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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탐구]<6>에이즈, ‘동성애 병’아닌 ‘빈곤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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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탐구]<6>에이즈, ‘동성애 병’아닌 ‘빈곤 병’

2011.01.17 00:00
편견 하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은 동성애자가 많이 걸린다? 아니다. 한국에이즈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에이즈 누적 환자 수는 총 7268명이다. 이중 1292명이 사망해 5976명이 살고 있다. 감염경로가 밝혀진 5899명 중 5845명이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됐고, 이중 59.8%가 이성과의 관계를 통해 에이즈에 걸렸다. 동성간 성관계를 통해 걸린 비율은 39.3%이었다. 편견 둘. 에이즈는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서도 걸린다? 그렇지 않다. 에이즈는 감염인의 혈액, 모유 등 체액을 통해 전해지기 때문에 같이 식사를 하거나 포옹, 가벼운 입맞춤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에이즈는 이런 편견보다 ‘빈곤 병’에 가깝다. 에이즈가 가난한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는 탓이다. 사망자와 감염자 수만 확인해도 이런 사실은 금세 드러난다. 에이즈로 2009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망한 사람은 140만 명. 같은 기간 서유럽에서는 1만3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3300만여 명의 전 세계 에이즈 감염자 가운데 과반수인 2240만 명이 아프리카에 산다. 여러 가지 부정적인 편견으로 부적절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에이즈. 이 병을 앓게 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누구일까. 과학계에서는 원숭이 등이 걸리던 유인원면역결핍바이러스(SIV)가 인간에게 감염되면서 HIV가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HIV는 대표적인 RNA 바이러스다. RNA는 DNA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단백질을 합성하기 위한 설계도로 쓰인다. HIV는 체액 등을 통해 숙주세포에 침입한다. 이 때 HIV는 ‘역전사효소’로 RNA를 DNA로 되돌린 다음 증식한다. 이 효소는 역전사과정에서 일어난 오류를 바로 잡는 기능이 없다. 그래서 같은 RNA라고 해도 조금씩 다른 DNA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HIV의 변종이 많은 건 이런 이유에서다. HIV에 감염된 사람들은 보통 3~6주 사이에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앓는다. 이 때 몸 안의 HIV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몸 안의 면역기능이 작용하면서 HIV 숫자가 감소하고 독감 증상도 낫게 된다. 이후 HIV는 서서히 세를 늘리며 수년간 T세포를 파괴한다. 대표적인 면역세포인 T세포는 감염됐거나 늙은 세포를 잡아먹는 역할을 한다. T세포 숫자가 감소해 면역결핍상태가 된 사람에게는 감기 같은 약한 바이러스조차 치명적인 위협이다. 하지만 최근 에이즈는 만성질환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제약 기술이 발달해 관리만 잘하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HIV의 역전사효소가 작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역전사로 만들어진 HIV의 DNA가 숙주 세포의 유전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등 에이즈 치료를 위한 여러 연구가 진행 중이다.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에이즈 치료제와 말라리아 백신 개발이 활발한 점을 2004년 올해의 10대 뉴스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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