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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오세정]과학 선진국 되려면 해외두뇌 영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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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오세정]과학 선진국 되려면 해외두뇌 영입하라

2012.04.06 00:00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한 국가의 경쟁력은 국토 면적이나 천연자원 매장량보다는 얼마나 유능한 인재가 있느냐로 결정된다는 사실은 상식에 속한다.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한 산유국이나 일부 아프리카 국가보다 내세울 부존자원이 없는 싱가포르나 스위스 같은 나라들이 더 잘살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언급하듯이 교육을 통해 인적 자원을 잘 양성해 성공한 경우다. 하지만 과거 우리의 성공을 가능케 한 국가의 인재확보 시스템이 이제는 대내외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총체적으로 고장 나 있어 미래의 국가 발전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고장 난 인재확보 시스템의 대표적 예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회의원 선거를 들 수 있다. 각 당이 공천 과정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지만 국민의 눈에 감동할 만한 후보자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비례대표 후보 공천에서 원래 취지대로 사회 각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했다기보다 정치적 안배에 그친 인상이다. 게다가 선거 과정에서도 좋은 인재를 뽑는다는 인식보다 정파적 이해관계와 편 가르기가 기승을 부리는 듯한 것은 유감스럽다. 앞으로 4년간 사회를 이끌어 갈 정치 엘리트를 뽑는 과정인데 제대로 된 인재확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국회의원뿐 아니라 법관 고위공무원 외교관 등 전통적인 사회 엘리트를 양성하고 선발하는 과정도 크게 흔들리고 있음이 최근 여러 사건에서 드러났다. 인기직종 ‘과잉 기득권’ 제어해야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고 확보하는 데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의·치대와 법대로 쏠리는 현상은 오래전부터 지적됐지만 아직도 의미 있는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얼마 전 통계청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수입이나 안정성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3분의 2를 넘은 반면 보람과 자아 성취, 발전 장래성 등을 꼽은 사람은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외재적 가치가 내재적 가치를 압도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과 안정성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의사나 법조인이 최고 인기 직종으로 부상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물론 이처럼 외형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세태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가 시스템이 사회적 인력 수급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일부 직업군의 과도한 기득권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어 더욱 문제다. 우수 학생들의 편중 현상으로 심각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이공계를 포함한 일부 직종의 경우 국내에서 인재를 조달할 수 없다면 이제는 외국의 인재를 수입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가 됐다.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시작했을 때 선진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외국 기술자와 재외 한국인 과학기술자를 유치했고, 유치 과학자들은 지금 우리 기업들이 세계를 상대로 당당히 기술 경쟁을 할 수 있는 초석을 놓았다. 그러나 요즘은 재외 과학자, 특히 중견 과학자 영입에 상당히 소극적이다. 국내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고 과거 일부 영입 과학기술자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낸 탓도 있겠지만, 국내 과학기술계가 그동안 쌓아놓은 기반을 놓치기 싫어하는 정서도 작용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이지만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는 분야도 있고, 외국 유명 과학자와 힘을 합치면 당당히 세계를 장악할 수 있는 분야도 있다. 이런 분야에는 재외 과학자의 영입을 적극 추진해야 하지만 그 분야의 과학자들이 오히려 소극적이다. 미국이나 독일 등 내로라하는 과학 선진국들도 필요할 땐 외국 학자들을 과감히 영입하는데, 우리가 이처럼 소극적인 자세를 가져서는 진정한 과학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 해외인재 파격대우로 유치 다행히 최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이공계 핵심 인재 10만 명 양성을 주장하고 나섰고, 정부도 이공계 르네상스 계획과 두뇌귀환(Brain Return-500)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중국은 이미 ‘첸런(千人)계획’ 등을 내세우며 이공계뿐 아니라 금융계 등 여러 분야의 해외 인재를 파격적인 대우로 유치하고 있고, 싱가포르 독일 심지어 이스라엘까지 국내외 핵심 인재 양성과 확보에 발 벗고 나섰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꼭 필요한 사회 각 분야의 인재 양성과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 우선 과거의 기득권 때문에 심각하게 왜곡돼 있는 국내의 인재양성 시스템을 대폭 손질하고, 더불어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 정부 학계 산업계가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세정 객원논설위원·기초과학연구원장 sjoh@mulli.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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