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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를 넘겠다”-홍콩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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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를 넘겠다”-홍콩과기대

2011.04.22 00:00
[동아일보] KAIST를 모델 삼아 설립 “경쟁이 경쟁력” 세계 40위 성장 세계 과기대 모델이 되다… 매년 100곳서 프로그램 배워가

“홍콩 스트레스와 긴장 대학이에요.” 18일 낮 12시 반경 홍콩 칭수이(淸水) 만을 굽어보는 멋진 경치로도 유명한 홍콩과학기술대(HKUST). 이곳 구내식당에서 홍콩 음식 ‘딤섬’을 함께 들던 교수 3명과 학생 3명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곳 학생들이 대학 이름인 ‘Hongko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에서 ‘Science(과학)’와 ‘Technology(기술)’ 대신 ‘Stress(스트레스)’와 ‘Tension(긴장)’으로 바꿔 부른다는 것이다. 학내 치열한 생활상을 보여주는 우스갯소리다. 하지만 이날 만난 스웨이(史維) 수석 부총장은 “미국 최고 대학 수준에 비하면 이 정도 경쟁으론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KAIST를 롤모델로 1991년 개교한 홍콩과기대는 가장 짧은 시간에 급성장한 대학으로 꼽힌다. 영국 대학평가기관 QS에 따르면 2010년 홍콩과기대는 홍콩대에 이어 아시아 대학 랭킹 2위에 올랐고 세계 대학 랭킹 40위, 과학기술대 랭킹 26위로 세계 명문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 교수도 학생도, 경쟁 또 경쟁 이 대학 학부생의 평균 성적은 ‘B―’이다. A학점을 수강생의 최대 20%밖에 주지 못하는 등 학점 비율을 학사규정으로 못 박았다. 임우영 경제학과 교수는 “A학점을 조금 더 줬다가 학교 측에서 주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학점 인플레이션이 만연한 한국 대학들과 달리 이 대학은 상대평가를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 학생 평가는 거의 상시적이다. 숙제와 중간·기말고사는 물론이고 수업마다 거의 퀴즈를 봐야 한다. 물론 모두 평가에 반영된다. 스 수석 부총장은 “홍콩과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치열하게 경쟁시킨 뒤 대학에선 다소 풀어놓지만 미국은 반대”라며 “홍콩과기대는 미국 시스템으로 운영돼 입학 이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교수에 대한 압박 역시 전방위적이다. 매 학기 학생들은 강의와 교수에 대해 30문항으로 구성된 평가 설문지를 쓴다. 결과는 각 교수에게 통보되고 또 인트라넷에 공개된다. 1996년 이래 모든 평가 결과를 볼 수 있다. 특정 교수의 특정 강의에 대한 만족도를 학기별로 파악할 수 있다. 한 교직원은 “만족도가 낮으면 재임용 심사나 연봉 협상에서 불리하다”고 귀띔했다. 정년이 보장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실적은 연봉 협상의 중요 항목이다. 교수 임용 후 3년 뒤 있는 재임용 평가에서 많을 때는 20% 이상이 탈락한다. ● 세심한 학생관리 경쟁을 강하게 요구하지만 학교와 교수의 학생 배려는 사려 깊고 체계적이다. 신입생은 1년 동안 교양필수로 ‘건강한 삶의 스타일’ 수업을 들어야 한다. 프랑스 유학생 라우리에 이요 씨(여·경영학과)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방법을 배우는 강의”라고 정의했다. 학생을 전담 관리하는 ‘학생사무처’도 있다. 심리학 박사 등 전문 인력이 생활 고민, 진로 및 건강문제 등을 상담한다. 업무 효율을 위해 이 조직 산하에 기숙사와 교내 각종 체육 및 휴식시설 등이 있다. 또 학부별로 차이는 있지만 공대는 교수 1인당 매년 신입생 5명이 배정된다. 교수는 이들과 매주 한 차례가량 ‘현재 이슈’를 가지고 강의 또는 토론한다. 교수가 학생 개개인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 더 넓고 높은 세계로 학교 측은 학생들이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정성을 쏟고 있다. 졸업할 때까지 학부생 3분의 1 이상이 세계 156개 대학에 적어도 한 학기 이상 교환학생으로 다녀온다. 학교 측은 이 비율을 학부생의 50%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상대편 학교도 비슷한 규모의 학생들을 이 대학으로 보낸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다양한 인종의 세계 젊은이들에게 서로를 배우고 협력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 또 학부생을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시켜 실전 경험을 쌓게 하는 ‘학부생 연구 기회 프로그램(UROP·Undergraduate Research Opportunities Program)’도 이색적이다. 다른 대학들을 벤치마킹해 세운 이 대학은 오히려 지금은 세계 대학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한국인인 김장교 공대 부학장은 “1년에 100개 대학 총장이 이 학교에 배우러 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학은 현재 수준에 만족하지 않는다. 토니 찬 대학 총장은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아 “우리의 기적은 계속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홍콩=이헌진 동아일보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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