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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 독성물질 알려주는 물벼룩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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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 독성물질 알려주는 물벼룩을 아시나요

2011.03.02 00:00
올해부터 환경부의 ‘생태독성관리제도’에 의해 물의 오염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물벼룩이 쓰인다. 최근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는 십수 년에 걸쳐 물벼룩의 게놈지도가 완성돼 발표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유독 주목을 받고 있는 물벼룩이 생태계 파수꾼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물벼룩, 생태독성관리제도의 검사관으로 생태독성관리제도는 하수나 폐수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올해부터 도입된 제도로 ‘큰물벼룩(Daphnia magna)’을 이용한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30년 전부터 물벼룩, 물고기 알, 조류 같은 생물을 이용해 생태독성을 평가해왔지만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물벼룩이 수생태계를 대표하는 생물로 꼽힌 이유는 배양이 쉬워 실험이 용이하고 알고 있는 독성 정보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독성 물질의 유입 같은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수질 검사관’으로 뽑힌 주된 이유다. 물벼룩은 평상시에 암컷 혼자 단성생식을 해 새끼를 낳는다. 그러다 먹이가 부족하거나 온도가 낮아지는 등 환경이 변하면 수컷이 생겨 암컷과의 양성생식을 통해 알을 낳는다. 이 알은 마치 씨앗처럼 좋은 환경이 오길 기다렸다가 부화하며 이렇게 생성된 물벼룩은 단성생식으로 생긴 개체보다 적응력이 강하다. ●급성 독성평가로 생물에 미치는 영향 한 눈에 기존의 수질오염 평가 방식에는 4만여 종의 등록 화학물질을 일일이 규제하기 어렵다는 문제점 외에도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물벼룩 같은 생물을 이용해 독성을 평가하면 각종 화학물질이 합쳐진 하수나 폐수가 생물체에 위험한 정도를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된 생태독성관리제도는 물벼룩을 오염물질에 24시간 동안 노출시키는 급성 평가다. 환경부 수생태보전과 박상진 사무관은 “공공 및 일반 하·폐수 처리장 중 아직까지 기준치인 TU(Toxic Unit·생태독성평가단위)1을 넘는 시설은 없었다”고 밝혔다. TU1은 실험에 쓰인 물벼룩의 반수가 오염물질에 영향을 받아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환경부는 앞으로 선진국처럼 만성 평가를 도입하고 급성 평가의 노출 시간을 48시간으로 늘릴 계획이다. ●만성 독성평가 통해 생물군 지속가능성 예측 이미 학계에서는 물벼룩을 이용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최경호 교수는 오염에 노출된 물벼룩이 죽는 경우 외에도 자손 수의 변화와 사람 세포에 미치는 영향까지 연계해서 연구하고 있다. 교수팀은 물벼룩을 일정한 온도 아래 배양액에서 길러 태어난 지 24시간이 안 된 새끼 물벼룩을 걸러내 실험에 사용한다. 오염원에 농도를 달리 노출해 생사여부를 보는 급성 실험은 48~96시간까지 생태독성관리제도보다 길게 관찰한다. 만성 독성실험은 물벼룩을 수명의 반에 해당하는 21일 동안 오염 물질에 노출해 번식력의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물벼룩은 실험이 시작된 지 10일쯤 후에 새끼를 낳기 시작하며 깨끗한 물에서는 보통 70~80마리씩 낳는다. 농도를 각기 달리해 깨끗한 물의 대조군과 비교하면 전체 개체 수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정도를 알 수 있다. 최 교수는 “단지 물벼룩이 몇 마리 죽었는가보다 특정 오염 환경에서 생물의 지속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분자 수준에서 오염 물질에 노출된 것이 전체 개체 수에 어떤 결과를 나타내는지 연관성을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교수팀은 물벼룩에 피해를 준 독성 물질이 사람의 세포에 같은 영향을 미치는지도 연결해서 연구하고 있다. ●물벼룩 게놈지도의 의미 미국 인디아나대 ‘게놈 및 생명정보학 연구소’ 존 콜번 박사를 비롯한 수십 명의 공동 연구팀이 십수 년간의 연구 끝에 물벼룩의 게놈 지도를 완성해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2월 4일자에 발표했다. 이번에 게놈이 밝혀진 물벼룩은 우리나라에서 쓰는 종과 다른 ‘참물벼룩(Daphnia pulex)’이다. 최 교수는 “직접적으로 국내 연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더라도 물벼룩에 대한 유전정보가 많아지면 그만큼 생태독성학적 지식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추후 게놈지도를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알아내어 오염을 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수생태계의 파수꾼인 물벼룩의 유전적인 특성과 기능이 밝혀지면 앞으로 물환경 오염을 감시하여 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귀중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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