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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종이식 연구, 9년 간의 성과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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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종이식 연구, 9년 간의 성과를 공개합니다”

2013.03.13 00:00
2만2928명. 지난달 기준으로 집계된 장기이식 대기자 숫자다. 해마다 장기를 이식받아야 하는 환자는 늘지만 기증된 장기의 수는 턱없이 부족한 게 우리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 추세가 빨라 장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장기부전환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장기이식 희망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에는 장기이식 대기자가 1만8000명이 넘었지만 이식수술은 3000여 건에 불과하다. 전체의 17% 수준이다. 다른 나라도 우리와 마찬가지 양상이다. 특히 췌도와 각막의 경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 수에 비해 이식용 장기가 매우 적은 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떠오르는 대안이 사람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이종장기’ 개발이다. 아직 기술을 선점한 국가는 없어 우리나라가 선도하기 좋은 분야로도 꼽힌다. 이종장기 개발에 관한 기술을 축적하고 실제 이식하는 것까지 성공한다면 세계시장을 상대로 거대산업을 육성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종이식 분야 연구현황을 이해하고 국내 연구 실태를 알아보기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1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이종이식 현황 고찰 및 원천기술 확보 전략’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세계 손꼽히는 연구그룹 갖춰… 임상시험 도전 ‘눈앞’ “‘이종장기 이식을 환자에게 쓸 수 있을까?’라는 공통질문을 두고 수의학, 동물생명공학, 의학, 임상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근했습니다. 명확한 질문을 두고 9년이라는 시간을 꾸준히 달려온 결과 강력한 연구진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정준호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이종이식 전반에 대해 소개했다. 우선 이종이식을 위해 선택된 동물로 ‘돼지’를 소개했다. 돼지는 사람에게 이식하기 좋은 크기의 장기를 가진데다 번식시키기도 좋다. 영장류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멸종위기종일 뿐만 아니라 번식시키기 어렵고 감염위험도 높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의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과 보건복지부의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은 공동으로 장기이식용 돼지를 생산해 번식시키고, 이종이식에 필요한 과제를 나눠 연구하고 있다.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은 이식용 형질전환 무균돼지 생산과 이식용 면역억제제를 개발하고,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은 이런 신규면역억제제를 기존의 면역억제제와 어떻게 혼합해서 쓰는 게 좋은지 연구하는 부분을 담당한다. 정 교수는 “다른 종의 장기가 이식되더라도 즉시 나타나는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무균미니돼지를 개발했다”며 “이는 세계적으로 3개 연구진만이 가지고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또 그는 “무균미니돼지의 췌도, 각막 등을 비롯한 다양한 세포와 조직의 당질을 분석한 자료도 구축해 다른 거부 반응 유도 인자을 찾고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 기반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박정규 서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는 임상 연구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박 교수팀은 서울대에서 개발한 ‘SNU 미니돼지’에서 돼지 췌도를 분리하고 임상시험이 가능한 분리공정을 확립했다. 또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이 개발한 면역억제제(MD3)를 이용한 약물 요법도 개발했다. 그 결과 전임상시험에서 영장류 6마리 중 4마리가 6개월 이상 생존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 조절T세포를 이용한 요법에서는 2마리 모두 6개월 이상 생존했다. 이종각막의 전임상시험에서도 부분적으로 각막을 이식한 4마리 모두 6개월 이상 생존했고, 전체 각막을 이식한 4마리도 6개월 이상 살아 남았다. 박 교수는 “세계이종이식학회는 돼지의 장기를 영장류에 이식해, 8마리 중 5마리 이상이 6개월 이상 생존하면 임상실험이 가능한 걸로 보고 있다”며 “학회가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유일한 결과를 내놓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3단계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백 명의 이종이식 전문인력을 길렀고, 세계학회에 참여해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앞으로 관련 시설을 구축하고 임상시험에 관한 법과 제도를 구축하는 등의 지원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적은 지금도 진행 중… 이식용 돼지 등 산업적 성과도 기대”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회에서 윤건호 가톨릭의대 내분기내과 교수는 이종이식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죽어가는 중증환자도 간이나 신장을 이식하면 완전히 소생하기 때문에 ‘인생을 바꿔놓을 기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종이식은 우리 세대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 당뇨환자는 3억 명 중 30%가 인슐린 주사를 맞으며 불완전한 치료를 하고 있다. 이들에게 이종장기를 이식한다면 거의 1억 명이 대상이 된다. 합리적인 비용과 면역억제부작용이 최소화되면 엄청난 확장성을 가질 거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각막이식 분야도 췌도이식 못지않게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김미금 서울대 의대 안과 교수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각막 이식 수요가 늘고 있지만,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하는 사람이 많아 각막을 기증할 사람은 점차 줄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기준도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선 우리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고 말했다. 산업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서수길 인제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종근당과 5년간 공동연구하면서 새로운 면역억제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장기이식에서 오는 면역반응을 해결할 수 있다면 의료성과는 물론 큰 산업적 가치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호섭 단국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도 “한 사람에게 췌도이식을 한 번 하려면 세 마리의 돼지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장기이식용 돼지의 공급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융합연구 측면의 의미도 제시됐다. 김윤곤 숭실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돼지세포나 단백질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체에 대한 자료를 구축해 해외 저널에 논문을 싣는 등 좋은 결과를 냈다”며 “화학공학자로서 이종이식 연구에 참여하면서 융합연구의 좋은 모델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병환 생명공학정책센터장은 “이종이식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앞서가고 있는 분야이므로 정부가 10년 이상은 주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좋은 성과를 내고 널리 홍보해서 예산이나 시설 부분에서 선순환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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