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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뇌 크기, ‘밥통’ 크기와 관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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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5일 00:00 프린트하기

‘거대한 뇌와 작은 소화기관’ 사람의 생물학적 구조를 요약한 표현이다. 인간의 뇌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생물종인 유인원보다 3배 크다. 이렇게 큰 뇌를 유지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소화기관의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이를 ‘비싼 조직 가설’(expensive tissue hypothesis)이라고 한다. 비싼 조직 가설은 1995년 영국 런던대 인류학자 레슬리 아이엘로와 리버풀대 피터 휠러가 제안한 것으로 인간 형태의 변화에 대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서 비싼 기관은 뇌나 심장, 콩팥, 간, 소화기관 등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관을 말한다. 인간은 더 큰 뇌를 가지기 위해 소화기관의 크기를 줄여서 에너지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이론을 뒤집는 주장이 11월 9일자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실렸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영장류 연구자들은 비싼 조직 가설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며, 인간의 뇌가 소화기관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취리히대 안나 나비레트 교수는 동물원과 박물관에 보관 중인 동물 사체 수백 개를 조사했다. 뇌 크기와 소화기관 크기를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큰 뇌를 갖고 있는 포유류도 어느 정도 큰 소화기관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뇌 크기 커진 이유가 반드시 소화기관이 줄었기 때문은 아닌 것이다. 연구팀은 뇌 크기를 지방을 뺀 체중과 비교했다. 뇌 크기는 다른 기관의 크기와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비해 지방을 더 많이 축적하는 동물종일수록 뇌 크기가 작았다. 몸에 지방이 많으면 무게 자체가 늘어나 움직일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뇌를 크게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논문의 수석저자인 카린 이슬러 연구원은 “선사시대 인간들이 일년 내내 영양분이 많은 음식(고기 등)을 먹으면서 뇌에 에너지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졌을 것”이라며 “이동과 성장, 번식 등에 쏟는 에너지를 조정해 뇌로 보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특히 중요한 점은 공동으로 아이를 양육하면서 공동체 전체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게 됐다”며 “공동양육은 인간의 뇌 크기를 확대하고, 종의 번식을 도왔다”고 덧붙였다.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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