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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서남표 총장 “교수들 날 마녀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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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서남표 총장 “교수들 날 마녀사냥”

2013.02.06 00:00
[동아일보] KAIST 서남표 총장 고별 인터뷰

“교수는 테뉴어(정년보장) 심사를 잘 받기 위해서나 논문 게재 실적을 높이기 위해 경쟁하는 게 아닙니다. 그 학문 분야의 역사와 경쟁하는 것이죠.” KAIST 서남표 총장은 5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1층 비즈니스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사람들은 내가 교수를 지나친 경쟁 속으로 몰아넣었다고 하지만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학 개혁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서 총장은 학내 갈등 끝에 이달 23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6·25전쟁 직후인 1953년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적인 석학이자 교육 행정가로 성공한 그가 “여생을 조국에 공헌하고 싶다”며 2006년 7월 KAIST 총장에 취임한 지 6년 7개월 만이다. 서 총장은 KAIST에 취임한 뒤 테뉴어 심사를 강화하고 성적에 따른 등록금 차등 부과, 100% 영어 강의,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는 등 학교 개혁을 이끌었다. 그 성과로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1년 초 학생 4명이 연이어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나친 경쟁주의와 불통의 리더십이라는 반발로 학내갈등이 심해졌고 결국 서 총장은 스스로 물러나기로 했다. 서 총장의 소회를 들어봤다. ―재임하는 동안 KAIST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외형적으로는 KAIST의 세계 랭킹이 198위에서 63위로 올랐다. 기부금(누적액)은 59억 원에서 1733억 원으로 늘었다. 내적으로도 학과장 중심제 등 학교 거버넌스(관리 체계)를 확립했다. 테뉴어 시스템으로 우수하고 젊은 교수 300여 명을 선발했다. 5년 후면 이들의 괄목할 만한 연구업적이 쏟아질 것이다.” ―연임했지만 도중에 그만두고 떠나지 않나. “연임할 때 4년 임기를 모두 채울 생각은 없었다. 연임 이후 테뉴어 제도를 정착하고 대형프로젝트인 온라인 전기자동차와 모바일하버(움직이는 항구) 사업을 성공 궤도에 올렸다. 특히 온라인 전기자동차는 국내에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이달 15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기관이 세계 10대 기술로 발표한다. 국내 일부 교수들과 정치권이 ‘사기’라며 ‘제2의 황우석’이라고 비난했다.” ―교수 사회와 불화가 심한 이유는…. “교수협의회와의 불화가 문제였다. 교수의 20%가량이 테뉴어 심사 때문에 불안한 교수들을 활용해 총장 축출 운동을 했다. 로플린 전 총장도 교수협의 이런 조직적인 반발로 연임 불가 결정을 받았다. 들은 얘기지만 교수협이 보직교수를 소속 학과로 불러 ‘돌아오면 알아서 하라’며 인민재판 하듯 사퇴를 종용했다고 한다. 한국 교수는 ‘특권계급’이다.” ―한국 대학에서 변혁을 추진하는 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자신과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이유로 사실을 왜곡하고 인신공격한다. 당하는 쪽에선 결백을 증명하기 어렵다. 세계의 유명 대학들은 윤리가 확립돼 있다.” ―총장 재직 시절 언제가 가장 고통스러웠나. “학생들이 자살했을 때다. 모두 이유는 다르다. 하지만 학생회와 교수협은 영어 강의와 차등 등록금 정책 때문이라고 몰아붙였다. 국회도 진상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마녀사냥 식으로 공격을 해댔다.” ―새 총장은 소통도 강조하지만 철저한 테뉴어 심사 등 변혁을 예고했다. “당연히 돼야 할 사람이 총장이 됐다. 강성모 내정자(미국 머시드대 전 총장)가 변혁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건 세계 톱 10에 대학을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를 위한 선택이다.” ―한국에서 노벨상은 언제 나올까. “한국은 전체 예산의 1%를 과학기술에 쓰고 있다. 노벨상은 투자에 비례한다.” 지명훈 동아일보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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