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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 더우면 물구나무 서기, 짝짓기 할땐 ♡ 자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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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 더우면 물구나무 서기, 짝짓기 할땐 ♡ 자세로

2002.07.24 17:28
요즘 물구나무서듯 풀잎에 붙어 있는 잠자리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물구나무서기는 잠자리만의 독특한 피서법이다. 변온동물인 잠자리는 뜨거운 햇볕에 몸이 더워지면 풀잎이나 나뭇가지에 매달려 꼬리를 쳐들고 물구나무를 선다. 이 자세로 서 있으면 햇볕이 닿는 면적이 최소로 줄어든다. 또 땅에서 올라오는 복사열도 적게 받는다. 잠자리는 물구나무서기로 뜨거운 여름을 '에어컨 없이' 난다. 잠자리의 계절이 돌아왔다. 야외만 나가면 자동차 주위에 수백 마리씩 떼로 모이는 것이 잠자리다. 잠자리는 공룡보다 먼저 지구에 나타난 '화석 곤충'으로, 해충을 잡아먹는 익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잠자리철을 맞아 대전중앙과학관에서는 26~29일동안 '국제 잠자리학회 동아시아 심포지엄'이 열려 일본, 중국, 러시아 학자들이 잠자리의 생태와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과학관 안승락 실장(자연사연구실)은 "요즘 피서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잠자리떼는 이름도 푸근한 '된장잠자리'"라고 밝혔다. 몸색깔이 된장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된장잠자리의 가슴에는 사람이 앉아 있는 듯한 무늬가 새겨 있어 옛 조상들은 '백중날 조상이 된장잠자리 타고 온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된장잠자리는 철새처럼 먼 길을 이동한다. 4월께 남부지방에서 알에서 깨어나 북쪽으로 향한다. 여름이 되면 중부 지방에 도착하고, 9월에는 백두산까지 올라간다. 요즘 서울 부근에서 볼 수 있는 된장잠자리는 남부지방에서 태어난 잠자리의 새끼인 2세대 잠자리다. 백두산에서 볼 수 있는 것은 3세대 잠자리다. 이 잠자리는 45일이면 알에서 성충이 돼 1년에 몇 번씩 '알→애벌레→성충'의 순환을 반복한다. 가을이 되면 몸통이 빨간 고추잠자리가 하늘을 수놓는다. 고추잠자리가 처음부터 빨간 것은 아니다. 고추잠자리의 빨간색은 '혼인색'이다. 암컷과 수컷이 짝짓기를 하고 싶어 화장을 하듯 몸이 새빨개지는 것이다. 물에서 태어난 고추잠자리의 애벌레가 성충이 되면 주변의 야산이나 들판으로 날아간다. 이때만 해도 잠자리는 갈색을 띤다. 고추잠자리가 한두달 작은 곤충을 잡아먹으며 성숙해지면 몸색깔이 빨개지고, 다시 물가로 나와 짝짓기를 한다. 잠자리의 짝짓기는 곤충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세다. 암수 잠자리는 하트(♡) 모양의 독특한 짝짓기 자세를 만든다. 잠자리 암컷은 수컷 뒤에서 꼬리를 앞으로 접어 수컷의 배에 갖다 댄다. 수컷은 꼬리를 위로 구부려 암컷의 가슴을 눌러 하트 모양을 완성한다. 겨울에도 죽지 않고 성충으로 겨울을 나는 잠자리도 있다. 묵은실잠자리와 가는실잠자리 등이다. 이들은 나뭇가지 등에 매달려 마치 겨울잠을 자듯 움직이지 않고 겨울을 난다. 간혹 기온이상으로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 잠에서 깨어나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한다. 김정환 고려곤충연구소장은 "수십년 동안 잠자리를 관찰했지만 겨울에 얼어죽은 잠자리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겨울을 잘 난다"고 설명했다. 물에서 사는 잠자리 애벌레는 작은 벌레, 실지렁이, 올챙이, 작은 물고기까지 잡아먹는데 아랫입술이 몸체의 ⅓이나 된다. 또 자신을 잡아먹는 천적을 만나면 죽은체 하기도 한다. 실잠자리 애벌레는 적에게 잡히면 도마뱀처럼 다리나 꼬리를 떼어버리고 도망친다. 떨어진 꼬리는 다시 재생된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해외 학자들의 최신 연구 결과도 소개된다. 일본 시바우라기술대의 코조 토모미 교수에 따르면 한국 등에 많은 밀잠자리는 하루에 평균 12시간을 자고 풀잎에 매달린 뒤 날개를 펴고 등을 서쪽에 대고 잔다. 햇볕이 들 때 빨리 몸을 데우기 위해서다. 또 베트남에서 세계에서 처음 발견된 6종의 새로운 잠자리도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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