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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질환 급증… 원인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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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질환 급증… 원인과 치료

2011.05.23 00:00

최근 국내 대학병원은 정맥혈전증 발생 빈도가 최근 5년 동안(2004∼2008년) 64% 늘었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병은 혈전으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이다. 정맥혈전증은 특히 60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급격히 늘었다. 흔히 혈관을 생명줄로 비유한다. 혈관을 통해 몸 구석구석 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고, 반대로 혈관을 통해 세포에 있는 노폐물이 외부로 배출된다. 혈관이 혈전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 언제 신체 이상이나 발작이 나타날지 모른다. 손에 상처가 났을 때 상처 딱지도 혈전이지만 혈관 속에서 생기면 치명적이다. 혈관 속의 혈전은 몸 곳곳에 침투해 예고 없이 갑자기 나타나므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 우리 몸 곳곳에 침투 혈전은 혈관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생길 수 있다. 그야말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혈전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다. 혈전이 어디를 막을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혈전으로 질병이 유발되는 대표적인 기관은 뇌 눈 심장 폐 다리 등이다.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줄어 뇌 조직이 제 기능을 못한다. 이런 상태가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면 뇌 조직이 죽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데, 이를 ‘뇌경색’이라 한다. 심장동맥이 혈전으로 인해 급성으로 막히면 심장 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죽게 되는 ‘심근경색’이 발병한다. 혈전이 눈에 있는 망막중심동맥을 막으면 ‘망막중심동맥 폐색’이 생긴다. 질환은 대부분 증상 없이 갑자기 생기는데 환자 10명 중 9명은 시력을 잃는다. 동맥 말고 정맥에서도 혈전이 나타난다. 주로 다리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폐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질환이 ‘폐색전증’인데, 예고 없이 생겨 치명적 결과를 낳기도 한다. 허벅지나 종아리 깊숙한 곳의 정맥에 혈전이 생성되면 ‘심부정맥 혈전증’이란 진단이 나온다. 환자들은 대개 한쪽 다리가 부었다 빠졌다를 반복하지만 이를 모르고 지내다가 더 이상 다리의 부기가 빠지지 않으면 병원을 찾는다. 문제는 다리에서 만들어진 혈전은 언제든지 폐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혈전 치료 후에도 다리의 부기가 빠지지 않고 궤양이 생기는 ‘혈전 후 증후군’에 걸릴 수도 있다. ○ 장기간 움직이지 못해도 생겨 혈전이 만들어지는 기전은 크게 두 가지. 혈관벽(내피)이 손상돼 발생하거나(주로 동맥혈전) 혈류의 속도가 떨어질 때(주로 정맥혈전)이다. 동맥혈전은 육류 위주의 식습관, 흡연 등의 생활습관이나 고혈압 복부비만 고지혈증 등이 주요 위험요인이다. 정맥혈전은 무릎이나 엉덩이관절의 인공 관절수술, 석고붕대나 질병 등으로 장기간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 암 환자가 대수술을 받는 경우에 생긴다. 폐색전증으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이 생기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적절한 예방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동맥혈전질환이 발생하면 혈액 공급을 신속히 정상화시키기 위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 제거술이나 스텐트 삽입술, 관상동맥 우회술 등을 시도한다. 이와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하는데 혈전용해제, 항응고제, 항혈소판제를 쓴다. 정맥혈전질환이 발생하면 대부분 항응고제만으로 치료되지만 저혈압 혹은 심장 기능 이상을 동반한 폐색전증이 동시에 발생하면 혈전용해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동맥혈전질환을 예방하려면 고지혈증 치료, 고혈압 조절, 식습관 개선, 금연 등이 가장 중요하다. 정맥혈전증 치료에는 혈전 발생 고위험군을 선별한 뒤 약물을 이용한 예방요법을 쓰거나 압박스타킹 착용 등을 통한 물리적 예방요법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동맥혈전에 주로 사용되는 항혈소판제(아스피린 등)가 일부 환자군에서 오히려 혈전을 유발하는 경우도 나타나 이를 개선한 약제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동맥 및 정맥혈전증에 사용되는 항응고제(와파린 등)를 복용할 때는 자주 혈액검사를 해야 되고 청국장 시금치 등 비타민 K가 함유된 음식을 피해야 한다. 최근엔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경구용 항응고제인 자렐토 등이 나왔다. 김양기 순천향대병원 혈전클리닉 교수는 “혈전질환은 예고 없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의심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동아일보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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