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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硏, ‘R&D의 재구성’으로 천연물신약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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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1일 00:00 프린트하기

“1994년 개원 이후 한의학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체계와 방법을 찾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제는 한의학이 공공의료를 위해 어떻게 기여를 할 것인지 고민할 때입니다. 거시적 안목의 연구개발(R&D)을 하는 것이 첫 걸음일 것입니다.” 지난해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 내에 새로 설립된 한의학정책연구센터의 팀장을 이준혁 팀장을 지난달 24일 대전 유성구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만났다. 그는 센터를 ‘한의학의 미래 지도를 만드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한의학은 수천년 동안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오면서 자리를 잡았지만, 현대의학과 비교되면서 ‘비과학’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주류라고 할 수 있는 현대의학과 패러다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병을 진단하는 장비가 따로 없고 임상치료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학문적 홀대를 받은게 사실이다. ●한의학 현대과학으로 재구성해야… R&D는 필수 “수백, 수천 년 동안 실제로 약을 처방하고 사용해 온 경험이 있습니다. 안전성과 유효성을 어느정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러나 객관적인 근거가 없으면 배척을 당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의학을 과학적인 근거로 해석할 수 있도록 노력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의학연은 혀의 상태를 보고 병을 진단하는 ‘설진기’를 개발하거나 얼굴의 특성을 통해 체질을 파악하는 과학적인 장치를 만들고 경혈 위치 표준안을 지정하는 등의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또한 본초(천연약물)에 대한 사전을 구축하고 표본관과 추출물 ‘은행(보관센터)’을 만드는 등 체계화 연구도 한창이다. 기원이 다른 천연물을 같은 약으로 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침술과 관련해서는 루게릭병, 갱년기 안면홍조증, 안구건조증 등 난치성 질환이나 현대의학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질환을 목표로 삼아 연구 중이다. 이 팀장은 “그동안 한의학은 기초가 없이 로컬(임상의사)만 살아남은 형태였다”며 “한의학을 현대과학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연구원을 만들고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초를 다지는 작업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사가 짧은 연구원이 그러하듯, 한의학연에서도 극복해야할 것들이 많다. 이 팀장은 가장 부족한 점으로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해 우수한 인력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한의학정책연구센터는 중·장기 운영전략을 수립해 향후 한의약 시장과 기술의 미래를 예측하는 일을 수행함과 동시에 국내외 정책 인력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이 팀장은 “알고 있는 전문가들을 잘 활용하는 한편 새로운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우리가 배워야할 모범”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생식물 4000여 종…천면물신약 개발 미래 밝아 한의학이 생명공학과 연계점을 찾고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분야가 천연물신약이다. 이 팀장은 “수천 년 동안 실제로 약을 써보고 1차적인 검증을 해온 한의학이야말로 천연물신약 개발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바로, 레일라 등 현재 허가된 대부분의 천연물신약들도 일선 임상 한방병의원에서 사용되던 처방을 바탕으로 했거나, 한의학 문헌의 기록을 기반으로 연구를 시작한 것”이라며 “전통의학 지식이 없는 국가들의 연구자들에 비해 우리는 출발부터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춘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방증하듯 한의학연은 지난 9월 마디풀과에 속하는 다년생 약용식물에서 ‘POCUb(가칭)’라는 물질을 추출해 한약기반 비만 치료물질을 개발했다. 비만한 쥐에게 POCUb를 경구 투여했더니 쥐는 비만 예방실험의 경우 최고 61% 체중 증가가 억제됐고, 비만 치료실험에서는 최고 84%까지 체중이 감소했다. 한의학연은 이 물질을 미국 등 해외 7개국에 특허 출원 및 선급 실시료 5억2000만 원을 받고 기술을 이전했다. 이 팀장은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도 불구하고 자생식물은 4000여 종에 달하고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특산식물은 분류방법에 따라 400~800여 종에 이른다”며 “생명공학과 한의학이 함께 연구한다면 한국 고유의 새로운 천연물신약을 다수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의학계가 실질적으로 타 분야와 협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뭘까. 뜻밖에도 이 팀장은 ‘언어의 장벽’을 꼽았다. 이 팀장은 “연구원 내에도 통계학, 기계공학, 물리, 생명과학 같은 타 분야를 전공한 연구원들이 많이 있는데, 한의사들과 얘기할 때 사용하는 용어나 이해하고 있는 개념들이 달라 종종 혼란을 겪는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의학 용어를 현대 과학에서 쓰는 용어로 전환하는 일종의 번역 사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의대 학부에서 캄포의학(일본의 전통의학)을 기본 교양과목으로 가르쳐 전통의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며 “현대의학계에서 한의학 교육의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팀장의 ‘이것만은 꼭!’ △수천 년의 임상실험 경험 담은 한의학 자료 천연물신약 개발에 적극 활용해야 △한의학과 타 분야간의 원활한 소통 위해서는 한의학 교육의 확대 필요
이준혁 팀장은 2001년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학사 2007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보건정책관리(경영) 석사 2009년~현재 KAIST 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2004년 1월~2007년 8월 경기 김포시 마송한의원 원장 2007년 9월~2012년 5월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정책팀 2012년 5월~2012년 12월 한의학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원 2012년 12월~현재 한의학정책연구센터 팀장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교육과학기술부 및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 이 기획기사 시리즈는 대한민국 생명공학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 자료로 활용됩니다. ※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하며 허가 없이 타 사이트에 게재할 수 없습니다.

대전=김윤미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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