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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Q&A]Q: 제가 진정 알코올의존증 환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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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Q&A]Q: 제가 진정 알코올의존증 환자인가요

2012.06.11 00:00

Q. 다들 나보다 술을 더 마시는데 내가 알코올의존증 환자라고? A. 가족의 손을 잡고 병원을 찾은 알코올의존증 환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입니다. 본인은 현재 별문제 없이 생활한다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심해 가끔 과음할 뿐이지 건강에 별 이상이 없으며 할 일은 알아서 한다고 얘기합니다. 이럴 때 가족은 난감하고 무기력한 표정을 짓습니다. 보통의 병이라면 환자가 스스로 “어디가 어떻게 불편하니 고쳐달라”고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알코올의존자는 반대입니다. 환자의 음주문제가 어째서 병적이며, 어떤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는지를 설명해서 치료를 잘 받도록 설득해야 하니까요. 알코올은 의존성이 있는 물질입니다. 음주를 할수록 양과 횟수가 늘어납니다. 음주자는 술을 마실 수 있는 자리,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을 당연히 선호합니다. 결과적으로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치료가 필요한 소위 술꾼그룹의 주요 멤버가 되는 셈이죠. 회식 다음 날 직장상사와 부하직원이 사우나에서 마주친 뒤 서로 웃으며 격려해주는 내용의 광고가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음주문제에 관대합니다. 회식 다음 날 지각을 하거나 결근 또는 조퇴를 해서 업무에 차질이 생겨도 넘어가는 분위기죠. 본인의 과음이나 폭음을 합리화하는 사람은 알코올성 간경화로 복수가 차거나, 딸기코가 될 정도로 늘 취해 직장이나 가족을 잃을 정도가 돼야 심각성을 인식합니다. 과음이나 폭음, 숙취로 인한 업무의 태만, 술 취한 상황에서의 시비나 부부싸움, 잦은 소화불량과 복부비만, 고혈압 같은 신체질환, 불면증, 우울증, 불안증 같은 정신질환…. 본인은 잘 알지 못하지만 음주로 생기는 대표적 문제들입니다. 이런 설명을 들은 환자는 스스로의 의지를 자랑하며 술을 끊겠다고 다짐하고 돌아갑니다. 하지만 많은 분이 실패하고 다시 병의원을 찾습니다. 왜 그럴까요? 앞서 지적했듯이 알코올은 의존성 물질이어서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여 쾌감을 유발합니다. 습관성 음주자는 알코올이 없으면 어떤 쾌감도 느끼지 못하고 항상 불안, 무기력, 예민한 상태가 됩니다. 안 마시면 괴로우니까 음주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됩니다. 치료약을 복용하면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나 금단증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인지행동 치료요법을 받으면 음주를 할 만한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전략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알코올의존은 단순한 나쁜 습관이 아닙니다. 과도하고도 지속적인 음주로 인한 뇌의 변화로 스스로 음주를 조절할 수 없는 질병 상태입니다. 뇌의 변화가 커지기 전에 조기에 치료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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