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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학기술원, 소수정예 工大 지향… 논문 피인용 세계 7위 ‘히든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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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학기술원, 소수정예 工大 지향… 논문 피인용 세계 7위 ‘히든챔피언’

2013.01.04 00:00
[동아일보]

2일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환경공학동. 이 건물 4층 에어로졸공학모니터링연구실은 오후 11시가 넘도록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환경공학부 석·박사과정 학생 9명은 질량분석기 등 장비로 대기 중에 떠다니는 나노 입자의 크기와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박지연 씨(30·여·박사과정)는 “방학이지만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다 보면 자정을 넘기기 일쑤”라며 “국내외 이공학계가 깜짝 놀랄 만한 논문을 발표하는 게 새해 소망”이라고 말했다. 지스트는 광주의 광(光)산업 전진기지인 첨단과학산업단지 내 63만 m²(약 19만 평)에 자리한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다. 설립 20주년을 맞은 올해 세계 최고 이공대를 꿈꾸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연구 역량 세계 7위 ‘히든 챔피언’

지난해 9월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인 영국 QS가 발표한 세계 대학 평가 순위에서 지스트는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 부문’ 세계 7위를 기록했다. ▶표 참조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는 QS의 평가 항목 중 연구 실적과 영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최근 5년간 교수들의 논문 피인용 횟수를 집계해 발표한다. 피인용 수가 많을수록 연구 성과가 탁월하다는 의미다. 지스트는 이 부문에서 5년 연속 아시아 1위 자리를 지켰다. 세계 7위는 2008년 15위, 2009년 14위, 2010년 10위, 2011년 12위에 이어 역대 연구 역량 부문에서 최고 순위다. 지스트의 연구 역량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대학정보 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공개한 ‘전임교원 1인당 SCI급·SCOPUS 학술지 논문 게재 수’(2011년 기준)에서 지스트는 1.3편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2010년에도 포스텍(1.29편·2위)과 KAIST(1.01편·3위)를 제치고 1위(1.41편)를 차지했다. 대학의 연구력은 박사과정 대학원생의 연구 실적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2012학년도 박사과정 졸업생들은 재학 중 SCI급 학술지에 1인당 6.45편의 논문을 실었다. 2005년 이후 졸업한 지스트 출신 박사들은 재학 중 평균 6편 이상의 SCI급 논문 실적을 올렸다. ○ 내년 첫 학부 졸업생 배출 현재 대학원 과정에는 광(光)과학 및 기초과학 분야 연구를 위해 신설한 물리화학부(물리·광과학과, 화학과)와 정보통신공학부-기전공학부의 융합 연구를 위해 만든 정보기전공학부를 더해 총 7개 학부가 있다. 융합 연구를 위해 나노바이오재료전자공학과, 의료시스템학과 등 2개 학과를 만들어 각 학부 교수들의 학제 간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지스트대(학사 과정)는 이처럼 견고한 연구력을 기초로 2010년 설립됐다. 첫해 100명이 입학했고 2013학년도에는 신입생 11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2014년 2월에는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소수 정예 교육을 지향하는 지스트대는 교수 대 학생 비율이 작아 10명 안팎의 소규모 수업 환경에서 발표 및 토론 중심의 문답식 교육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매 학기 기성회비 100만 원을 제외한 등록금과 수업료 전액을 면제받는다. 전교생이 2인 1실의 최신식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플루트 바이올린 피아노 등 악기 하나를 마스터한다. 학생들은 2학년까지 기초교양학부 소속으로 기초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을 공부한 뒤 3학년에 올라가면 세부 전공(전기전산, 화학, 물리, 생명과학)을 선택한다. 노도영 지스트대학장은 “과학 분야에만 갇히지 않은 소통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2학년 전교생에게 여름방학 동안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공부할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 IBS 연구단을 세계 최고 레이저 연구소로… ‘스무 살 지스트’는 2013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기초과학연구원(IBS) 지스트 캠퍼스 ‘초강력 레이저 과학연구단’이 운영에 들어갔다. 국내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레이저 연구의 선구자인 남창희 교수(54)가 최근 KAIST에서 지스트로 자리를 옮겨 연구단을 지휘하고 있다. 지스트-캘리포니아공대(칼텍·Caltech)의 ‘교수 일대일 공동연구’도 올해부터 3년간 진행된다. 지스트 교수 4명, 칼텍 교수 4명이 일대일로 짝을 이뤄 신소재, 생명과학, 의료공학 등 4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한다. 세계 최고 이공계 명문대인 칼텍이 국내 대학과 기관 차원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엔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의 핵심인 ‘문화기술(CT)연구소’가 설립된다. 이 연구소는 CT 분야 원천·응용기술을 게임, 영상, 공연 등 문화콘텐츠와 접목하고 문화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지스트와 유엔대(UNU)의 협력 관계도 더욱 두터워진다. 지스트는 2003년 유엔 산하 유일의 고등교육기구인 UNN의 협력기관이 된 이후 매년 ‘지속가능 과학기술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경웅 대외협력처장은 “2013년은 과학계의 ‘숨은 강자’로서 청년 지스트의 역량과 꿈을 마음껏 펼치고 미래의 20년을 준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칼텍과 교환학생 제도 도입… 세계 최고 공대서 역량 키워” ▼

“10년 후 세계 30위권의 ‘작지만 강한 이공계 명문대학’이 되는 것이 지스트의 비전이자 목표입니다.” 김영준 지스트 총장(64)은 3일 지스트의 발전 전망에 대해 “미국 칼텍의 비전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1891년 설립 이래 노벨상 수상자 31명(32회 수상)을 배출한 칼텍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의 이공계 대학이다. “칼텍은 교수가 300명, 학생이 2200명에 불과합니다. 규모가 매우 작은 대학이지만 빛나는 연구 성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지스트도 교수 200명, 학생 2000명 수준의 소수 정예 연구·교육기관을 지향합니다.” 지스트는 칼텍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2009년부터 학생 교류와 연구 협력을 해왔다. 지스트 교수단의 첫 칼텍 방문 이후 칼텍 교수들의 초청 강연과 교과과정 자문·협력 등 교류가 이뤄졌다. 2011년부터는 여름방학 때 상대 학교에 학생들을 보내 10주간 현지 지도교수와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학부생 하계 연구 지원제도(SURF)’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칼텍과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대학은 세계에서 5개뿐이다. 지스트는 지난해 10월 장루 샤모 칼텍 총장과 상호 교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매년 가을학기에 지스트대의 우수 학생들은 교환학생 자격으로 미국에 건너가 칼텍의 우수한 연구 역량을 배우게 된다. “자부심 강한 칼텍이 한국 대학과 실질적으로 연구 교류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김 총장은 “샤모 총장에게 ‘지스트와 교류하는 것은 세계 정상급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소수 정예 이공계 교육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우리 칼텍과 유사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정승호 동아일보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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