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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유령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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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유령 이론

2007.06.05 11:25
사람들이 목격했다는 유령의 모습은 갖가지다. 억울한 일로 피살당한 처녀귀신이 있는가 하면, 텅빈 방에서 괴기스런 소리를 내는 유령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유령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확보한 적은 한번도 없다.치마를 입은 하얀 맨발. 그리고 천천히 학교 건물을 향해 나아간다. 물괸 운동장을 철벅철벅 걷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그래 갠 틀림없이 죽었지. 근데 여기 있어. 계속 학교를 다니고 있었어.(사례1) 1967년 11월. 독일 로젠하임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난데없이 전구가 폭발하고 여러대의 전화가 동시에 울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이 원인을 조사했으나 전원장치와 전화국에서 기술적 하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갓 입사한 여비서가 걸어다니는 장소마다 전구가 심하게 흔들린 사실이 확인되었다.(사례2) 런던의 볼리 목사관은 영국에서 유령이 가장 많이 나온 집으로 소문이 났다. 처음 살았던 목사는 수녀의 귀신을 보았다고 했으며 그 다음에 거주한 목사들은 괴기스러운 소리들을 들었노라고 말했다. 1939년 볼리는 불이 나서 망가졌다.(사례3) 유령 경험한 사람 많다 (사례1)은 1998년 여름 개봉되어 1백만 관객을 돌파한 공포영화 ‘여고 괴담’ 시나리오의 한 대목이다. 귀신이 등장하는 영화가 여름 극장가에서 흥행의 보증수표임을 재확인해준 문제작이다. 동양권에서는 죽은 혼백(넋)을 귀신이라 한다. 사람이 죽으면 혼과 백이 영원히 분리된다. 혼은 양기이고 백은 음기이다. 혼은 정신이고 백은 육체이다. 사람이 죽으면 혼은 기체처럼 곧바로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백골로 변해 땅으로 돌아간다. 혼백의 유리는 죽음에 즈음해서 뿐만 아니라 피로하여 녹초가 되거나 잠을 자는 동안에도 일어난다. 다시 말해서 유령(apparition)은 죽은 사람은 물론이고 살아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나타난다. 초심리학에서 관심을 갖는 유령은 위기유령, 재현유령, 공동유령의 세종류이다. 위기유령(crisis apparition)은 정서적으로 가까운 사람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 모습이 영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살아있는 사람의 유령이므로 대개 한번 나타난다. 재현유령(recurrent apparition)은 특정한 곳에서 수시로 나타나는 죽은 사람의 혼령이다. 흔히 고스트(ghost)라고 불리는 망령이다. 공동유령(collective apparition)은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나는 생자 또는 망자의 넋이다. 유령의 체계적 연구는 19세기 말 영국 심령연구학회(SPR)에 의해 최초로 시도되었다. 5천7백명에게 위기유령에 관하여 질문한 결과를 묶어 1886년 ‘생자의 유령’이라는 책을 펴낸다. 이어서 1889년 SPR은 1만7천명을 대상으로 유령 경험을 조사한다. 9.9%(1,684명)가 위기유령이나 재현유령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물론 공동유령을 경험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와 유사한 조사가 프랑스, 독일, 미국에서 실시되었는데 2만7천3백29명 중 11.96%가 유령 경험을 털어놓았다.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1980년대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죽은 사람의 유령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이 극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성인의 42%, 과부의 67%가 영상(78%), 소리(50%), 촉감(21%), 대화(18%) 등으로 재현유령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양각색의 유령 이론 유령에 관한 이론은 많지만 모든 종류의 유령을 만족스럽게 설명한 것은 아직 없다. 유령의 존재를 믿건 믿지 않건 대다수가 인정하는 이론은 유령을 정신적 환각(hallucination)으로 간주하는 설명이다. 환각은 대응하는 자극이 외부에 없음에도 사막의 신기루처럼 그 것을 실재하는 것으로 지각하는 심리적 상태이다. 초심리학자들이 선호하는 대표적 환각 이론은 SPR 창립자들의 텔레파시 이론이다. 위기유령은 죽음이 임박한 친지와 텔레파시로 접촉할 때 생기는 환각이라는 주장이다. 사람의 뇌는 죽음의 위기에 직면한 순간 최후의 생존 시도로서 멀리 떨어진 친지에게 마음으로 상황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나타나는 위기유령은 텔레파시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재현유령이나 공동유령은 텔레파시에 의해 발생된 환각으로 보기 어렵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 사이에 텔레파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망자의 동일한 유령이 여러 차례(재현유령) 또는 많은 사람에게(공동유령) 나타나는 까닭을 설명하기 위해 일부 초심리학자들은 슈퍼 초감각적 지각(super-ESP) 개념을 동원한다. 슈퍼 ESP는 초심리학 실험실에서 발견되는 전형적인 ESP보다 훨씬 강력한 심령능력을 뜻한다. 슈퍼 ESP로 유령을 설명하는 학자들은 두가지 색다른 주장을 제안한다. 하나는 무서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의 전말이 훗날 사람들의 심령에 의해 입수될 수 있는 형태의 정보로 일정 장소에 스며든 것이 유령이라는 주장이다. 가령 처녀귀신이 특정 장소에 계속 나타나는 까닭은 그 곳에서 피살 당한 처녀의 억울한 마음이 서려있기 때문이라는 식의 설명이다. 다른 하나의 설명은 환각으로 유령을 본 첫번째 사람이 받은 충격과 공포감이 해를 거듭할수록 메아리치듯 울려퍼지면서 여러 사람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유령이 출몰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두가지 슈퍼 ESP 해석은 유령이 오로지 살아있는 사람의 심령능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다른 초심리학자들은 유령을 사람이 죽은 뒤에도 존재하는 영혼이나 의식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른바 무형존재 이론(discarnate-entity theory)이다. 사람이 죽어 육체가 땅으로 돌아가더라도 영혼은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유령으로 지각된다는 이론이다. 슈퍼 ESP 해석과는 달리 유령이 생자보다는 망자로부터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다. 어쨌거나 두가지 설명은 모두 순전히 추측에 불과할 따름이다. 대부분의 초심리학자가 동의하는 유령이론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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