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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 주권이요? 아직 논할 단계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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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 주권이요? 아직 논할 단계도 아닙니다.”

2011.02.07 00:00
“외국계 회사가 종자 주권을 점유하면 문제가 된다? 종자 업계 상황을 보면 종자 주권은 아직 중요하지 않습니다. 논할 단계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영석 동부한농 상무는 ‘종자 주권’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오 상무는 “국내에서 종자가 유통되는 상황을 보면 ‘주권’이라는 울타리를 치기에는 너무나 개방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 국내 유통 채소-과수 대부분 외래종 “청양고추나 나주배 같은 작물이 정말 충남 청양군이나 전남 나주시의 토종 작물이라고 알고 있었다면 오해입니다. 감귤이나 배를 포함한 대부분의 채소와 과일은 외래종입니다. 작물 앞에 붙은 이름은 단순한 상품명일 뿐이죠.” 오 상무는 청양고추를 예로 들었다. 청양고추는 국내에서 생산되지만 이 품종이 만들어진 때는 1983년이다. 제주의 재래종 고추가 ‘어머니’가 되고 태국의 매운 고추가 ‘아버지’가 돼 제주 고추의 아삭아삭한 맛에 매운 맛이 더해졌다. 청양고추 씨앗이 생산되는 곳은 중국이며 한국에서는 다국적 기업인 ‘몬산토’가 판매한다. 청양고추 씨앗을 심으면 청양고추가 열리지 않고 잡종 고추가 열리기 때문에 이를 얻으려면 씨앗을 사서 심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청양고추란 이름은 이 씨앗을 사간 농민이 재배해 청양이란 상표를 단 것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사과나 배도 대개 일본에서 개발된 ‘후지(사과)’와 ‘신고(배)’라는 품종이다. “이미 외국에서 종자를 가져온 이상 ‘국적’은 의미가 없습니다. ‘주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일이나 채소는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입니다. 인기가 많은 품종이 시장에 나오지 않더라도 이를 대체할 다른 종이 많습니다. 극단적 예로 외국이나 다국적 기업에서 이런 종자를 국내에 판매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당장은 맛있는 채소와 과일을 먹지 못하더라도 금방 대체 작물이 나타날 것입니다. 또한 나무(과수)에서 생산되는 과일은 종자를 얻지 못하더라도 ‘꺾꽂이’를 통해 작물의 증식이 가능합니다. 굳이 외국이나 다국적 기업에서 자신들만 손해를 볼 판매 금지를 하지는 않겠죠.” ● 식량작물 주권 확립도 현 상황에선 쉽지 않아 오 상무는 “사실상 종자 주권은 대체가 어려운 식량 작물에 대한 주권을 의미한다”면서도 “외국이나 다국적 기업에서 종자를 판매 금지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작물은 벼, 보리, 콩, 옥수수, 밀처럼 사람이나 가축이 기본적으로 섭취하는 작물을 뜻한다. 그런데 옥수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작물은 수확된 씨앗을 받아서 그대로 심을 수 있다. 한번 심으면 굳이 종자를 다시 사서 심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앞으로 중요하게 다뤄질 종자의 특성은 ‘환경변화나 병충해에 얼마나 잘 견디는가’나 ‘수확량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오 상무는 “종자 주권은 곧 경쟁력있는 새 품종을 만드는 ‘육종 기술’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민간 기업이 벼, 보리, 콩의 종자를 생산해서 판매하는 일이 금지된 상태다. 다만 최근 ‘식량작물 민간 이양 사업’이 추진되며 옥수수는 2012년부터, 벼-보리-콩은 2014년까지 식량작물 연구를 민간에 이양한다는 계획이 세워진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옥수수 품종 2개는 입찰을 통해 동부한농이 구입하기도 했다. “문제는 민간 기업이 식량작물을 개발한다고 해도 현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많다는 점입니다. 옥수수처럼 씨앗을 받아다 다시 심어도 똑같은 형질(특성)의 작물이 나타나지 않는 ‘교배종’ 종자를 만들어야 종자를 생산해 판매할 수 있는 시장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해외 종자를 국내 종자로 대체한다는 목표로 시작하면 점유율 경쟁에 그치게 됩니다. 진정한 ‘종자 주권’을 구축하려면 국내 시장만 점유할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외국이나 다국적 기업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합니다. 연구개발이 이익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되는 셈입니다.” ● 종자기술 대규모로 육성해야 국게 경쟁력 확보 세계 종자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오 상무는 ‘종자기술(육종)의 규모화’를 꼽았다. “육종은 종합예술입니다. 한 알의 종자는 첨단 기술이 결정체죠. 예전에는 다양하게 교배해 1년에 걸쳐 다음 세대를 얻고 여기에서 다시 우수한 종을 골라내 교배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각각의 형질이 담겨있는 유전자 부위를 알 수 있는 ‘분자마커’나 손쉽게 형질을 전환하고 간단히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했습니다. 문제는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장비가 대부분 가격이 높아 개인 육종가가 갖고 있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오 상무는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능력있는 개인 육종가를 한데 모아 첨단 장비를 지원해서 종자기술을 발전시키는 편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실리콘 밸리’처럼 종자 단지를 육성해 육종가를 모으는 방법도 나쁘지 않지만 육종 기술이 특성상 종자에 대한 정보나 부모 작물이 쉽게 알려질 수 있어 개개인의 참여율을 고려해봐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하나의 품종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수 육종을 제외하면 채소나 식량작물 육종은 개별적으로 소규모로 해서는 국제 경쟁력이 없습니다. 단순히 대가 없이 퍼주는 정부 지원보다는 대규모로 연구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든 뒤 목표 달성에 따른 압박을 받으며 진행해야 ‘종자 주권’을 조금이나마 논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영석 상무의 ‘이것만은 꼭’ △ 토종-외래종 구별 없는 현실서 ‘종자 주권’ 의미 확실히 세워야 △ 종자의 생산과 판매로 이익이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 육종 기술, 소규모 개별 연구로는 가망 없어
오영석 상무는 -1980 ~ 1987 동국대 식물자원학과 학사 -1986 ~ 2000 흑농종묘 근무 -2001 ~ 2005 세미닉스코리아 영업마케팅본부장 상무이사 -2006 ~ 2009 세미닉스코리아 자판 대표이사 -2009 ~ 현재 동부한농 종자사업부 상무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교육과학기술부 및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대한민국 생명공학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자료로 활용됩니다. ※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하며 허가없이 타 사이트에 게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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