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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서 나는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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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서 나는 향기

2007.01.02 19:22
자연의 냄새는 분명 도시인에게 활력소를 불어넣어 준다. 비릿한 바다의 냄새, 봄들판의 풋풋한 풀냄새, 한여름 깊은 숲속의 짙은 녹색 나뭇잎 향기가 그렇다. 멋쟁이 숙녀가 풍기는 비싼 향수보다 자연의 향기가 우리를 더 감동시킨다고나 할까. 숲속 초록색 향기로 삼림욕을 즐기는 도시인들이 부쩍 늘고있다. 도시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삼림속 초록향의 정체는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숲속의 나무향기는 대개 사시사철녹색 바늘 잎을 갖고 있는 침엽수에서 난다. 침엽수 나뭇잎은 겨울 찬바람을 견디기 위해 잎의 생체막을 이루고 있는 중성지방과 인지질을 효소작용으로 분해해 α리놀렌산을 만든다. 이 α리놀렌산은 마치 우산을 펴놓은 모양이라 생체막 공간을 솜처럼 만들어 보온성과 탄성을 갖게 한다. 이 보온 구조가 나뭇잎의 월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봄이 되면 이 α리놀렌산이 필요없게 된다. 나뭇잎 속 여러 효소는 부지런히 이 α리놀렌산을 분해해 없앤다. 이때 분해돼 생기는 물질이 공기 중으로 내뿜어져 나온다. 이 속에 바로 녹색 향기의 비밀 성분이 있다. 알코올과 알데히드류가 주성분인 이 물질이 상쾌한 나무향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향기가 나는 기름인 테르펜류는 나뭇잎 속에서 녹색향을 더욱 짙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뜨거운 증기를 이용해 식물로부터 기름을 증발시켜 향기가 나는 기름을 얻었다. 이 기름이 바로 향료로 사용된다. 라일락 향기는 페닐아세트알데히드(알데히드류), 장미꽃 향기는 2­페닐에탄올(알코올류), 재스민향기는 살리실산 이소아밀, 제라늄향은 제라니올이다. 이들은 아직도 향수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오늘날 사용되는 향료는 대략 6천 종이나 된다. 이 중 4천 종이 식물과 동물에서 얻는 천연 화합물이고 나머지 2천 종은 인공적으로 합성한 물질이다. 그러나 향료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산림속 녹색 향을 이길 수는 없어 보인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녹색향을 배달하기 위해 나뭇잎 향기를 마이크로 캡슐에 넣어 팔고 있는 나라도 있지 않은가. 역시 자연의 냄새는 아무리 맡아도 싫증나지 않는 신비스러움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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