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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다양성, 농촌보다 도시가 더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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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다양성, 농촌보다 도시가 더 다양하다?

2012.12.16 00:00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시인 윤동주는 ‘별 헤는 밤’에서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를 불러보며, 그리운 사람들과 시인의 이름 그리고 이들 동물의 이름을 떠올린다. 윤동주의 유년 시절과 함께했던 동물들이 쉬이 없어질 성격의 동물은 아니지만 이미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이름이 있다는 사실은 언젠가 몇몇은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때 사람들은 윤동주가 부르는 동물의 이름이 생소하게 들릴 지도 모를 일이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회 지구정상회의에서는 지구 공동체가 함께 추진해야 할 주요한 목표의 하나로 지구 생물 다양성 보전을 약속했다. 인간은 지난 수 세기 동안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힘과 에너지를 써서 자연을 바꿔 놓았다. 이런 변화 탓에 생명체와 서식지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많은 생물종이 죽임을 당했다. 인간의 욕심이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변화가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불가피한 희생’이라는 말도 있을 텐데 굳이 세계가 생물 다양성을 위해 힘을 합치려는 이유는 뭘까. 이해를 돕기 위해 모든 사람이 유전적으로 똑같은 세계를 생각해 보자. 이 세계에 전염병이 돈다면 인류의 운명은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가지 종의 나무로 이뤄져 유전적으로 단순한 숲은 다양한 종으로 이뤄진 혼합림보다 병과 해충에 취약하다. ‘나’를 넘어 ‘우리’의 운명이 생물 다양성에 걸려 있다는 뜻이다. 생물 다양성이란 살아 있는 것으로 이뤄진 자연의 다양성을 뜻한다. 식물과 동물처럼 눈에 보이는 생물 종뿐만 아니라 이들이 살 수 있게 돕는 미생물과 또는 이들이 살면서 만들어낸 숲의 온도와 습도 조건까지 포함한다. 여기서 생물 종은 생물 다양성의 핵심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환경과 달리 종은 생식이 가능한 최소의 그룹이기 때문에 유전적 다양성을 보장하는 마지노선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 종을 1000만~1억 종으로 추정한다. 이 중 과학적으로 기재된 종은 180만 종에 불과하다. 현재 세계자연보존연맹의 멸종위기종 목록에 오른 종은 1만6000종이다. 이들은 크고 눈에 잘 띄는 동물 위주로 선정했을 뿐 실제로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생물 다양성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가져온 현실이다. 세계가 모여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자던 약속을 한 지 20년이 지났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실천에 옮겨진 것은 거의 없다. 제대로 된 노력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 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도시보다 농촌이 생물 다양성이 풍부할 거라 생각한다. 농촌에 가면 뭔가 새로운 자연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생산력’에 집중하는 현대의 농촌에서는 종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 농산물을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뿌리는 질소 비료가 생물 다양성을 질식시키기 때문이다. 일부 종이 토지를 독차지하면서 더불어 살던 다른 종들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고기를 향한 인간의 욕심도 농촌 생태계를 피폐하게 만든다. 유엔환경계획은 해마다 소를 기르기 위해 태우는 땅이 오스트레일리아만 하다고 집계한다. 소를 풀어놓을 방목지를 만들기 위한 경우도 있지만 소에게 먹일 사료를 키우기 위한 토지를 만들려는 시도가 더 많다. 땅에 뿌리는 비료와 축사에서 나오는 축산 폐기물은 주변 땅과 물의 생태계에 치명적이다. 도심의 숲은 어느덧 다양한 생물 종의 집합지가 되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공원은 한 가지 농작물을 심는 농경지보다 생물 다양성이 훨씬 풍부하다. 이 공원에서는 무언가를 생산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시민이 있고 영양분이 지나치지 않은 도시의 환경은 종의 다양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빌딩이 너무 촘촘히 지어지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밖에도 이 책은 외래종이 가져온 위협과 자연보호구역의 역할 등 자연환경과 관련한 이슈와 실제 상황을 적나라하게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자연에 대해 알던 상식의 일부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무엇보다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공짜로 얻을 수 있고 멋대로 써버릴 수 있는 재화가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이라도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에 집중한다면 여태껏 보전할 수 있었던 종이라도 보듬을 수 있다. 이 지역을 개발해서 얻는 이익보다 생태 관광지로의 가치를 기대하는 것이다. 물론 이때도 인위적인 건설을 최소화하고 동물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금물이다. 인간에게 이로운 종과 해로운 종을 구분하는 인간중심적 사고는 수많은 생물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이 땅의 생물은 저마다 존재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장 내게 필요 없다고 해서 아직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없어도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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