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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는 생명진화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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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는 생명진화의 열쇠

2004.02.23 10:13
사람의 세포 안에 존재하는 소기관 중에서 미토콘드리아만큼 여러 분야에 활용되는 것은 드물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호흡해 사람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90%를 생산하는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한다. 모든 세포에는 수백여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세포핵의 외부에 존재한다. 한 개의 미토콘드리아는 여러 개의 디옥시 리보핵산(디엔에이)을 갖고 있다. 한 개의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에는 37개의 유전자가 들어있다. 미토콘드리아가 핵 밖에 존재하면서 세포핵처럼 고유의 유전자를 갖고 있음에 따라 그 기원에 대해 이론이 분분하다. 가장 설득력이 높은 것은 미국 생물학자인 린 마굴리스가 진핵(眞核)세포의 기원을 독특하게 풀이한 세포공생설이다. 생물은 세포 안에 핵이 없는 원핵생물(박테리아)과 핵을 가진 진핵생물(박테리아를 제외한 모든 생물)로 구분된다. 마굴리스에 따르면, 약 20억년 전 우리 몸 안에 들어온 박테리아가 미토콘드리아로 자리를 잡게 된다. 결국 세포는 박테리아로부터 에너지를 공급 받고 그 대신에 박테리아는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받는 공생관계가 성립되어 진핵세포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미토콘드리아의 조상은 박테리아인 셈이다.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는 핵 디엔에이와 다른 특성이 두 가지가 있다. 먼저 핵 디엔에이는 양친으로부터 자식에게 유전되지만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는 오로지 어머니에 의해 후손에 전달된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는 핵 디엔에이보다 10배 가량 빨리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이러한 미토콘드리아의 특성에 착안해 현생인류의 기원을 찾아나선 인물은 뉴질랜드 태생으로 미국에서 활약한 앨런 윌슨 교수이다. 윌슨은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를 분석해 모계 혈통의 가계도를 완성했다. 나무 모양의 가계도를 그린 까닭은 현생인류의 조상이 되는 여자가 뿌리에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다. 윌슨은 이 여인을 ‘이브’라고 불렀다. 이브는 대략 20만년 전에 아프리카에 생존했던 여자로 추정된다. 아프리카가 에덴 동산인 셈이다. 요컨대 현생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흑인종이었으며, 나중에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지역에 따라 상이한 인종적 특성이 출현하면서 백인종도 되고 황인종도 되었다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는 자연의 타임캡슐이다. 오래 전에 사라진 세계의 소식을 전해주는 우편배달부이므로. ◇ 참고자료 △ <인간의 책> 월터 보드머 지음, 김영사 펴냄 ※ 이 글은 '한겨레신문'에 '이인식의 과학나라' 코너로 연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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