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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온 가속기, 美설계 표절]‘출처’ 안밝히고 도안-수치 그대로 쓰면 저작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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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온 가속기, 美설계 표절]‘출처’ 안밝히고 도안-수치 그대로 쓰면 저작권 침해

2011.05.19 00:00
국제 소송으로 번질수도 중이온가속기 가속관의 개념설계가 표절이라면 ‘저작권 침해’가 될 소지가 높다. 만약 FRIB 보고서를 작성한 저자가 “KoRIA가 저작물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다면 국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FRIB의 개념설계는 현재 공개된 상태다. 공개된 내용은 누구나 자유롭게 ‘인용’해 사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한다. 출처를 밝히지 않고 도안이나 일부 수치를 그대로 사용하면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된다. 문제가 된 KoRIA 개념설계 보고서에는 FRIB를 인용했다는 부분이 없다. 나종갑 연세대 법대 교수는 “기술 보고서는 저작권 침해를 검증하기 어려워 소송이 걸릴 가능성은 작지만 문구를 그대로 옮겨 썼거나 디자인이 똑같다면 표절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절이 아니라 선진국 과학시설을 ‘벤치마킹(참고)’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국내 최초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건조 책임자인 남상헌 극지연구소 지식정보실장은 “사양이나 배치도처럼 간단한 공개 자료는 출처를 밝히지 않을 때도 있지만 세부 설계에 대한 자료는 제작사의 노하우가 담겨 있기 때문에 출처 없이 사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5980t급 대형 종합연구선을 개발하고 있는 석봉출 한국해양연구원 건조사업단장은 “공개된 자료라도 연구기관에 구두로 허가를 받는 것이 도리”라며 “설계도는 특히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윤재 가톨릭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는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다른 과학자의 연구결과를 그대로 쓰는 것은 과학자 사회에서 통용되는 ‘암묵적 규범’을 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특허 침해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적다. KAIST의 기술 특허를 담당하는 손지원 변리사는 “FRIB 가속관의 일부 기술이 특허로 등록됐다고 해도 특허권은 해당 국가에만 국한된다”며 “우리나라에 특허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특허법상 침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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