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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손님 독수리 ‘먹이주기’ 논쟁… 탐방객 모으는 효자! AI 퍼뜨리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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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손님 독수리 ‘먹이주기’ 논쟁… 탐방객 모으는 효자! AI 퍼뜨리면 어쩌나?

2012.01.14 00:00
[동아일보] 어떻게 할까요? 겨울손님 독수리 ‘먹이주기’ 논쟁

최근 강원도 일원에 독수리가 급증하면서 ‘독수리 먹이 주기’에 대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독수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찬성 측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우려된다는 반대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3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와 강원 철원군에 따르면 현재 철원평야에 총 900마리의 독수리가 서식하고 있다. 개체 수가 지난해(400마리)보다 갑절 이상 늘었다.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243호인 독수리는 중국 북부와 몽골에서 살다가 10월이 되면 철원, 고성, 경기 파주 등지로 내려온 후 이듬해 2, 3월 고향으로 돌아간다. 독수리 개체 수 증가는 철원군뿐만이 아니다. 문화재청 조사 결과 전국 독수리 개체 수는 1989년 약 100마리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들어 급증해 2002년 1600마리, 2004년 3300마리, 2009년 4200마리로 증가했다. 올해는 5000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철원, 파주 등지에는 독수리 수십 마리가 들녘에서 배회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독수리가 급증한 것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철원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10년 전부터 독수리에게 각종 먹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춘기 한국두루미보호협회 철원군지회장은 “철원군을 대행해 일주일에 닭 300마리 분량의 독수리 먹이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수리는 동물의 사체를 먹기 때문에 철원군 일대 육가공업체나 축산농가에서도 동사한 닭이나 고기 부산물을 쓰레기로 처리하기보다는 독수리 먹이로 활용하고 있다.

먹이를 주는 이유는 독수리 떼를 하나의 지역 관광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실제 최근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 일대에는 독수리 떼를 보기 위해 하루에 100명 이상의 탐방객이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식당과 숙박업소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문화재청도 11일 주식회사 하림과 협약을 맺고 독수리 먹이로 닭고기 20t을 매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 독수리가 AI를 확산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에 먹이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늘어난 독수리들이 양계장 주변으로 모여들어 닭의 사체를 먹는 과정에서 AI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철새의 몸에 인공위성추적기를 부착해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AI가 발생한 축사 주변에는 야생조류 접근이 많았다. 또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에서 AI에 감염된 30대 남성이 사망한 만큼 독수리가 중국에서 발생한 AI 바이러스를 국내로 유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지역 주민들도 “독수리로 인해 AI 감염이 발생해 확산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독수리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라도 함부로 먹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조류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왔다. 전 세계 독수리가 총 2만 마리에 불과한 상황에서 한국에 서식했던 독수리의 자생력이 떨어지면 독수리의 멸종을 가속화한다는 얘기다. 채희영 철새연구센터장은 “지난해 구제역으로 독수리에게 줄 동물 사체가 부족해지자 독수리들이 아사(餓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독수리의 자생력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보존 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종 동아일보 기자 zozo@donga.com   허자경 동아일보 인턴기자 고려대 경제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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