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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 지구 닮은 외계행성 찾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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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6월 19일 00:00 프린트하기

노란 원반 위를 지나는 수박 씨 같은 까만 점. 이곳 시간으로 지난 5일 오후 4시경 카네기천문대에서 태양 표면을 지나는 금성을 만났다. 이번에 놓치면 105년 후에나 볼 수 있다는 금성 일식이었다! 천문학자들은 외계행성을 찾는 데 금성 일식과 비슷하게 별 앞을 지나는 행성의 ‘식’ 현상을 이용하기도 한다. 2009년 3월 우주로 발사된 케플러망원경이 이런 식 현상으로 많은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케플러 프로젝트 과학자인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토머스 고티어 박사는 지난달 11일 패서디나 시티칼리지에서 ‘지구 닮은 외계행성 찾기’란 제목으로 케플러 미션의 성과를 자세히 소개했다. 이 강연은 JPL의 설립자이자 항공우주 과학자인 폰 카르만의 이름을 딴 ‘폰 카르만 강연 시리즈’ 중 하나였다. 폰 카르만 강연 시리즈는 매달 하나의 주제로 제트추진연구소와 패서디나 시티칼리지에서 1회씩 열린다. “별들은 매우 밝고 그 주변에 있는 행성들은 어둡죠. 당연히 외계행성을 사진으로 찍는 것은 어렵고, 더구나 작은 지구형 행성을 발견하기도 힘들겠죠.” 고티어 박사는 외계행성을 찾는 방법 중에서 식 현상을 이용한 방법을 설명했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몇 시간 동안 별의 밝기가 어두워지는데, 행성의 크기가 작을수록 밝기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역시 지구처럼 작은 행성은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렇게 작은 밝기 변화는 대기의 방해 때문에 지상에서 관측하기는 어렵다. 케플러망원경을 우주에 띄운 이유다. 구경 95cm의 케플러망원경은 보름달 500개 정도를 한꺼번에 볼 수 있을 만큼 시야가 넓은 것이 장점이다. 넓은 시야에 걸맞게 케플러망원경에 장착된 이미지센서(CCD)는 9500만 화소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한 번에 15만 개의 별을 모니터할 수 있다. 올해 2월 27일 현재까지 케플러망원경으로 2300여 개의 행성 후보를 발견했다. 고티어 박사는 “이 중 90% 이상이 실제 행성으로 예상된다”며 “행성 후보를 크기별로 보면, 슈퍼지구 크기(지구 반지름의 1.25~2배)는 670여 개, 지구 크기(지구 반지름의 1.25배 미만)는 240여 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케플러 팀에서는 진짜 행성 61개를 확인했는데, 고티어 박사는 이 가운데 흥미로운 행성을 몇 개를 소개했다. 태양과 같은 별 주변을 돌고 있는 암석질 행성 ‘케플러-10b’,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타투인 행성처럼 쌍성 주변을 돌고 있는 토성 크기의 행성 ‘케플러-16b’, 태양과 같은 별 둘레를 돌고 있으며 지구보다 더 작은 행성 ‘케플러-20e’, 6개의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케플러-11 행성계’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구와 비슷해 보이는 케플러-10b와 케플러-20e는 별에 너무 가까이 있어 무척 뜨거운 상태다. 고티어 박사는 외계행성에서 일명 ‘골디락스 영역’이라 불리는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Habitable Zone)’을 강조했다. 별에서 알맞은 거리에 떨어져 있어 온도가 적당하고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며 대기를 가진 행성이 위치하는 영역이다. 이 영역은 태양 같은 별 주변의 경우 별을 도는 공전 주기가 9개월인 궤도에서 3.5년인 궤도 사이에 위치하지만, 태양보다 뜨거운 별 주변에서는 이보다 더 멀고(공전 주기 2년~10년의 궤도), 차가운 별 주변에서는 이보다 더 가깝다(공전 주기 3개월~13개월의 궤도). 그는 특히 지난해 12월 케플러망원경으로 처음 태양과 같은 별 주변의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서 발견된 행성 ‘케플러-22b’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 행성은 크기가 지구의 2.4배이고 온도가 영하 10℃ 정도(하지만 대기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물이 존재하는지, 암석질 행성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 위치하는 행성 또는 위성에는 실제로 생명체가 존재할까. 고티어 박사는 태양계의 금성과 지구를 예로 들면서 “아직까지 이 영역에 있는 외계행성이 금성 같을지, 지구 같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성은 온도가 납을 녹일 만큼 높아 생명체가 살지 못하는 반면, 지구는 온도가 물이 존재하기에 알맞아 생명체가 풍부하다. 그는 “생명체의 징후를 찾기 위해 외계행성의 대기를 탐색할 새로운 망원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외계행성에 인간 같은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생명체가 발생한다 해도 그것이 얼마큼 지적인 생명체가 될지, 지적 생명체가 나타났다 해도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알 수 없다”며 “인간도 겨우 수백만 년간 삶을 지속해 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고티어 박사는 인류가 생명체가 사는 외계행성을 탐험할 것이라는 소망을 담아 다음과 같은 말로 강연을 마쳤다. “언젠가 새로운 세계(외계행성)의 바닷가에서 우리는 자신을 그리로 데려갔던 바다(은하수)를 바라볼 것이다. 그리고 그 바다는 별들의 바다일 것이다.”

패서디나=이충환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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