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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이 줄어들면 언어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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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이 줄어들면 언어도 사라져

2012.05.14 00:00
아프리카에서는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지식이 말로 전달되기 때문인데, 이는 ‘언어는 곧 문화’라는 등식으로 볼 수 있다. 즉, 언어가 사라지면 언어를 이루고 있는 문화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50년 후에는 지구상 동식물 종의 1/4이 사라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사라지고 있는 동식물 보호를 위해 전 세계 158개국 대표들은 1992년에 생물다양성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르면 토착 언어 사용자 수와 언어다양성 현황을 조사해 ‘생물다양성 목표 지표’를 발표하도록 돼 있다. 이는 생물다양성과 언어다양성이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대 건축조경학부 래리 고렌플로 박사팀은 생물다양성이 높은 곳과 언어다양성이 높은 곳이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7일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글로벌 매핑 인터내셔널’의 2010년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6900여 개 언어의 절반 이상인 4824개 언어가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인 동멜라네시아 섬과 뉴 기니 등지에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면적의 24%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 언어의 70%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언어다양성과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호주 북쪽에 있는 뉴 기니였다. 그러나 뉴 기니를 제외하더라도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에서 전 세계 언어의 56%가 사용되고 있어 언어다양성과 생물다양성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생물다양성과 언어다양성이 일치하는 현상에 대해 유럽식 문화가 전 지구적으로 퍼져나간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유럽인과 유럽산 작물, 유럽의 질병, 언어가 퍼져나가면서 다른 지역에서 생물다양성과 언어다양성이 함께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과 기후가 비슷한 지역을 중심으로 퍼져나갔기 때문에 생물다양성과 언어다양성이 높은 열대지방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동식물이 멸종하는 속도가 1000배 이상 빨라졌으며, 지난 35년 간 아메리카 대륙의 언어가 60% 이상 소멸됐다는 결과가 있다”며 “이번 세기 말이 되면 전 세계 언어의 50~90%가 사라질 것으로 보는 언어학자들도 있다”고 밝혔다. 고렌플로 박사는 “언어다양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사람들이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세계가 빠른 속도로 변하면서 소수가 사용하는 토착 언어들은 더 빨리 소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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