛공해가 철새, 곤충, 물고기, 포유류 등 생태계에 주는 영향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가졌다. 이 심포지엄에서 클렘슨대학 연구팀은 높은 탑이나 건물의 번쩍이는 붉은 불빛이 밤에 이동하는 수백 종의 철새를 유인해 불 빛 근처를 곡예 비행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새 1천 마리가 한꺼번에 탑에 부딪쳐 죽는 일도 벌어졌다. 철새는 달빛이나 별빛을 보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워싱턴대 연구팀은 회유성 어종인 연어와 청어가 북태평양의 인공불빛 때문에 이동을 하지 않거나, 불빛 근처로 몰려들었다가 육식성 어종의 먹이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어틀랜틱대 연구팀은 해변의 밝은 조명 때문에 부화한 바다거북이 방향감각을 잃고 해변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와 멕시코의 국경에서는 불법 이민을 감시하기 위해 세운 조명탑이 야간 사냥꾼인 스라소니를 멸종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웰레슬리대 연구팀은 도시 근처의 호수에서는 밝은 불빛 때문에 동물성 플랑크톤이 물밑에서 올라오지 못해, 수면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필요 이상으로 번식하면서 수질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카네기연구소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성장하는 식물은 많은 광수용체를 진화시켜왔다"며 "사람의 눈으로 느낄 수 없는 빛의 작은 변화에도 식물은 발아, 줄기와 잎의 성장, 개화, 열매 성장이 큰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1992년 이후 애리조나, 콜로라도, 텍사스 등 6개 주와 덴버, 애틀랜타 등 수백개 도시가 빛공해방지법을 만들었다. 칠레와 호주는 국가가 법을 만들었다. 이 법의 주요 규제 대상은 위를 향하는 조명이다. 미국에서는 건물이나 기념물을 멋지게 보이게 하기 위한 경관 조명이 늘면서 옥외 조명의 3분의 1이 위를 향하고 있다. 위로 향하는 빛은 대기 중의 먼지와 반사해 둥글고 어슴푸레한 '빛 공해'를 만든다. 빛공해방지법 제정을 주도하고 있는 국제다크스카이협회는 "매년 45억 달러가 불필요한 조명에 낭비되고 있다"며 "조명을 밑으로 향하게 하면 빛공해의 50∼90%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가로등이 수은등에서 나트륨등으로 바뀌면서 등의 갓도 사라져 빛공해가 심해지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은 1999년 '천문인마을'이 있는 강림면 월현리 마을을 '별빛보호지구'로 선포했지만 주민의 반발로 후속조처를 못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보현산 천문대도 빛공해에 시달리게 되면서 경북 영천군 일대 마을에서 가로등 갓 씌우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천문연구원 박석재 박사는 "보통 밤하늘에서는 2600개의 별이 보여야 하지만, 요즘 도시 아이들은 별이 20∼30개 밖에 안 된다고 생각해 정서의 발전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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