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천리안이 똑똑한 기상예보를 하기까지~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0년 07월 02일 00:00 프린트하기

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복합위성인 ‘천리안’이 발사됐다. 앞으로 동경 128.2도, 적도 상공 약 36,000km 고도에서 기상관측을 수행할 고마운 위성이다. 그런데 천리안이 주는 기상관측 정보를 받기 위해서는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아리랑2호는 발사 후 바로 교신을 하고 촬영한 영상도 보내줬는데, 천리안은 왜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천리안이 정지궤도위성이기 때문이다. 정지궤도위성은 저궤도위성보다 60배 가량 높은 곳에 궤도가 있으므로 발사체만의 힘으로는 위성을 정지궤도까지 올려놓을 수 없다. 따라서 정지궤도 위성은 자체 엔진으로 임무를 수행할 위치까지 올라가야 하며, 발사 후 정상운영위치에 도착하기까지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정지궤도위성이 발사되면 먼저 지구에서 가까운 지점(고도 약 250km)과 먼 지점(고도 약 36,000km)을 도는 타원궤도인 천이궤도(Transfer Orbit)에 들어간다. 그 후 액체원지점엔진(LAE : Liquid Apogee Engine)을 3번 정도 더 가동하여 정지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이렇게 발사 후에 정상궤도까지 들어가는 과정은 일반적으로 초기운용기간(LEOP : Launch and Early Operation Phase)이라고 부른다. 정확한 위치를 잡았다고 천리안이 바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의 7년간의 임무수행이 가능할지의 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한 ‘궤도상 시험(IOT : In-Orbit Test)’이 남아 있고, 궤도상 시험에는 약 6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궤도상 시험’은 지상에서 완벽하게 준비된 각종 시스템이라도 초기운용기간을 거치면서 예상치 못한 이상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모든 기능을 시험하고, 통신․해양․기상 탑재체들의 성능을 점검하는 것이다. 이 시험들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가기상위성센터, 해양위성센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설치된 임무별 지상국에서 수행한다. 이 중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우리나라 최초로 기상위성의 관측 임무를 책임지게 된다. 정지궤도 기상위성의 가장 큰 특징은 밤낮 구분 없이 연속적으로 기상 상황을 관측하는 것이다. 따라서 천리안의 기상관측센서는 1개의 가시광선 영역의 관측채널과 4개의 적외선 영역의 관측채널을 함께 가지고 있다. 특히 적외선 채널을 이용하면 태양빛이 없는 야간에도 구름, 지면, 해수면 등의 복사에너지를 관측할 수 있다. 적외선 채널의 해상도는 가로 세로 길이가 4km인 공간을 점으로 표시하는 수준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천리안의 성능은 사람이 100m 앞에 있는 물체의 표면을 새끼손톱 크기로 조각내 각각의 온도를 1℃ 이내의 오차로 보는 정도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정밀한 관측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측용 센서가 깨끗해야 한다. 그래서 궤도상 시험 기간의 4분의 1에 달하는 한 달 반 정도의 기간이 혹시 발사과정에서 생겼을지도 모를 오염물질을 우주의 진공상태에서 제거하는 데 쓰인다. 실제로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돼도 한 동안 기상센서의 정상 관측시험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다. 오염 물질을 제거한 다음에는 관측된 영상을 지표면상의 위도와 경도에 정확히 대응시키는 조정이 필요하다. 정지궤도 관측위성들은 높은 고도 때문에 궤도상에서 미세한 진동만 생겨도 관측되는 영상의 지상위치가 크게 달라진다. 가령 위성체나 관측센서가 0.1도 틀어졌다면, 지상에서 관측된 구름의 위치가 60km 이상 어긋나게 된다. 이는 서울 하늘에 떠 있는 소나기 구름이 평택이나 개성, 서해안 하늘에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의 차이다. 이런 오차를 줄이기 위해 두세 달 가량의 검증과 수정과정을 거친다. 우리가 TV뉴스의 일기예보에서 무심코 보는 위성관측 구름영상은 외국의 기상위성 운영기관에서 만든 것이다. 천리안이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날이 오면 천리안 위성이 관측한 영상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가기상위성센터에서 처리해 제공하게 된다. 1970년 기상청이 처음 미국의 ESSA위성 자료를 받은 지 40년 만에 기상위성 관측 분야에서 독립한다고 말할 수 있다. 기상위성을 운영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집중호우나 태풍과 같은 위험한 현상이 생길 때, 우리의 필요에 따라 한반도나 동아시아 지역을 더 자주 관측하게 됨을 의미한다. 30분마다 받는 일본 기상위성의 자료만으로는 한 시간 안에 비를 뿌리고 사라지는 여름철의 소나기를 효과적으로 감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천리안은 최소 두 배 이상의 관측 주기로 영상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상재해에 대한 예보나 방재 대응이 더 빨라질 수 있다. 한 국가의 지구과학 분야 발전은 독자적인 관측 자료의 확보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천리안을 통해 미래를 위한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수준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조금도 과한 욕심이 아닐 것이다.
서애숙 기상청 국가기상연구센터장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0년 07월 02일 00:00 프린트하기

태그

이 기사어떠셨어요?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9 + 5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