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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왜 여전히 혐오의 대상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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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왜 여전히 혐오의 대상이 되나?

2012.04.09 00:00
1999년에 나온 영화 ‘아메리칸 뷰티’에는 동성애를 경멸하는 해병대 출신 프랭크 피츠 대령이 등장한다. 피츠 대령은 동네로 이사 온 게이 커플을 혐오하고, 아들이 동성애자로 오인받을 만한 행동을 하자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옆집 남자에게 키스를 한다. 동성애를 경멸했던 대령 자신도 동성애자였던 것이다. 영국 에섹스대 심리학부 네타 웨인스타인 박사팀은 억압적인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들의 경우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인격과 사회심리학’(Personality and Socialpsychology) 4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89명의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외부에 드러내는 성정체성과 실질적인 성정체성의 차이를 측정하고 부모에게 어떤 방식으로 양육됐는지를 설문 조사했다. “나는 아버지(어머니)와 함께 있으면 어떤 부분에서는 억압되고 통제된다고 느낀다”와 같은 문항에 1부터 7까지 수치를 매기는 식으로 부모의 양육방식이 자율적인지 억압적인지를 점수로 매기고, 동성애 혐오 성향을 묻는 문항들에도 점수를 내도록 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의 아버지가 자율성을 강조하는 성격일수록 외부에 드러내는 성정체성과 실질적인 성정체성이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스스로 이성애자라고 말하면 실제로도 이성애자였고 동성애자라고 인정하면 동성애자였단 얘기다. 반대로 아버지가 억압적이면 실제로는 동성애 성향을 보이면서도 다른 사람에게는 이성애자라고 말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양육방식은 성정체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181명의 미국과 독일 대학생을 대상으로 외부에 드러내는 성정체성과 실제 성정체성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동성애 혐오와 관련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설문지에 범죄 상황을 제시하고 은연중에 범죄자가 동성애자인지 아닌지를 드러냈다. “철수는 영수와 세 번째 데이트를 하러 가는 길이다. 철수는 운전 중에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밤 재밌는 일이 벌어질 거라고 말했다. 그때 경찰관이 속도 위반과 운전 중 통화 사실을 지적하며 철수의 차를 불러세웠다.”는 식이다. 실험 참가자들은 철수에게 50달러에서 500달러까지 벌금을 매길 수 있다. 분석 결과 외부에 드러내는 성정체성과 실질적인 성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실험참가자일수록 동성애자 범죄자에게 높은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 높은 동성애 혐오 성향을 보인 것이다. 웨인스타인 박사는 “부모가 다른 사람의 성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자란 자식은 부모에게 거절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억압한다”며 “이를 1939년도에 프로이트가 제시한 ‘방어기제’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에 드러내는 성정체성과 실제 성정체성이 다르다는 사실에 불안함을 느껴 다른 동성애자들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동성애를 조롱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동성애자를 보며 위협의 감정을 느끼는 희생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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