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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새의 멸종은 ‘가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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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새의 멸종은 ‘가뭄’ 때문?

2012.04.02 00:00
도도새는 인간 때문에 멸종한 새로 잘 알려져 있다. 칠면조 크기의 이 새는 날개가 짧아서 날지 못하다보니 사람에게 잡아먹히기도 쉬웠다. 특히 16세기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선원이 도도새의 서식지인 아프리카 동쪽 모리셔스 섬에 도착하면서부터 개체수가 급격히 줄기 시작해, 1663년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 이 때문에 현재 ‘도도새’라는 이름은 ‘인간으로 인한 멸종’의 상징처럼 쓰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연구진이 도도새가 인간으로 인해 멸종되기 이전에도 이미 한 번 떼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스미소니언자연사박물관의 고생물학자인 한네케 메이제(Hanneke Meijer) 박사팀은 도도새가 4200년 전 극심한 가뭄 때문에 대량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자연과학(Naturwissenschaften)’ 3월호에 발표했다. 메이제 박사팀은 모리셔스 섬에서 ‘꿈의 호수’라고 불리는 질퍽한 늪을 조사했다. 이 지역은 2005년에도 도도새와 멸종된 큰 거북을 비롯한 각종 야생생물의 유해가 대량으로 발굴된 곳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천 년 전에 이 지역에는 작은 호수가 있어 섬의 다른 지역처럼 건조하지 않았다. 여기서는 식물의 씨앗이나 곤충, 박쥐, 달팽이 같은 작은 생물 화석도 발견돼 오래 전 생태계를 짐작케 한다. 화석으로 발견된 박쥐와 노래하는 작은 새, 도도새와 큰 거북 등의 화석 등의 탄소 연대를 측정한 결과 이들은 대부분 4200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도도새와 큰 거북은 4235년 전부터 4100년 전 사이에 존재했다는 게 연구팀의 예상이다. 이 시기는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안데스 등 세계 다른 지역에 가뭄이 강타한 기간과 대략 일치한다. 메이제 박사는 “다른 연구자에게서 구한 화석까지 포함해도 화석 4분의 3 이상이 발과 다리 밖에 남지 않았다”며 “하지만 화석에는 포식자에 의해 뜯어 먹힌 흔적 없이 뼈의 모든 요소가 잘 보존된 채 노출돼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다리와 뼈 흔적이 많이 남은 것을 근거로 "도도새가 물을 찾아가는 길에 진흙에 빠져 죽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가뭄으로 때문에 물을 찾기 힘든 모리셔스 섬에서 호수를 찾아 올라온 도도새는 진흙 평원을 건너서 물에 가려고 했는데, 그만 진창에 빠져버린 발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그대로 죽고 말았다는 설명이다. 메이제 박사는 “도도새의 위쪽 부분은 자연에 노출되면서 풍화되고 분해됐지만, 다리는 진흙에 묻혀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보존될 가능성이 높다”며 “모리셔스 섬의 가뭄이 지속되는 1세기 동안 약 2헥타르(ha) 정도로 넒은 꿈의 호수에 빠져 죽은 도도새는 3만 4000여 마리, 큰 거북은 3만여 마리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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