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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게임중독…머릿속 “뱅뱅” 수업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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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게임중독…머릿속 “뱅뱅” 수업은 “뒷전”

2007.12.07 14:05
본보-연세대 연구팀 서울 초등6학년생 설문조사 지난달 29일 서울 은평구 갈현초교와 선일초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C PC방. 오후 2시가 넘어서자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이 삼삼오오 모여들더니 어느새 전체 좌석 67개 중 24개를 차지하고 앉았다. 이들이 주로 하는 게임은 적을 여러 무기로 제압하는 슈팅게임인 ‘서든어택’. 화면 전체가 피로 물드는 이 게임은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이 매겨져 있지만 초등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로 게임에 접속했다. 현란한 그래픽과 실제 상황을 연상케 하는 사운드 사이로 적에게 공격을 받은 학생들의 욕설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의 김남희(28·여) 간사는 지난달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게임 중독 예방교육을 하던 도중 학생들의 그림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게임의 이미지를 자유롭게 표현하라고 하자 5학년 남학생 18명이 한결같이 머리가 잘려 나가고 목에서 피가 솟구치는 등의 소름 끼치는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 세계 1위인 한국은 게임 중독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학계에선 초등학생 10명 중 1.5명이 게임 중독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동아일보와 연세대 ‘온라인게임의 병리적 사용 연구팀’은 서울지역 7개 초등학교 6학년생 12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109문항) 결과를 바탕으로 아동 게임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심리적 요인을 찾아냈다. 연세대 교육대학원 김은주 교수와 언론홍보영상학부 김주환 교수,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학업효능감(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믿음), 부모와 자녀의 관계, 정신의학적 문제 등이 게임 중독 성향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게임 시작 시기와 게임 통제가 게임 중독 좌우 연구팀의 분석 결과 초등학교 남학생은 게임 시작 시기가 빠를수록 게임에 중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남학생의 80.7%는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게임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6.9%의 남학생은 초등학교 입학 전 이미 게임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학생은 부모가 게임을 못하게 통제할수록 게임 중독 성향이 강해지는 ‘통제의 반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김은주 교수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실내 놀이문화가 빈곤하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부모와의 관계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남자 아동에게 다양한 놀이문화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최대한 온라인게임을 접하는 시기를 늦춰야 하고 여자 아동에겐 게임에 있어 자기결정권(자율성)을 높여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또 남학생의 주말 게임 이용 시간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평일 평균 게임 이용 시간은 남학생이 61.03분, 여학생이 41.85분으로 20분 정도 차이가 나는 반면 주말 평균 이용 시간은 남학생이 120.57분으로 여학생(69.45분)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신 교수는 “게임 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게임 이용 시간이 길어지고, 게임 이용 시간이 길수록 학습능력과 통제력 상실 등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게임 중독 여학생이 더 ‘위험’ 이번 연구 결과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게임 중독으로 인한 우울증이나 주의력 결핍, 불안 등 정신의학적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석, 가출, 음주, 흡연 등 비행 문제와 게임 중독 간의 상관관계에서도 여학생은 게임 중독 성향이 강할수록 비행 문제가 많이 나타났으나 남학생은 게임 중독과 비행 문제 간에 특별한 연관이 없었다. 신 교수는 “게임 중독인 남학생은 게임에 완전히 몰입해 비행을 저지를 시간조차 없는데, 여학생은 게임 중독과 비행이 맞물려 일어나고 있다”며 “그만큼 게임 중독과 관련해서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 중독 성향과 학업효능감도 상관관계가 매우 높았다.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할수록 게임에 더 몰입하게 된다는 것. 공부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학업효능감은 미래의 학업능력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김은주 교수는 “게임 중독 성향이 강한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게임을 끊도록 강요하기보다는 자신이 학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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