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가상현실로 질병치료, 사이버테러피가 뜬다

통합검색

가상현실로 질병치료, 사이버테러피가 뜬다

2002.02.25 16:16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 현실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터무니 없는 이야기같지만 최근 가상 현실을 이용한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 러버그대 피터 하워스 박사가 주도하는 실험도 그 중 하나. 3차원 컴퓨터 게임으로 멀미를 치료하는 실험이다. 200명의 지원자는 3차원 디스플레이 장치를 머리에 쓰고 자동차 경주 게임을 하게 된다. 자동차 경주가 어지러울 정도의 현란한 움직임이기는 하지만 규칙적으로 노출되면 멀미를 느끼지 않는다는 습관화(habituation) 원리를 이용한 것. 이같은 내용은 지난달 중순 영국의 BBC 방송을 통해 소개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과 최영희 교수가 40여년간 고소공포증에 시달려온 서모씨(63)를 가상현실을 이용해 치료, 세계가상현실치료학회에 보고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건물 3층 높이만 올라가도 불안감에 몸을 가누지 못하던 서씨는 치료 후 서울 남산 서울타워와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가상현실 치료〓 정보기술(IT) 열풍이 불면서 의료계에서도 IT를 이용한 치료법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은 정신과 영역.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고소공포증, 운전공포증, 비행공포증, 폐쇄공포증, 사회불안증 등 각종 공포증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이 개발돼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 가상현실 치료를 위해서는 일정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3차원 입체 디스플레이 장치와 혈압 심전도 등 생체신호 데이터를 측정하기 위한 센서들. 환자의 눈 앞에서는 공포를 느끼는 상황이 펼쳐진다. 환자는 미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복식호흡 근육이완법 등을 배워야 한다. 무방비 상태에서 공포를 체험하다가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 ▽컴퓨터 게임 치료〓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신민섭 교수팀과 서울대 산업공학과 조성준 교수팀이 공동 개발한 프로그램 ‘어텐션 닥터’가 대표적이다. 주의가 산만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아동을 치료하기 위한 것. 장미와 카네이션이 섞여 있는 꽃밭에서 장미를 뽑아내는 게임 ‘꽃밭 만들기’ 등 20여개의 게임으로 구성돼 있다. 신교수는 “아동의 흥미를 유발해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라며 “게임을 할 때마다 점수가 누적되고 10회 이상 하고 나면 주의력 집중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맹신은 금물〓 컴퓨터 및 가상현실 치료는 최근 식사장애 강박장애 등 치료 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밀라노대 심리학과 쥬세페 리바 교수는 ‘유럽연합 가상현실 프로젝트’로 거식증 환자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상현실 치료는 보조수단일뿐 궁극적인 치료 도구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상담과 약물치료 등 기존의 정신과적 치료를 함께 받아야 효과도 좋다는 것. 또 한 번에 15∼20분 이상 계속해서 3차원 디스플레이 장치를 착용하고 있으면 자칫 눈의 피로와 구토, 현기증 등의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태그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이 기사어떠셨어요?

댓글 0

8 + 4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