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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엔 ‘큐리오시티’ 달엔 ‘애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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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엔 ‘큐리오시티’ 달엔 ‘애슬릿’

2012.08.19 00:00
13.8분!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무사히 착륙하고도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숨죽이며 기다려야 했던 시간이다. 빛의 속도로 달리는 전파 신호도 화성에서 지구까지 오는 데 13.8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루에 200m씩 680여 일간 총 20km를 돌아다닐 큐리오시티. 이 시간차를 극복하며, 때로는 스스로 장애물을 피하고 안전한 길을 찾아 주행할 것이다. 이런 특징이 바로 로봇의 특징이다. 우주탐사는 아폴로 달 탐사, 우주왕복선과 국제우주정거장 미션 등을 제외하고는 무인탐사선으로 진행돼 왔다. 무인탐사선은 사람이 타지 않으니 어느 정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특성, 즉 로봇의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무인탐사선은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 로봇 관련 전문가들은 기동성(mobility), 조작(manipulation), 시간 지연(time delay), 극한 환경을 핵심 쟁점으로 손꼽는다. 우주 로봇은 우주공간에서 접하는 극심한 더위 또는 추위, 방사선, 진공, 미세먼지 등의 극한 환경을 극복하고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우주인, 다른 로봇, 작업장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며 두 지점 사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이동해야 하고(기동성), 안전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로봇의 팔과 손으로 원하는 물체에 접촉해야 한다(조작). 시간 지연은 멀리 떨어져 있는 인간이 로봇에게 필요한 작업을 하도록 명령할 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로봇이 화성에서 탐사할 때 현재는 지구에서 명령을 내리지만, 인간이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에 도달할 수 있다면 그곳에서 로봇을 거의 실시간으로 조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포보스까지는 인류가 달에 가는 데 사용했던 델타V 로켓 정도면 충분해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인류가 화성 표면에 착륙할 때 생길 수 있는 오염 문제도 막을 수 있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태양계탐사 부서 우주로봇기술 책임자 브라이언 윌콕스는 우주 로봇의 시간 지연 문제와 관련해 흥미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7월 20일 패서디나 시티칼리지에서 ‘둘의 힘: 인간과 로봇이 어떻게 우주 탐사하나’란 제목의 강연을 했다. 윌콕스는 JPL에서 20년 이상 우주탐사용 로봇차량에 대해 연구해 온 베테랑 연구자다. 특히 그는 영상으로 위험을 감지하는 센서와 이런 위험을 피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소저너, 스피릿, 오퍼튜니티 같은 로버가 성공적으로 화성을 탐사하는 데 기여했다. 우주탐사의 산실 NASA에서는 유인 탐사는 존슨우주센터가, 로봇 탐사는 JPL이 주관하는데, 우주탐사에서 인간과 로봇의 협력은 이 두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 중이다. 월콕스는 우주 탐사에서 로봇과 인간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큐리오시티처럼 바퀴 달린 차량로봇(로버)은 어떻게 진화해갈 것인지 강연했다. 그는 강연에서 “우주에서 단순히 인간과 로봇이 함께 작업하는 것은 구식”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협력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NASA 존슨우주센터에서 개발해 온 인간형 로봇 ‘로보너트(Robonaut)’를 소개하면서 사람이 로보너트를 원격 조종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로봇 우주인’이란 뜻의 로보너트는 머리, 상체, 두 팔만 있는 로봇으로 양손의 다섯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로보너트는 10여 년 전에 우주정거장 외부의 난간에 매달려 작업하거나 2개 또는 4개의 바퀴가 달린 형태로 개발됐다. 특히 바퀴가 4개 달린 로보너트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사람 상체에 말 하체가 합쳐진 괴물을 닮아 ‘켄타우루스’라 불렸다. 2010년 한층 업그레이드됐는데, 한 손으로 9kg의 아령도 들어 올릴 수 있고 사람과 자연스럽게 악수도 할 수 있다. 350개 이상의 센서, 30개 이상의 프로세서가 장착돼 있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로보너트2는 지난해 2월 우주왕복선에 실려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갔고, 우주인을 돕는 임무를 맡는다. 켄타우루스도 충격 흡수장치, 모터 제어장치, 조종 장치 등이 업그레이드됐다. 켄타우루스2는 미래에 달이나 화성 표면에서 탐사할 것을 가정하고 2010년 애리조나 사막의 야외 시험에서 그 가능성을 평가받았다. 윌콕스는 사람이 ‘동작 감지 장치’가 달린 몰입형 화면을 통해 로보너트를 조종하는 상황을 동영상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사람이 로보너트의 화면을 보면서 예를 들어 어떤 물체를 집는 시늉을 하면 로보너트가 그 물체를 집어 드는 식이다. 그렇다면 켄타우루스2가 화성 표면에서 탐사하다가 중요해 보이는 암석 샘플을 손으로 수집할 때 유용할 것이다. 그는 ‘어떤 지형이든 (바퀴 달린) 6개의 다리로 움직이는 외계 탐사차량’이라는 뜻의 단어에서 머리글자를 뽑아 이름 지은 ‘ATHLETE(선수라는 의미의 영어단어)’ 로버도 개발했다. 평범한 땅에서는 바퀴를 이용해 움직이다가, 너무 부드럽거나 장애물이 많거나 경사가 급한 지형을 만나면 바퀴는 잠그고 다리를 이용해 걷는 식으로 이동할 수 있다. 어떤 지형이든 이동하는 데는 ‘선수’인 셈이다. 윌콕스는 “이 로버는 무거운 화물을 들어 올리는 차량으로 원래 인간의 달 표면 탐사를 지원하도록 개발된 것”이라며 “예를 들어 착륙선에서 부피가 큰 짐을 내려서 먼 거리를 수송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ATHLETE가 사막의 야외 시험에서 수송하는 장면도 동영상으로 보여줬다. 1세대 ATHLETE는 2005년에 개발됐는데, 폭이 2.75m이고 최대 높이가 2m 이상이며 무게가 850kg이다. 최대 300kg의 화물까지 옮길 수 있다. 이어 2009년에 개발된 2세대는 각각 3개의 다리가 달린 ‘삼발이형 ATHLETE’ 2대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혁신적인 구조다. 2대의 삼발이형 ATHLETE가 서로 화물 운반대의 반대편에 붙어서 6개의 다리를 가진 대칭형 차량을 이루고, 함께 움직여 화물을 옮긴 뒤 분리된다. 2세대는 최대 높이가 4m를 넘고 450kg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그는 “이는 지구에서 옮길 수 있는 무게이고, 중력이 약한 달이나 화성에서는 이보다 더 무거운 화물까지 옮길 수 있다”며 설명했다. ATHLETE의 또 다른 특징은 바퀴 달린 다리가 다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리에서 드릴, 삽(scoop), 집게(gripper) 등의 도구를 꺼내서 사용한다면, 손쉽게 암석을 뚫거나 땅을 파거나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윌콕스는 “인간은 어딜 가든 항상 도구를 가지고 다녔는데, 로봇은 정교한 도구”라며 “인간과 로봇의 협력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래에 인류가 달이나 화성을 탐사하면서 거주지를 마련한다면 켄타우루스, ATHLETE 같은 로봇차량이 큰 역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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