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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도공’… 도자기도 IT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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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도공’… 도자기도 IT시대

2008.02.11 09:58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한국도자기 공장. 공장 문을 열자 ‘윙∼ 윙∼’ 하는 기계음과 함께 도자기 형체를 만드는 육중한 기계와 컨베이어벨트가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왔다. 하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도자기 공장에 사람이 없다니?’ 고개를 갸우뚱하는 기자를 본 공웅식 한국도자기 경영지원부 과장은 “2000년 이전만 해도 수백 명이 공장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기계화로 4740여 m²(약 1400평)의 공장에서 100명 정도만 일한다”고 설명했다. 공정 대부분 자동화… 불량품 선별은 육안 거쳐야 한국도자기 공장에선 손으로 정성스레 빚는 도자기 제조공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성형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되면서 ‘기계가 도자기를 빚고’ 있었다. 먼저 성형 공정이 눈길을 끌었다. 코끼리만 한 덩치의 성형기계 2대가 1초에 4개씩 도자기 형체를 찍어 내고 있었다. 성형기 부품을 바꾸면 크기와 디자인이 다른 약 150개의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작업 과정에서 10∼15%의 불량품이 발생하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성형 단계에서 나와 이 작업이 가장 신경이 쓰인다”고 귀띔했다. 성형을 끝낸 도자기는 컨베이어벨트에 놓여 이동한다. 스펀지로 이물질을 닦아내고 표면을 매끈하게 만드는 정형 작업이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가마에 들어가기 직전 마침내 10여 명의 ‘일꾼’을 발견했다. 불량품을 검사하는 근로자들이었다. 고개를 들어 공장을 자세히 살펴보니, 각 공정 소속 근로자들이 한곳에 모여 불량품 여부를 점검하고 있었다. 아무리 자동화시스템이 발달해도 불량까지 컴퓨터가 잡아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였다. 도자기와 가전제품의 만남 “이 공정을 잘 보세요. 한국도자기가 자랑하는 전사(轉寫)작업인데, 삼성전자 가전제품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가마를 벗어나자 공 과장이 갑자기 기자의 팔을 당기면서 말했다. 전사란 종이에 그려진 그림을 도자기나 유리 표면에 옮기는 인쇄 방식을 말한다. 매끄러운 표면에 접착용 니스를 바르고 그림이 그려진 전사지를 붙인 뒤 불에 태우면 그림만 남는다. 선명한 전사 그림은 도자기의 전체 분위기를 살리는 핵심 역할을 한다. 한국도자기는 지난해 삼성전자 김치냉장고 ‘아삭’의 전면(前面) 디자인, 지펠냉장고의 튤립 문양 등 전사 작업을 처리했다. 한국도자기는 올해 ‘전사 부문’ 매출을 별도로 잡을 만큼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김무성 한국도자기 영업담당 상무는 “한국도자기는 노벨평화상 만찬장 식탁에도 오를 정도로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1990년대 일본과 독일 도자기 공세를 이겨내 한국 도자기 산업도 본격적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르포를 마치고 고속버스를 타기 위해 청주 버스터미널로 갔다. 10분 정도 여유가 있어 터미널과 연결된 롯데마트 가전매장을 둘러봤다. 한국도자기에서 봤던 전사용 튤립 문양이 새겨진 지펠냉장고에 ‘고객님께 가장 사랑받는 제품’이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매장 안내원은 “앞면에 있는 은은한 튤립 문양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줘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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