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소리없이 다가오는 노년의 공포 '파킨슨병'

통합검색

소리없이 다가오는 노년의 공포 '파킨슨병'

2003.09.29 11:24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제이폭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떨면서 힘겹게, 아주 힘겹게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지만 사고능력이나 몸에 남아 있는 힘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파킨슨병 환자의 전형적 증상이다. 파킨슨병은 국내에서 1000명당 1명꼴로 걸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에는 100명당 1명꼴로 급증한다. 다음달 2일은 노인의 날. 또 3∼5일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처음으로 파킨슨병 국제 학술대회가 열린다.파킨슨병은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기초적인 환자 통계도 잡혀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병에 걸린 많은 사람들이 뇌중풍, 치매 등 다른 노인성 퇴행성질환으로 오인하기 때문이다. 이번 심포지엄의 김진수 조직위원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이런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병을 더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이번 행사의 조직위원인 서울대병원 신경과 전범석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손영호 교수의 도움말로 파킨슨병의 진단 및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증상 바로 알아야=몇 년 전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들이 발병한 후 1년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처음에는 치매나 뇌중풍 등으로 오인해 각종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나도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질병으로 오해하기 때문에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반인도 환자를 세심히 관찰하면 파킨슨병과 기타 퇴행성질환의 차이를 어느 정도 구별할 수 있다. 신체 마비와 같은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날 때 많은 사람들이 뇌중풍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뇌중풍은 보통 마비현상이 갑자기 찾아온다. 반면 파킨슨병은 서서히 근육이 굳으며 마비현상이 나타난다. 행동이 느려져 치매라고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사고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치매와 달리 파킨슨병은 사고 능력은 예전과 동일하다. 갑자기 뻣뻣해지고 감각에 이상이 생기는 증상은 디스크일 경우 팔이면 팔, 다리면 다리 한쪽만 나타나는 반면 파킨슨병은 동시에 나타난다. 팔다리가 떨리는 수전증의 경우 주로 밥을 먹거나 글을 쓰는 등 동작을 할 때 나타나지만 파킨슨병의 경우에는 가만히 있을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병의 원인과 치료법=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이 부족해서 병에 걸린다는 사실 외에 뚜렷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상인의 뇌에서 검게 보이는 ‘흑질’ 부위의 신경세포에서 도파민이 만들어지는데 이 세포에 이상이 생겨 제 기능을 못해 도파민 결핍이 생기는 것. 유전적 요소는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는 유전적 요인이 어느 정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흡연, 음주, 운동부족 등의 요소도 파킨슨병의 원인은 아닌 것으로 의학자들은 보고 있다. 권투선수처럼 머리에 펀치를 자주 맞아서 생긴 ‘펀치 드렁크’ 등 뇌에 외부적 충격이 많이 가해지는 것 역시 병의 원인은 아니다. 파킨슨병은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할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이 ‘엘도파’다. 이후 여러 약이 개발됐지만 아직까지 ‘엘도파’의 효과가 가장 좋다는 게 의학자들의 평이다. 다만 이 약은 남용할 경우 도파민 과다로 인해 손발이 따로 움직이는 ‘무도병’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심부대뇌자극술’이란 수술요법이 개발돼 함께 시행되고 있다. 이 방법은 머리에 엄지손톱만한 구멍을 뚫고 전기침을 이용해 시상과 시상하부 등 도파민 부족으로 인해 과잉반응을 보이는 부위를 열로 지지는 것. 태아의 신경세포를 이식하는 수술법도 개발됐으나 윤리적인 문제와 공급량 부족으로 사실상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의 신체기능은? 체크해 보세요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는 기능 중 하나가 운동능력이다. 치매, 기억력 감퇴 등과 같은 인지능력 저하와 달리 신체의 기능이 떨어지면 혼자 생활하는 데도 큰 지장을 초래한다. 노인들은 몸의 균형감과 하체의 기능을 우선적으로 측정하게 된다. 다음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가 권하는 노인들의 신체기능 자가진단법. 5개 항목 모두 ‘양호’하다면 문제가 없지만 단 1개라도 ‘허약’하다면 균형감이나 근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보통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항산화제 등을 사용하거나 재활요법으로 치료를 한다. 매일 10회씩 다음 사항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도 운동효과가 있으며 여기에 매일 1시간씩의 걷기를 추가하면 신체 기능 저하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① 두 다리를 앞뒤로 직선으로 붙이고 선다. 10초 이상 이 자세를 유지하면 양호하지만 3초 이내면 허약한 편이다. ② 제자리에서 한 발을 최대한 앞으로 내디딘 뒤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이 때 최대 보폭이 90cm를 넘었으면 양호, 60cm를 넘기지 못하면 허약한 상태다. ③ 손을 가슴에 대고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5회 반복한다. 소요 시간이 20초를 초과하면 허약한 상태다. 12초 이내로 이 과정을 끝냈을 때 건강한 편. ④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서 3m를 걸어간 뒤 다시 돌아와서 의자에 앉는다. 소요시간이 10초 이내면 양호. 16초를 초과하면 허약한 상태다. ⑤ 한 발로 선다. 30초 이상이면 건강한 편이다. 그러나 5초를 넘기지 못하면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

태그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이 기사어떠셨어요?

댓글 0

5 + 10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