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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어디든 2시간이면 도착하는 ‘극초음속’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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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어디든 2시간이면 도착하는 ‘극초음속’ 여행

2008.01.18 09:09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저희 동아 에어라인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비행기는 잠시후 인천공항을 출발해 극초음속으로 하늘을 날아 2시간 뒤에 미국 LA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2014년 1월 17일, LA의 현재 기온은 2°C입니다. 편안한 여행되시기 바랍니다.” 1903년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제작한 쌍발복엽기가 약 50초간 동력비행에 성공한 뒤 100여년이 지났다. 당시만 해도 비행기의 속도는 지금의 자동차보다 느렸지만 이제는 마하, 즉음속의 몇 배인가로 속도를 표시한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에서 LA까지 날아가는 데 반나절 정도 걸리는 대형여객기는 마하 0.9, 지금은 운행하지 않는 초음속여객기 콩코드는 마하 2, F-15나 F-16 같은 전투기는 마하 2.5로 속도를 나타낼 수 있다. 마하 1은 시속 1200km 정도로 서울에서 부산을 20분 만에 갈 수 있는 속도다. 하지만 마하 10의 속도로 하늘을 나는 극초음속여객기가 등장하면 서울에서 부산을 2분 만에 갈 수 있다. 극초음속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LA까지 여행을 떠나보자. 극초음속여객기는 빠른 속도로 인해 생기는 공기의 저항에 견디기 위해 크기가 작다. 길이는 5m도 안 되고 탑승인원도 고작 3~4명 정도다. 기술이 발전해도 현재로서는 40m 정도 길이에 10~15명이 탑승할 수 있는 크기가 최대다. 이 비행기의 핵심은 초음속연소램제트엔진(램제트엔진)이다. 엔진 길이만 해도 2.3m로 전체 길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여객기는 활주로를 이륙해 고도 32km에 도달하면 램제트 엔진으로 수소연료를 태워 고도 64km까지 마하 8~10의 속도로 솟구치듯 하늘을 난다. 이때 날아가는 거리는 전체 비행 거리의 약 4분의 1 정도다. 나머지 4분의 3은 관성과 중력을 이용한다. 고도 64km에 도달하면 램제트엔진을 끄고 날아가던 관성을 이용해 계속 하늘을 나는 탄도비행을 하고, 그 다음에는 LA에 착륙할 때까지 중력을 이용해 땅으로 떨어지듯 활공비행을 한다. 혹시 급하게 가속할 때 고통을 느끼지는 않을까. 이륙과 착륙을 할 때는 서서히 가속과 감속을 하므로 중력 때문에 생기는 고통은 느낄 수 없다. 다만 탄도비행과 중력비행을 하는 동안 시소를 타듯 오르락내리락하는 기분을 느끼게 되므로 멀미를 할 수 있고, 탄도비행에서 활공비행으로 바뀌는 부근에서 얼마동안은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게 된다. 무중력 상태가 되면 바이킹이나 자이로드롭을 탈 때처럼 몸이 위로 쏠리는 기분을 느끼게 되므로 이런 놀이기구를 싫어한다면 극초음속 여행이 조금은 힘들 수 있다. 마하 10의 속도로 나는 이 여객기를 타면 인천공항에서 LA까지 1시간에 갈 수 있지만, 이륙시간과 착륙시간이 각각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실제로는 2시간 정도 걸린다. 만약 극초음속여객기의 이론적인 최대 비행속도인 마하 15로 하늘을 난다면 지구 반대쪽도 2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2030년대 후반에는 지금의 항공기보다 7~8배 많은 화물을 싣고도 태평양을 2시간 만에 횡단할 수 있는 극초음속여객기가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극초음속비행기는 미국, 호주, 유럽에서 각각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Hyper-X-43’이라는 극초음속비행시험기를 만들었고, 호주는 ‘하이샷 스크램제트’, 유럽은 ‘랩캡’이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특히 호주가 주도하는 프로젝트(하이샷)에는 우리나라도 2000년부터 참여했다. 하이샷에서는 램제트엔진을 개발한다. 램제트엔진은 극초음속항공기뿐만 아니라 우주왕복선에도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우주왕복선의 동력으로 이 엔진을 사용하면 현재 발사 비용의 10분의 1 가격으로 우주에 비행체를 발사할 수 있다. 램제트엔진의 원리는 조금 복잡하다. 비행기가 초음속으로 날면 충격파가 생기는데, 마찬가지로 엔진의 흡입구로 공기가 초음속으로 들어오면 흡입구 앞에 V자 모양의 충격파가 생긴다. 이 충격파는 공기를 압축해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압력과 온도를 높인다. 마하 10으로 날면 공기의 온도는 1700°C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여기에 수소연료를 분사하면 압축공기와 함께 폭발해 엔진 뒷부분으로 나가며 강한 추진력을 발생시킨다. 초음속으로 날기 시작하면 램제트엔진은 자동으로 연료가 연소하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기 쉽다. 일단 마하 5의 속도에 도달하면 마하 7~10의 속도로 계속 비행할 수 있다. 극초음속비행기로 세계 곳곳을 방문하는 ‘극초음속’ 여행을 한다면, 언젠가는 ‘80일간의 세계일주’가 아니라 ‘80분만의 세계일주’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물론 바이킹이나 자이로드롭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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