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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용 목재도 왕조따라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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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용 목재도 왕조따라 바뀌었다

2008.02.22 09:12
내구성은 느티나무가 소나무보다 탁월 “고려말 남벌… 조선왕조 금강송 발탁” 최근 화재로 불타 버린 숭례문 기둥에 쓰인 소나무는 과연 최고 목질의 나무였을까?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에는 느티나무가 소나무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으며 궁궐이나 중요한 목조건물을 지을 때 많이 쓰였다. 내구성도 느티나무가 더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상진 경북대 임산공학과 명예교수는 “건물 기둥을 소나무로 만들면 100년을 버티지만 느티나무는 300년을 버틸 수 있다”며 “느티나무의 비중은 cm³당 0.70∼0.74g으로 소나무의 0.45∼0.50g보다 커서 마찰이나 충격에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조선시대에 느티나무가 밀려났을까. 박 교수는 “고려 말기 몽골의 침입과 사회 혼란을 겪은 사람들이 건물을 짓느라 숲 속의 느티나무를 마구 벤 탓”이라고 설명했다. 나무가 필요했던 조선 왕조는 느티나무를 대신해 숲에 늘어난 소나무나 참나무에 주목했다. 궁궐이나 사찰을 짓기 위해서는 10m 이상 곧게 자란 나무가 필요했다. 소나무는 이 조건에 맞았다. 특히 경북 봉화나 울진, 강원지역의 금강송은 전봇대처럼 곧게 자란다. 그러나 참나무는 비중이 cm³당 0.8g으로 너무 무거웠다. 비중이 크면 목재가 단단해서 대패질이나 톱질을 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물론 전나무도 곧고 크게 자라지만 금강송은 나무 바깥쪽의 변재보다 안쪽의 심재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미생물이나 흰개미의 공격에 더 강하다. 심재가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왕실에서 금강송을 궁궐 목재로 고집한 것도 이런 이유다. 문화재청은 숭례문을 복원하는 데 쓸 지름 1m가 넘는 금강송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나무는 150년은 자라야 지름이 1m 가까이 된다. 이전제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오래전부터 일본은 궁궐과 사찰 인근에 별도의 숲을 정해 건물에 쓰인 목재와 동일한 나무를 심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산림청이나 문화재청이 하루 빨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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