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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과학적 규명 학술회의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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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과학적 규명 학술회의 열자

2011.03.25 00:00
천안함이 캄캄한 백령도 앞바다에 침몰한 지 1년이 된다. 인양된 천안함 선체와 작년 9월 발표된 합동조사단 보고서, 그 이후에 공개되거나 발견된 추가 증거물을 종합해 보면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 이외에 다른 어떤 여지도 없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합조단의 조사 결과에 심각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를 해왔고, 여기에 한국의 주요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도 동조해 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30% 정도가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런 의혹의 중심에 몇몇 자연과학자가 서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선체와 어뢰에 달라붙은 물질의 성격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1번’의 조작 여부에 대한 논쟁이 있다. 일부 과학자들 조작설 주장하는데 이런 상황은 사실 놀라운 것이다. 왜냐하면 천안함 조작 의혹설은 천안함이 한국 또는 한국의 우방국에 의해 침몰되었을 개연성을 함축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 정권이 물러나야 하는 정도가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의 존재 의미가 의문시될 수도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치열해야 할 논쟁 상황이 흐지부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학적 진실을 위하여’ 혹은 ‘과학자의 양심을 걸고’라는 표현 등은 천안함 사건의 경우 이제 아무런 의미도 없다. 왜냐하면 천안함 사건의 원인 규명을 놓고 합조단에 참여했던 과학자나 천안함 조작설을 주장하는 과학자가 모두 ‘진실과 양심’을 언급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플레된 이런 상투적 표현이 아니라 천안함 조작 논쟁에서 지켜야 할 진실 규명의 방법과 절차에 있다. 특징적인 것은 천안함 조작설을 주장하는 자연과학자들이 전문 과학저널의 논문이나 전문학술대회의 토론을 통해서가 아니라, 모두 한국의 특정 언론이나 출판사를 통해 의혹 및 조작설을 정당화해 왔다는 점이다. 이것은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과장하였던 자칭 광우병 전문가들의 역할과 비교할 수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이나 천안함 의혹 제기는 ‘전문가-언론-시민단체-일부 국민-정당’이 인터넷을 순환매체로 하는 되먹임 구조를 통해 회오리바람처럼 국민에게 확산되었다. 이런 되먹임 회로 내에서는 진실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듣고 싶은 것을 듣고 확산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므로 결코 진실이 밝혀질 필요가 없다. 민감한 자연과학적 논쟁이 이와 같은 정보순환복합체에 올라타게 되면 사회적, 정치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역으로 이러한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은 이 복합체 내의 구성원들을 복합체 안에 묶어 놓는 차단막 역할을 하여 이른 시간 내에 구성원들의 시각은 정치적으로 고착돼 버린다. 어느 쪽이 진실일까 객관적 규명을 그렇다면 이처럼 정치적으로 고착돼 버린 자연과학적 논쟁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우선 재조사 요구가 있다. 그러나 합조단은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밝히는 최종 판단기구였다. 최종 판단기구의 조사를 믿지 못한다면 재조사 역시 신뢰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따라서 우선 필요한 것은 자연과학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논쟁을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논의의 영역인 학술회의의 장으로 옮겨 놓는 것이다. 이런 시도가 지금까지 사적으로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의혹설을 주장하던 몇몇 단체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천안함 의혹설을 제기하는 자연과학자들도 정치적으로 독립적이고 권위 있는 학술단체가 이런 의혹을 해소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학술회의는 46명의 젊은 수병과 한주호 준위 등 구조원 10명의 영령을 위해 한국의 지식인 사회, 과학기술단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홍성기 아주대 교수·철학 시대정신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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