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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권순택]천안함 조작설이 ‘합리적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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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4월 15일 00:00 프린트하기

[동아일보]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넘도록 북의 소행이 아니라는 조작설을 주장하거나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최근 북한에 갔다 온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교수의 발언에 고무됐을 것이다. 박 씨는 “북한 당국자들은 ‘천 년이 지나도, 만 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부분이기 때문에 남측이 천안함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한다면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작설을 주장하는 세력에게는 ‘북이 천안함 폭침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응원이 됐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천안함 사건에 ‘합리적 의심’이 남아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 대표와 ‘강남좌파’라는 조국 서울대 교수의 대담집 ‘진보 집권 플랜’을 보다가 쓴 웃음이 났다. 조 교수는 “천안함의 경우도 북한이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자락을 깔아놓고 본색을 드러냈다. “이명박 정권의 대응방식에 동의하기 어렵다. 정부의 천안함 사건 발표에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는 사람을 모두 ‘빨갱이’ 취급하고 있잖아요.” 국민참여당은 최근 “국민이 품고 있는 합리적 의심을 이념적 공세로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진짜로 ‘합리적 의심’이라면 정부가 막무가내로 빨갱이 취급을 할 수 있을까. 일부 종북(從北) 세력은 자신들의 종북 행동을 비판하면 ‘우리를 빨갱이로 몬다’고 방어벽을 치는 경향이 있는데, 친북좌파도 ‘빨갱이’란 말은 듣기 싫은 건가. 형사 재판에서 ‘합리적 의심’이 남아 있으면 유죄 판결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그러나 모든 관념적 의심이나 추상적 가능성까지 합리적 의심으로 인정되는 건 아니다. 어뢰 추진체 같은 결정적 증거를 합리적 근거도 없는 ‘의심’만 갖고 배척하는 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에 합리적 의심을 거론하는 것부터 수상쩍다. 북의 소행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보면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는 능력조차 믿기 어렵다. 수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밝혀낸 사건의 진상이 모든 의문점을 풀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은 범인이 잡히지 않았고, 한밤중에 망망대해에서 일어났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스모킹 건’에 해당하는 북한 어뢰 추진체를 찾아낸 것은 천만다행이다. 천안함 조작설 자체에 대해 제기할 수 있는 합리적 의심은 많다. 오마이뉴스의 ‘붉은 멍게 오보’를 보자. 오마이뉴스는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의 주장을 근거로 천안함 조작설을 보도했다. 동해에서만 사는 붉은 멍게(실제로는 멍게도 아니었음)가 서해에서 발견된 어뢰 추진체에 붙어있는 것은 천안함 조사 결과가 거짓이라는 증거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붉은 멍게는 양식에 성공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존재할 수 없는 ‘붉은 멍게 양식업자’의 말까지 인용한 기사야말로 ‘조작’일 가능성이 있다. 천안함 사건 조작설은 대부분 합리적 의심에 근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런 조작을 하려면 수많은 사람이 동원돼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까. 이명박 정부가 그럴 능력이나 있을까. 1년이 지나도록 왜 한 건의 양심선언도 나오지 않을까. 이런 최소한의 의심만 해봤다면 오보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음과 같은 주장은 합리적인 의심일까, 아닐까. “붉은 멍게 오보는 정부의 신뢰에 흠집을 내고 북한을 도우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나올 수 없다. 좌파 매체 대표가 진보 좌파의 집권을 위해 고의로 오보를 했을 것이다.” 권순택 동아일보 논설위원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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