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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암컷은 선호하는 상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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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암컷은 선호하는 상대 없어

2007.03.27 11:49
양이냐 질이냐 수컷은 무수히 많은 정자를 만들어내고, 자손을 돌보는데 거의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므로 가능한 한 많은 짝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한편 암컷은 극소수의 난자를 만들고, 오랫동안 뱃속에 태아를 담고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출산 후에 새끼를 돌보아야 하므로 가능한 한 신중하게 짝을 고르려고 노력한다. 다시 말하자면, 수컷은 자식 양육에 덜 투자하므로 짝의 양에 관심을 갖는 반면에 암컷은 자식 양육에 더 투자하므로 짝의 질에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짝의 양을 추구하는 수컷들은 암컷을 되도록 많이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되며, 짝의 질을 추구하는 암컷들은 자식을 제대로 돌볼 수컷을 만나기 위해 상대를 가리게 된다. 요컨대 암수의 생식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성적 선택이 발생한다. 트라이버스의 이론은 성적 선택이 암수 사이의 열정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 다윈의 이론을 뒤엎은 독창적이고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암컷을 성적으로 수동적인 존재로 간주했던 관점은 1세기만에 암컷의 성적 적극성을 강조하는 견해로 교체되었다. 암컷은 훌륭한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질 좋은 수컷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려는 생식적 욕구를 가진 존재이다. 가장 훌륭한 수컷을 선택하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암컷은 수컷으로부터 유혹받는 능력을 지니도록 진화되었다. 그러한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수컷은 긴 꼬리, 큰 노랫소리 또는 밝은 몸 색깔을 활용한다. 수컷들의 그런 특이한 형질은 순전히 암컷선택의 결과인 것이다. 영장류 암컷은 선호하는 상대 없어 그러나 영장류에서는 암컷선택을 뒷받침하는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도리어 1992년 미국의 메레 디스 스몰은 암컷선택 이론이 영장류에서는 유효하지 않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페미니스트인 스몰은 바바리 마카크의 짝짓기를 연구했다. 마카크(짧은 꼬리 원숭이)에 속하는 원숭이들은 주로 아시아에 살고 있는데, 바바리 마카크는 북아프리카에 떨어져 산다. 스몰은 암컷이 친밀하거나 지위가 높은 수컷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하며 발정기에 있는 21마리의 암컷을 대상으로 3백시간 동안 무려 5백6회의 교미를 지켜보았다. 암컷은 암내나는 생식기를 수컷의 얼굴 앞에 흔들어대면서 닥치는대로 수컷을 유혹하여 무리 중에 있는 모든 수컷과 적어도 한번 이상 교미를 하였다. 평균 17분마다 한번씩 교미했는데, 어떤 암컷은 6분 간격으로 세마리와 붙었다. 암컷이 수컷을 선택함에 있어 아무런 기준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스몰은 다른 영장류의 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예컨대 버빗 원숭이 암컷은 때로는 지위가 높은 수컷을 고르고 때로는 지위가 낮은 수컷을 좋아했다. 어떤 종은 때로는 친밀한 수컷을 좋아하고 때로는 전혀 모르는 수컷을 선호했다. 침팬지 암컷은 짝짓기 상대에 대한 선호가 전혀 없어 보였다. 스몰은 암컷선택 개념이 새들이나 일부 동물과는 달리 영장류의 짝짓기에는 맞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본능과 모방의 상호작용 거피 암컷은 몸의 오렌지 색깔이 밝은 수컷을 좋아하는데, 다른 암컷이 덜 밝은 오렌지 색깔의 수컷을 선택하는 광경을 보고 덩달아서 그러한 수컷을 짝으로 고르는 모습이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어린 거피 암컷들이 늙고 경험많은 암컷을 흉내내서 짝을 고르는 경우가 많았다. 암컷선택에서 모방은 이득이 많다. 다른 암컷의 판단과 경험을 활용하면 적합한 상대를 신속하게 고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절약된 시간으로 먹이를 구하는 등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요컨대 암컷선택은 유전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 즉 본능과 모방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사람의 경우 여자가 멧닭이나 거피의 암컷선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짝을 선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짝을 고를 때 여자가 남자보다 신중하다. 생식을 위한 여성의 투자가 남성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남성은 매시간 1천2백만개의 정자를 만들어내지만 여성은 평생 4백개 정도의 난자를 생산한다. 임신하면 10개월 가까이 에너지를 소모한다. 출산후 3-4년은 아기 양육에 매달려 야 한다. 이와 같이 여성은 성교의 결과로서 엄청난 투자를 해야 되므로 짝을 고르는 기준이 다른 어떤 종보다 복잡다단한 것이다. 또한 여자들은 다른 여자가 선호하는 남성에게 끌리는 성향이 없지 않다. 모방하는 능력이 인간에게 없으면 학습을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다른 여자가 매력을 느낀 남성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일 터이다. 거피와 같은 미물도 짝을 고를 때 동료의 행동을 참작하는 지혜를 갖고 있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그러지 말란 법이 없지 않은가. 남의 남자를 유혹하고 싶은 여자들의 심리는 생식전략의 관점에서 하등 문제될 것이 없는 듯하다. 여자들은 결혼 상대를 고를 때 경제적 능력, 사회적 지위, 건강, 야망, 부지런함, 학력, 신장 따위에 관하여 면밀히 검토한다. 더욱이 이러한 조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기 때문에 결혼상대의 미래와 숨은 능력까지 계산해낼 수 있어야 비로소 완벽한 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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