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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매몰 돼지 4500마리 골프장 짓는다고 파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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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매몰 돼지 4500마리 골프장 짓는다고 파헤쳐

2011.11.22 00:00
[동아일보] 이천서 트럭 4대분량 걷어내… 침출수 유출 우려 작년 11월 매몰… ‘3년 지나야 용도 변경’ 안지켜 市 “지난달 바이러스 검출 안돼 허가한 것” 해명

경기 이천시에서 구제역으로 도살처분한 뒤 땅에 묻은 돼지 4500마리의 사체를 골프장 공사를 위해 1년 만에 다시 꺼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의 한 골프장 공사 용지. 돼지농장이던 330m²(100평) 남짓한 이곳은 지난해 11월 구제역이 발생해 도살처분한 돼지 4500마리가 묻혀있던 곳이지만 이날 오전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몰려와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사체는 흙 속에서 썩지 않고 있어 역한 냄새를 풍겼다. 해가 지기 직전까지 덤프트럭 4대 분량의 흙을 걷어냈다. 굴착기가 땅을 파낼 때마다 아직 채 썩지도 않은 돼지 사체가 그대로 달려 올라왔다.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냄새는 더 역해졌다.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르면 구제역 가축 등을 매몰한 토지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3년이 지나야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측은 “구제역 침출수 유출 우려가 있어 부득이하게 매몰지 이전이 필요하거나 도로를 놓는 등 대규모 공사가 필요한 경우 농식품부, 환경부 장관의 협의하에 매몰지 용도 변경을 허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돼지 사체가 매몰된 이 땅이 1년도 안 돼 파헤쳐진 이유는 이곳에 새 골프장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공사를 허가한 이천시 측은 “올해 7월부터 이 용지를 포함한 인근에 골프장을 개설하려 한 땅 주인이 시에 줄기차게 요구해와 타당성 검사를 통해 허가를 내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천시는 침출수와 토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를 체크해 문제가 없다는 결과와 함께 중앙정부에 승인을 신청했고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천시 측은 “시가 해당 용지에 대해 지난달 보건환경연구원의 토양 검사를 거친 결과 병원성 세균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익적 목적이 아닌 골프장 조성을 위해 침출수 유출 등의 우려가 있고 민원이 발생할 수 있는 공사를 허가한 것을 두고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파헤쳐진 흙은 다시 묻는 대신 바로 옆 지상에 별도 콘크리트 공간을 만들어 보관하고 있었다. 현장 주변에는 낮에 파낸 흙더미가 그대로 쌓여있었다. 흙더미 속에는 아직 채 썩지 않은 돼지 사체도 눈에 띄었다. 인근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주민 A 씨는 “작년 겨울 구제역 때문에 고생했던 생각을 하면 아직도 끔찍한데, 흙 속에 묻혀있던 돼지 사체를 다시 무분별하게 벌여놓은 걸 보니 기가 막히다”며 “내가 기르는 소까지 다시 구제역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돼 잠이 오질 않는다”고 했다. 이천=김성규 동아일보 기자 sunggyu@donga.com   김지현 동아일보 기자 jhk85@donga.com   김윤종 동아일보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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