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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방울 안마신 15세 내아들, 이미 알코올중독 덫에 걸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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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방울 안마신 15세 내아들, 이미 알코올중독 덫에 걸렸다니…

2012.02.10 00:00

부모라면 누구나 자식이 자신의 좋은 점만 닮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그렇지만 세상사 마음대로 되는 게 없다. 좋은 점뿐만 아니라 닮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까지 똑같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은 알코올중독에 걸린 부모를 둔 자식들이 일반인보다 알코올중독에 걸리기 쉽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알코올중독자가 있다면 자식은 이전에 술을 한 번도 마시지 않았더라도 이미 뇌가 술을 ‘술술’ 받아들이게끔 변형됐다는 것이다. ● 알코올중독자 자녀 뇌도 변형 미국 오리건 건강과학대 심리학 및 행동 뇌신경과학과의 보니 네이절 교수팀은 알코올중독 가족력이 있는 청소년 18명과 일반 청소년 13명에게 ‘휠 오브 포천’이라는 배당률 게임을 시켰다. 이 게임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을 선택하면 지급받는 돈이 적어지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실험하는 동안 의사결정이나 자제력을 발휘할 때 움직이는 전(前)전두엽과 소뇌의 반응 차이를 보기 위해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참가자들의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알코올중독 부모를 둔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보다 전전두엽과 소뇌의 활동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상 취해 있는 알코올중독자의 뇌처럼 이들의 뇌도 자제력과 판단력을 발휘하는 데 취약하다는 의미다. 실험 참가자들의 나이가 태어나서 한 번도 술을 마셔본 적이 없는 13∼15세다. 이들의 뇌가 이렇게 된 것은 유전 때문에 뇌 자체가 술을 잘 받아들이도록 알코올중독자의 뇌로 변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전전두엽과 소뇌의 기능이 떨어지면 술에 대한 억제력이 떨어지고 술을 끊겠다는 긍정적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알코올 남용이나 의존성이 높아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를 통해 알코올중독자 가족력 청소년의 뇌는 이미 일반인과 다른 뇌신경학적 위험 인자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이러한 인자가 있는 환자들은 따로 관리해 치료법을 다르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는 “알코올중독은 유전적인 요인이 60%, 환경적인 요인이 40% 정도로 유전적인 요인이 큰 편”이라며 “다른 집으로 입양돼 멀리 떨어져 산 일란성 쌍둥이를 추적 조사했더니 모두 알코올중독에 걸렸다는 연구도 있다”고 덧붙였다. ● 임신 7∼12주의 음주, 치명적 임신 중 엄마가 먹고 마시는 것은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술을 마시면 안면기형을 동반한 태아알코올증후군이 올 위험이 매우 높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은 임신부의 음주로 인해 태아에게 나타나는 신체적 기형과 정신적 장애를 말한다. 이 병에 걸린 태아의 얼굴은 인중이 짧고 코가 낮고 짧으며 눈이 작다. 이 외에도 심장 기형, 소뇌증, 척추 기형이 나타나고 주의 집중 이상, 과잉 행동, 지각 이상 등 정신적 장애가 나타난다. 특히 임신 7∼12주에 술을 마시면 태아알코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소아청소년과의 하루나 펠드먼 박사가 1978∼2005년 캘리포니아에 사는 여성 992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 음주 패턴과 알코올 흡수 시점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임신 7∼12주에 매일 술을 한 잔씩 마실 경우 코와 윗입술 사이의 인중이 평평한 기형이 나타날 위험은 25%, 윗입술이 비정상적으로 얇아질 가능성은 22%씩 높아졌다. 또 정상보다 머리가 작을 가능성도 12%, 저체중 위험 16%, 조산 가능성은 18% 높아졌다. 반면 임신 1∼6주는 7∼12주에 비해 태아알코올증후군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아이를 낳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유산하거나 사산한 경우는 포함하지 않았다”며 “임신 1∼6주라고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이때는 음주로 인해 유산이나 사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 결과들은 ‘알코올중독: 임상-실험연구’ 4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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