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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인식 안마의자 ‘체어봇’으로 재기… 이규대 대경산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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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인식 안마의자 ‘체어봇’으로 재기… 이규대 대경산업 대표

2012.10.22 00:00
[동아일보] 기술유출로 모든것을 잃다… 기술개발로 다시 우뚝서다

“산업 스파이의 꾐에 넘어간 당시 연구소장이 우리 기술을 중국 쪽에 팔아버렸습니다. 회사 컴퓨터에 있던 자료를 없애고 연구원들도 다 데리고 나가는 바람에 2년 동안 개발해 오던 자료들도 몽땅 날아갔죠.” 국내 토종 안마의자와 마사지기 시장을 개척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는 대경산업의 이규대 대표(55)는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웠을 때를 이렇게 돌이켰다. 그러나 그는 근육과 같은 사용자 신체의 특정 부분을 읽고 분석하는 생체인식 헬스케어 안마의자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 안마하면서 옆에 달린 화면을 통해 피로도와 근육량까지 확인할 수 있는 안마의자 ‘체어봇’을 4월 선보인 이 대표는 “기술 유출 때문에 세상이 무너지는 듯했지만 체어봇으로 보란 듯이 재기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 배신당했지만 믿을 것은 사람뿐 이 대표는 2006년 같이 일을 시작한 당시 연구소장의 첫 인상을 또렷이 기억한다. 30대 후반의 나이답게 열정이 넘치고 아이디어도 많던 친구였다. 굳이 연구소를 두 개나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만류도 있었지만 젊은 연구소장이 제대로 꿈을 펼칠 수 있게 그가 원하던 대로 서울대와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 단지 내에 연구소를 만들었다. 하지만 2008년 연구소장은 자신이 행하던 기술개발 내용을 이 대표 몰래 중국 쪽에 넘겼다. 연구소 자료를 모두 삭제한 것은 물론이고 남은 연구원들도 데리고 떠나버렸다. 이 대표는 “한국 기술을 훔치기 위해 혈안이 돼 개발자들을 유혹하는 중국 스파이들이 무섭기만 하다”며 “연구소장 잘못도 있지만 중국 쪽의 유혹이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도전’이 삶의 신조인 그는 다시 한 번 일어섰다. 그는 “다시 사람을 믿은 덕에 체어봇 기술 개발에도 성공한 것”이라며 “1년 반 동안 컨테이너 시설에서 먹고 자며 기술을 개발한 송재훈 연구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더없이 고맙다”고 연구원들을 치켜세웠다.

○ 기술혁신으로 中기업 못 따라오게 대경산업은 기술혁신만이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생존하는 길이라는 경영 비전에 따라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끊임없이 신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체어봇 개발에도 50억 원 이상 투자했다. 1996년 작은 유통업체로 출발해 강소 로봇 헬스케어 전문 기업으로 거듭난 것도 이 같은 기술혁신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제품을 수입해 팔기만 하면 속은 편하지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당시 10억 원을 투자해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 출시한 안마의자 ‘메디컬드림’이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2006년 기업부설연구소까지 설립해 본격적으로 R&D 투자에 나섰다. 최근에는 지속적인 투자 끝에 소변으로 췌장암, 당뇨, 고혈압 등을 진단하는 ‘요(尿)화학분석기’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대경산업이 그동안 획득한 특허는 20건, 산업재산권 등록 또는 출원건수는 150여 건에 이른다. 이 대표는 “연구소 사건 때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이 심각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지식재산권 등록도 꾸준히 하고 자체 개발에도 힘써 후발 중국 업체들이 도저히 따라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체어봇으로 ‘실적전환의 해’ 만들 것 대경산업은 지난해 128억 원 매출에 1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에 비해 이익이 크지 않고 매출액도 2010년(139억 원)보다 줄어들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1분기(1∼3월) 중 107억 원 매출을 올리는 등 매출액이 9월까지 220억 원으로 불어났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와 3년간 100억 원 수출계약도 맺었다. 지금까지 연구개발에 치중했던 체어봇이 5년 만에 성공적으로 제품단계에 들어간 덕이다. 올해 체어봇을 포함한 전체 매출 목표는 300억 원이다. 2015년까지 매출 100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을 목표로 세웠다. 이 대표는 “보통 안마의자들은 체형에 관계없이 설계된 구조대로 안마하지만 체어봇은 사람의 어깨 위치를 우선 파악하고 안마를 시작한다”며 “체어봇이 올해 대경산업의 실적 전환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지영 동아일보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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