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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은 소독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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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은 소독약

2007.02.20 18:38
모기에 물려 가려운 피부를 긁어 시뻘겋게 부어 올라도 연고하나 살 수 없었던 시절. 열심히 침을 바르라고 하시던 할머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신통한 일은 침을 바르면 부기와 가려움이 정말로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침이 소독약이라고 어렴풋이 헤아리던 기억은 나만의 경험이 아니리라 믿는다. 정말 침이 소독작용을 할까. 있다면 침속에는 무슨 성분이 들어 있을까. 우리 입속은 항시 침으로 젖어 있다. 음식물을 씹으면 침이 섞여 부드러워질 뿐만 아니라 소화도 쉬워진다. 그러나 침은 그 이상의 일을 한다. 병원균을 포함해 많은 유해물질이 우리 입을 통해 몸안으로 들어온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병원균 때문에 우리가 매번 병에 걸리는 일은 없다. 이는 바로 침의 소독작용 덕분이다. 최근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침은 단순히 소독작용뿐 아니라 곰팡이에 들어 있는 발암성 물질인 아플라톡신B1과 일부 음식물이 탈 때 생기는 벤조피렌 등을 거의 100% 비활성화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여러가지 다른 독성물질도 무력화한다. 건강한 사람의 침에는 효소, 비타민, 무기원소가 약 10가지 씩 들어 있다. 이 밖에도 호르몬, 단백질, 포도당, 락트산, 요소 등 침에는 많은 화합물이 섞여 있다.이 중에서 과산화물을 분해시키는 효소 퍼옥시디아제와 비타민C가 침의 소독 효과를 두드러지게 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음식물을 열심히 씹어 먹으라는 충고를 듣는다. 음식물을 잘게 씹으면 침이 골고루 섞여 소화를 돕는다. 뿐만 아니라 음식물과 함께 섞여 있는 여러가지 병원균을 침이 제압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침은 한 손에는 소독의 창을, 또 한 손에는 소화의 칼을 들고 있는 믿음직한 인체의 수문장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손가락을 베면 얼른 피를 짠 뒤 상처에 침을 바르던 우리 선조들의 오랜 처방법도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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