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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아이 늦게 가질수록 손주의 텔로미어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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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아이 늦게 가질수록 손주의 텔로미어 길어

2012.06.12 00:00
장수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언제 낳았는지 확인해봐야 할 듯싶다. 남성이 몇 살 때 아이를 가지느냐에 따라 손주의 기대수명이 달라진다는 연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인류학부 댄 아이젠버그 박사팀은 남성이 나이가 많을 때 아이를 가질수록 손주의 텔로미어가 길다고 밝혔다.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염기서열이다. 일반적으로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수록 기대수명이 길다고 알려져 있다. 신체 조직에 있는 대부분의 텔로미어는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짧아지지만 정자에 있는 텔로미어는 나이가 들수록 길어진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리는 ‘텔로머레이즈’ 효소가 고환에서 더 활발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먼저 남성이 아이를 늦게 가질수록 후손에게 더 긴 텔로미어를 전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21세에서 23세 사이의 필리핀인 1179명의 텔로미어 길이를 조사했다. 또 실험참가자가 태어났을 때의 아버지와 친할아버지의 나이도 기록했다.
그 결과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자식을 늦게 가질수록 자손의 텔로미어가 긴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아이를 15~27세에 가졌을 때보다 27~43세에 가졌을 때 자식의 텔로미어가 길었다. 할아버지가 늦게 낳은 자식이 아버지가 된 뒤 낳은 손주의 텔로미어도 길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로 볼 때 할아버지의 텔로미어는 적어도 두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며 “할아버지가 1년 늦게 낳은 자식에서 얻은 손주의 텔로미어의 길이는 성인이 1년 동안 짧아지는 텔로미어 길이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할아버지의 텔로미어만큼 손주는 이익을 봤다는 얘기다. 아이젠버그 박사는 “텔로미어가 수명에 영향을 준다는 몇몇 연구 결과로 볼 때, 할아버지가 자식을 늦게 낳으면 손주의 기대수명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으면 돌연변이 유전자나 자폐증 위험성이 높은 유전자를 물려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11일자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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