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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잘못 팠다간 공포의 ‘우라돈 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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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잘못 팠다간 공포의 ‘우라돈 워터’

2008.07.25 09:22
수도권을 포함한 인구 밀집지역에서 생활용수로 사용되는 지하수에서 선진국 기준을 훨씬 웃도는 방사성 물질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지하수의 방사성물질 기준을 시급히 보완하고 향후 지하수 개발에서 방사성물질의 안전성을 철저히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가 1999년부터 3차에 걸쳐 전국 지하수의 우라늄(U238)과 라돈(Rn222) 함량을 조사한 결과 미국 지하수 기준치를 초과하는 지역은 전국에 180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2월 발표된 153곳 가운데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절반에 가까운 79곳인 것으로 집계돼 지하수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라늄 오염 기준치 54배 넘는 곳도 25일 강원대에서 열리는 한국토양지하수학회 세미나에서 강원대 지질학과 이진용 교수는 “환경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라늄이나 라돈 함유량이 높은 화강암과 편마암 지대인 서울과 대전 경기 강원지역에서 채취한 지하수에서 자연방사선 허용치를 훨씬 웃도는 방사성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에서 채취한 지하수에는 L당 우라늄의 농도가 10.97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대전은 44.09μg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인 3.72μg를 3∼11배 웃도는 수치다.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은 30μg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2월 경기도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지하수 시설을 폐쇄했다. 이 지하수에서 측정된 우라늄 농도가 L당 1640μg으로 식수 기준의 54.6배에 달했다. 라돈 20pCi는 담배 1갑 피우는 꼴 우라늄이 붕괴되면서 생기는 라돈으로 인한 2차 오염지역도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 지하수 평가 대상에 우라늄만 포함돼 있을 뿐 라돈에 대한 관리는 이뤄지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환경부는 2월 충북의 한 마을 상수도에서 측정된 라돈의 방사성물질 함량이 물 L당 2만6000pCi(피코큐리·방사능 피폭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조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라돈 허용기준치 4000pCi를 6배 이상 웃도는 결과다. 라돈은 양이 절반으로 들어드는 기간(반감기)이 3.8일로 짧아 저장탱크에서 일정시간 보관한 뒤 사용하거나 끓이면 대기 중으로 쉽게 사라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라돈이 포함된 지하수를 별다른 조치 없이 식수나 설거지용 물, 빨래용 물로 장기간 사용하면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또 공기를 통해 직접 들이켜면 위험하다. 미국환경보호국(EPA)의 ‘시민을 위한 라돈 이해’라는 안내서에 따르면 L당 라돈 4pCi를 포함한 공기를 10년 이상 마시면 폐암 발생 확률이 1000명당 13∼50명이며 20pCi가량 들이켜면 하루에 담배 1갑을 피우는 것과 같다. 지하수 개발은 계속 방사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생활용수를 목적으로 한 지하수 개발은 최근 꾸준히 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작성한 ‘2007 지하수조사연보’에 따르면 1994년 637건이던 지하수 천공 건수는 2004년 1234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우라늄과 라돈이 고농도로 검출되는 지역일수록 지하수의 이용량도 많았다. 2004년을 기준으로 생활용수로 쓰이는 지하수 우물 수는 5개 광역시 중 방사성물질 함량이 가장 높은 대전이 1만9633개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9524개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유동한 박사는 “최근 경제적인 이유로 지하수를 파는 사례가 늘면서 방사성 물질이 다량 함유된 지하수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실제로 지하수 방사능이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2012년까지 추가 조사를 통해 허용기준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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