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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에 '인종청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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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에 '인종청소' 없었다

2002.03.08 15:25
아프리카를 떠나온 현생인류의 조상이 유럽과 아시아에 이미 정착해있던 또 다른 인류의 조상을 몰아내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살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대학의 앨런 템플턴 교수는 7일 출간된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게재한 연구보고서에서 10개 인간유전형질을 컴퓨터 분석한 결과 이제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이전에 아프리카를 떠나온 현생인류의 조상이 있었으며, 이들은 이미 정착해 있던 더욱 오래된 인류의 조상들을 멸종시키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살아 유전형질이 섞이게 됐다고 밝혔다. 인류의 기원에 대해 학계에서는 두 가지 가설이 존재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약 20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를 떠나온 것을 계기로 유럽과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인류가 독자적으로 발전해왔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다지역기원설'. 반면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현생인류의 직계 조상은 약 1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갑자기 출현했으며 그때부터 5만년 전까지 그 전에 이미 정착에 살고 있던 네안데르탈인 등 모든 다른 인종들을 대체했다는 '이른바 아프리카 기원설' 또는 '단일지역기원설'을 주장한다. 세 차례 아프리카를 떠난 인류 템플턴 교수의 연구 보고서는 이러한 아프리카 기원설을 반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기원설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이 조사한 Y염색체, 미토콘드리아 염색체는 물론 X 염색체, 상염색체 6개까지 포함, 모두 10개의 DNA 유전형질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 가운데 8개의 유전형질에서 10만년 전보다 더 이전의 흔적이 발견된 것. 이 때는 현생인류의 직계조상이 아프리카를 떠나오기 전이므로 10만년 전 현생인류의 직계조상이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떠나와 다른 인종을 '청소'해버렸다는 이론과는 맞지 않게 된다. 현생인류의 유전형질을 분석한 결과 세 번의 대규모 유전형질 유입이 있었다. 즉 17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의 이주와 함께 8만∼15만년 전 뿐 아니라 42만∼84만년 전에도 아프리카에서 유럽, 아시아로 대규모 이주가 있었다는 것. 템플턴 교수는 "그 뒤 인류의 조상들은 다른 인종을 배척하기보다는 어울려 삶으로써 전 세계 인종 간의 유전적 관계를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템플턴 교수가 추가한 상염색체(X, Y 성염색체를 제외한 나머지 염색체)의 유전정보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사실을 얻어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대신 Y염색체와 미토콘드리아 염색체의 유전적 증거는 말 그대로 '완벽'하다는 것. 게다가 유럽에서 50만년 전보다 더 이전에 항구적으로 인류의 조상이 살았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없다는 점도 연구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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