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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신범철]北 ‘광명성 3호’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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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신범철]北 ‘광명성 3호’의 불편한 진실

2012.03.27 00:00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선언 이후 자주 접하는 질문은 둘로 나뉜다. 하나는 ‘왜 이 시점에서 쏘느냐’ 하는 원인적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솔직히 인공위성이면 괜찮은 것 아닌가’ 하는 반응적 측면이다. 발사비용은 北주민의 몇달치 양식 북한 지도부는 이번 ‘광명성 3호’ 발사를 결정하며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4월 15일 강성대국 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인 체제 선전이 필요한데 막상 내세울 만한 업적이 없기 때문이다. 장거리 미사일을 선택한 것은 나름 영리한 판단이다. 2009년 4월 중국은 북한의 ‘광명성 2호’ 발사를 인공위성 발사로 인정한 적이 있다.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와 ‘2·29 미북 합의’ 위반인 만큼 미국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당장 손해 볼 것은 영양 지원 24만 t뿐이고 이 역시 핵문제에 성의를 보이면 훗날 다시 지원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벌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운운하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북한 주민들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의 기본은 주민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체제 안정에도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그런데 하는 짓을 보라. 인공위성이든 장거리 미사일이든 발사에만 수억 달러가 든다. 김일성 생일 100주년 행사에 드는 비용도 그에 못지않다. 굶주리는 주민 전체가 몇 달을 먹을 수 있는 돈을 하늘로 쏘아 올린다? 지도자로서 자질과 양식이 있다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국내적으로는 ‘인공위성이면 괜찮은 것 아니냐’는 말이 들린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설명은 듣기 싫어하면서도 ‘인공위성’이란 말은 쉽게 와 닿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 또 어떤 이들은 장거리 미사일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기에 우리와는 별 상관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를 주장하기에는 너무 많은 실수를 했다. 특히 과거 두 차례 핵실험이 장거리 미사일임을 증명한다. 2006년에는 7월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10월에 핵실험을 했다. 2009년에도 4월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5월에 핵실험을 했다. 핵무기를 운반하기 위한 장거리 미사일이 아니고 인공위성 발사라면 왜 핵실험과 연계해야 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장거리 미사일은 미국을 겨냥한다는 주장 또한 틀린 말이다. 왜 미국을 겨냥할까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한반도 유사시에 미국의 전시 증원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우리에 대한 공격이 그 전제에 깔려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북한의 거짓에 대한 분노가 아니며 뼈저린 반성이어야 한다. 북한은 ‘외세의 힘을 빌리고도 두 번이나 인공위성 발사에 실패한 바보’로 우리를 조롱하고 있다. 솔직히 부끄럽다.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이면서도 과학기술 발전과 국가 안보에 얼마나 투자하고 노력해 왔는가. 똑똑한 젊은이들이 의대와 로스쿨로 향하면서 젊은 과학자는 줄어들고, 군 기지를 옮기라고 하면서도 막상 필요한 기지는 못 짓게 하고, 정말 ‘불편한 진실’투성이다. 과학자 기피하는 남한도 반성해야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은 하나뿐이다. 김정은과 그 측근들에게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들에 의해 ‘정권 교체’를 당할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과의 외교적 협력도 이런 구도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행히 중국 후진타오 주석도 우려를 표명하며 북한에 발사 중단을 촉구했다. 그간 키워온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켜야 한다.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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