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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의 신호탄 글리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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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의 신호탄 글리벡

2006.10.17 09:34
2001년 5월 백혈병 치료제가 세상의 빛을 봤다. ‘글리벡’. 원래 이름은 이마티닐 메실레이트(imatinib mesylate)이지만 노바티스라는 제약사의 상품명인 ‘글리벡’(GleevecTM)으로 더 잘 알려진 최초의 암 치료제다. 정확히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치료제다. 백혈병이 전체 암에서 5%를 차지하고, 이중 20%가 만성백혈병이므로 약 1%의 암환자에게 글리벡이 효과가 있는 셈이다. 이처럼 소수에게만 효과가 있음에도 글리벡은 2001년 미국의 히트신약으로 선정될 만큼 신약개발사에 큰 자취를 남겼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글리벡은 이전 암 치료제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글리벡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이전까지 항암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없어 항암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정상세포도 손상돼 부작용도 심하게 나타났다. 이런 의미에서 글리벡은 제대로 된 최초의 암 치료제라고 볼 수 있다. 또 글리벡은 주사약이 아니라 먹는 약이다. 암 치료를 위해 수개월 이상 주사를 맞는 환자의 큰 고통을 덜어줬다. 또 글리벡은 약효가 빨리 나타난다. 대략 1-3달 정도 후에 만성백혈병 증세가 완화됐다.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을 할 수 있는 글리벡만의 비법은 만성백혈병에 대한 철저한 질환기작연구를 통해 만들어졌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원인은 필라델피아 염색체라고 알려진 염색체 전이현상에 의해 일어난다. 9번과 22번의 염색체의 일부분이 서로 교차되면서 원래는 따로 있던 두 유전자(abl과 bcr)가 바로 옆에 위치한다. 이 두 유전자에 의해 새로운 변형단백질(abl/bcr)이 만들어지는데, 이 단백질에 의해 비정상 백혈구 수가 늘어나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한다. 1980년대 말 브라이언 드러커 박사는 약 20년간 축적된 만성백혈병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노바티스라는 제약회사에 신약개발을 제안했다. 드러커 박사는 변형 단백질이 타이로신 인산화효소라는 것에 착안해 단백질의 효소활성 억제를 통해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꾸려진 개발팀은 변형단백질을 발현하는 간세포로 후보약물을 검토하는 실험을 진행해 1996년에 이마티닐 메실레이트((imatinib mesylate, 코드이름:ST1-571)이라는 화합물이 변형단백질의 효소활성을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동물실험(전임상실험)을 거쳐 1999년에는 ST1-571의 인체독성실험(임상 1상)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임상 2상(소수의 환자군을 대상으로 약의 효과와 안정성 검사)과 3상(다수의 환자군 대상) 실험에서 만성백혈병 치료 효과와 안정성을 검증했다. 그리고 2001년 ‘글리벡’이라는 이름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최초의 암 치료제 판매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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